[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대선 100일을 앞두고 네거티브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주요 신문들이 정책·비전 경쟁을 주문했다. 상대 후보 비방만으론 표심을 잡을 수 없고,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청년’ 세대를 최대 승부처로 꼽고 “청년 문제의 답을 찾는 대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 “인권변호사를 가장한 이중적 야누스의 가면을 쓰고 있다”(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조카 변호 논란, 경기도 공무원 수행비서 논란 등을 문제삼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27일 전라남도 장흥 행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무능·무식·무당의 3무 후보다. 3무는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경향신문, 조선·동아·국민일보 등은 두 후보에게 정책 경쟁을 주문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청년’을 시대 정신으로 꼽고, 청년 세대를 설득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Z(18세~34세)세대 절반가량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해 스윙보터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18세~29세의 무당층 비율은 전체 무당층보다 14%p 높은 35%에 달했다.

경향신문은 29일 사설 <D-100,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과 청년의 답 찾아야>에서 “경선 컨벤션 효과가 끝난 거대 양당 주자들은 접전 중이고, 부동층은 어느 대선 때보다 많다”며 “지금 시대정신은 ‘부모보다 못사는 첫 세대’로 전락한 청년일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 이상으로 코로나 시대 청년의 삶이 팍팍하고, 그 위기가 장기화·구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청년은 대선 승부처”라며 “표만 노린 구애나 표밭에서 소비되는 청년이 되어선 안 된다. 이 시대 약자인 청년 문제의 답을 찾는 대선이 돼야 한다”고 썼다.

"이재명·윤석열, 네거티브만으론 대선 승리 장담할 수 없어"

여야 후보들이 네거티브 경쟁에 매몰돼 있다는 것은 신문사들의 공통된 평가다. 세계일보는 사설 <대선 D-100, 네거티브 말고 정책·비전 경쟁할 때다>에서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민생 위기 등 나라 안팎의 도전 요인들로 시름하는 대한민국호를 5년 동안 이끌 선장을 뽑는다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면서 “하지만 비전과 정책을 두고 경쟁해도 모자랄 판에 네거티브 공방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으나 한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유독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네거티브만으론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여야는 즉각 네거티브 공방을 멈추고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데일리 오피니언에 따르면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비호감도는 각각 63%, 56%다.

국민일보는 사설 <20대 대통령 선택의 시간 100일 남았다>에서 “이번 대선은 코로나19로 더 힘들어진 서민경제를 회복하고, 부동산값 폭등과 청년실업, 노인 빈곤 등 민생문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가리는 선거”라고 썼다. 국민일보는 “선거전은 이런 이슈들에 집중돼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온통 네거티브 선전전과 유치한 말꼬리 잡기뿐”이라면서 “무차별적인 고소·고발전까지 더해지면서 민생과 직결된 정책 경쟁은 설 땅을 잃은 지 이미 오래”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조선·동아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두 후보는 대장동 의혹·고발사주 의혹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 <대선 100일 앞인데, 한심한 논란으로 실망만 주는 후보들>에서 “유력 여야 정당 후보의 요즘 모습은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다”며 “국민은 이런 후보 중에서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맡길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재명 후보는 특검을 비롯한 정공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과오에 대해선 솔직하게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후보는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손바닥 ‘왕’ 자와 ‘개 사과’ 등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윤 후보는 국민 눈살 찌푸려지는 선대위 싸움은 당장 정리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적 쇄신과 정책 공약을 선보여야 한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사설 <“무식 무능 무당” 대 “무법 무정 무치” 이번 대선 현주소인가>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 둘 다 대장동과 고발사주 등 사법리스크는 물론 자질과 품격, 소양, 정치력을 갖췄는지 의심케 하는 각종 설화나 사건에 휘말려 왔다”며 “자기 문제는 덮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만 쏟아낸다. 지금까지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더 겸손하고 정직하게 반성하거나 해명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비호감을 줄이는 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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