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쇄신 의지 없이 선거를 치르고 있다는 평가가 주요 보수언론에서 이어진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에서 '3김 올드맨'을 고집하더니 비리 혐의 인사를 기용하고, 정책과 비전은 보여주지 못해 정치적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26일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칼럼 <李는 필사적 변신쇼, 尹은 '새 보수' 대신 '올드맨쇼'>에서 "진정이든 코스프레든, 그래도 이재명은 지지율 한계를 뚫기 위해 동물적 감각으로 변신하며 '새민주당' 1일 차, 2일 차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윤석열은 '새누리당'을 연상케 하는 흑백필름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저녁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게스트하우스 로즈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기자는 "수십 년 만에 다시 등장한 '3김' 논란에 정권교체 열망층은 기가 막히고 여당은 미소 짓는다. 김종인 김병준 김한길을 간판으로 내세워 누구를 감동시킬 수 있다고 보는 걸까"라며 '윤석열 비호감층' 설득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정권교체 여론보다 10% 이상 낮은 상황에서 매달려야 할 건 '3김'이 아니라 홍준표·유승민·안철수라는 충고다.

또 이 대기자는 "윤석열이 받는 지지 속에는 보수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 새로운 보수를 만들어달라는 기대도 담겨 있었다. 정치 새 상품이기 때문"이라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 등 선대위 주요 인사를 직격했다.

이 대기자는 "쇄신은커녕 설상가상으로 선대위 직능본부장에 자녀 채용비리 혐의로 1심 무죄, 2심 유죄를 받은 옛 원내대표가 포진하고, 사무총장은 비록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기업 채용 비리로 구설에 올랐던 절친"이라며 "그러니 눈과 귀가 벌써부터 정치권에만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후보가 2030세대 정책, 집권 후 비전, 보수 쇄신 의지 등을 보여준 적 없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김성태 전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중앙일보는 사설 <볼썽사나운 윤석열·김종인의 밀고 당기기>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 국면이 이어져 국민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선대위 지휘부에 임명된 이들도 참신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청년 표심을 잡겠다면서 그들을 대변할 젊은 인재는 찾아보기 어렵고, 전문성 대신 '선수'를 앞세우는 다선 의원들만 들끓는 형국"이라며 "'선대위 인선 수렁'에서 20일 넘게 헤어나지 못한 결과 시대가 요청하는 공약과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대선을 100일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본인이 잘한 덕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민심 덕분"이라며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벌써 집권에 성공한 양 권력 지분을 노린 아귀다툼에 영일(永日)이 없다"고 덧붙였다. 25일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윤 후보 행보를 '구태의 반복'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가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배치하자 민주당에서는 2030세대에 대한 모욕이라며 해촉을 요구하고 있다. 김 직능총괄본부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던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석채 전 KT 회장 국감 증인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 정규직 채용이라는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동아일보 11월 26일 <李는 필사적 변신쇼, 尹은 ‘새 보수’ 대신 ‘올드맨쇼’>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김성태를 중용한다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취업·정규직·승진에 도전하는 모든 2030 세대에 대한 도발이며 모욕"이라며 "더구나 국민의힘 당헌 당규상 뇌물죄로 기소된 자는 당원권이 정지된다. 그럼에도 김성태 직능총괄본부장은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대법원 판결 전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김 직능총괄본부장 임명은 청년 울화통 터지는 일 아니냐'는 질문에 "중앙위의장을 맡고 있는 당직이 있기 때문에 그 당직에 당연직으로 선대위에 들어왔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대법원 최종 확정판결이 나진 않은 상황"이라며 "확정판결 전 문제를 가지고 언급하기 시작하면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설 수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오히려 역공을 펼쳤다.

한편 국민의힘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을 통해 선발된 당 대변인들은 선대위를 공개비판 하고 나섰다. 임승호 대변인은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나"라며 "신선한 엔진이 꺼져 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솔직히 무섭다. 어쨌든 상대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신인규 대변인은 "지금 비치는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 다 이긴 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2030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이 한 달째 심각하게 떠나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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