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동조합이 "지난 3년간 연합뉴스의 기사는 공정보도와 거리가 멀었다"며 "가슴아픈 자기 반성 위에서 사장 연임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국가기간통신사로 바로 서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지부장 공병설)가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연합뉴스 노조원 10명 가운데 8명은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연합뉴스 기사의 공정성이 이전보다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또, 10명 가운데 7명은 현 경영진의 연임에 반대했다.

연합뉴스지부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3년간) 연합뉴스 구성원들은 국민의 신뢰가 떨어져 나가는 걸 지켜보면서 비참함을 느껴야 했다"며 "가슴 아픈 자기반성 위에서 박정찬 사장 연임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국가기간통신사로 바로 서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의 사장은 뉴스통신진흥회의 추천을 받아 연합뉴스 이사회의 의결로 선임되며, 뉴스통신진흥회는 오늘(13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찬 현 연합뉴스 사장의 임기는 3월까지다.

이에, 연합뉴스지부는 "늦었지만 한동안 구부러졌던 펜을 이제라도 올곧게 펴고자 한다. 그 첫 걸음은 코앞에 닥친 차기 사장 선임"이라며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올해, 신임 사장은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박정찬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연임을 결단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차기 사장 선임은 연합뉴스가 정권의 언론이 아니라, 언론의 언론으로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시금석"이라며 "연합뉴스 임원 추천권을 가진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 구성원들의 이런 의지와 국가기간통신사에 바라는 사회의 요구를 똑바로 읽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사장 선임 과정을 철두철미하게 지켜보면서 연합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 민주화가 또 다시 뒷걸음질 칠 기미가 보인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연합뉴스는 주인 없는 회사라고 우리 스스로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특정인이 주인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이라며 "그러나 연합뉴스의 실제 모습은 오히려 사주가 있는 회사보다 더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이었다. 최근 노조가 실시한 경영진 평가 결과는 이런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지부는 "구성원들의 신임을 잃고는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영진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우리는 잇단 성명 등을 통해 노동강도 악화의 개선책과 공정보도, 사내민주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사측은 보여주기 식의 TF 운영 등 형식적이고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구성원들의 요구에 귀를 닫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언론의 생명인 공정보도와 관련해선 일선 기자들의 책임을 적지 않음을 인정한다"며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했던 비겁함, 자기검열, 권력에 대한 비판의식 결여를 통렬히 반성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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