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청춘불패2>는 내용면에서 청불스러운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지난주 10회를 최고로 뽑고 있는데 11회 역시 그에 못지않은 에피소드였습니다. 특히 이번 에피소드에서 만족스러웠던 것은 MC들이 캐릭터를 밀어주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멤버들 스스로 분량을 챙기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그 중 반가웠던 건 조금 부진했던 멤버들도 스스로 분량을 찾아먹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일단 임하룡 에피소드에서 뒤끝 있는 면을 보였던 보라는 이번에도 뒤끝캐릭터를 미는 모습이 보였고, 효연이는 마음이 편한지 완전 정신줄을 놔버리며 김초딩 캐릭을 굳히고 있습니다. 수지 같은 경우는 정말 비주얼덩어리인데 누가 잘만 살려준다면 일 잘하는 모습으로도 어떻게 엮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이 되네요.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아직도 써니와 강지영 중심입니다. 하지만 다크호스인 예원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으며, 보라와 효연이도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쫓아오고 있지요. 그 중 지영이와 예원이에 대해서 집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꾸준히 캐릭터를 만드는 지영

<청춘불패> 시즌1에서도 활동을 하다가 써니-유리-현아가 떠나자 본격적으로 에이스를 맡은 건 다름 아닌 구하라였습니다. 구하라는 온 몸을 던져 <청춘불패>에 애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노력으로 인해 2010년 버라이어티 부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영이는 하라의 뒤를 이어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막내라는 특성을 이용해서 캐릭터와 관계도를 그려나갔습니다. 붐과는 인맥을 이용해서 이미 붐 잡는 지영이로 시작했고, 다소 큰 신체에 "자이언트 베이비"라고 불리는 막내 중 하나로서 청불팬들 사이에서는 "파괴신"이라고 불리는 캐릭터로 힘을 보여주고 있으며, 1기 현아의 약간 징징대는 면까지 어느 정도 따와서 나름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러더니 지난 에피소드에서는 지현우가 자신의 "삼촌"이라는 타이틀이 불편하게 만든다고 하자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최효종의 "애정남" 캐릭터를 빌려 "애정녀"를 만들어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솔직히 삼촌, 오빠 부분에서는 약간 어설프기도 했지만, 일만 열심히 하는 멤버와 일도 열심히 하고 예능도 잘하는 멤버를 구분하는 방법은 정확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수지에게도 한 명의 카메라가 따라붙기는 하지만 분량도 적고 그렇게 많이 붙을 필요도 없지요.

다른 멤버들도 그렇겠지만 지영이는 꾸준히 캐릭터를 만들며 고군분투해 온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언니 하라의 <청춘불패>에 대한 애정이 지영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된 것일까요? 어쨌든 1기에서 하라에게 고마웠던 감정이 지영이에게도 그대로 느껴지네요.

남자 MC진과 은근히 잘 맞는 예원

<청춘불패2> 멤버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아마 가장 갸우뚱거리게 했던 인물이 예원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예원이는 의외의 예능감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기 분량을 톡톡히 챙기고 있어요. 그런 예원이가 요즘 에피소드에서 거드는 게 있는데 바로 남자 MC들 살리기입니다.

이전에 여러 번 적은 바 있지만 <청춘불패2>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바로 남자 MC진입니다. 이수근은 어제는 멤버들과 조금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태 그러지 못했고, 지현우는 지현우 벽화에 써 있을 만큼이나 분량조차 없는 예능 초짜이고, 그나마 붐만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멤버들과 MC들을 보고 있자면 유난히 잘 맞는 멤버가 하나 보입니다. 바로 쥬얼리의 예원이 남자 멤버들과 잘 맞는 모습을 보이면서, 남자 MC들과의 분량과 관련해서 어우러져 최고 많은 분량을 뽑아내고 있지요

예원의 특징은 남자 MC들 앞에서도 어색해하는 게 없고, 또한 그들과 말을 잘 섞으면서도 받아칠 때는 받아치고 공격할 때는 공격하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멤버는 방송경력도 되고 원래 좀 여유 있는 써니 정도밖에는 없어요.

어떻게 예원이가 나름 신인치고 잘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은근히 알짜배기였던 것이지요. 예원이는 현재 써니와 강지영을 제외하고 모든 멤버들을 통틀어 예능 경험이 가장 많은 멤버 중 하나입니다. 더욱 예원이는 예능 프로그램 MC를 보고 있는 유일한 멤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들에 같이 방송하는 오빠들이 은근히 많다는 점이지요.

<식신로드>에서는 정준하와 같이 촬영하고 있으며, <주간 아이돌 순위>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윤형빈,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와 함께 MC를 보고 있는 것이에요. 오랜 시간 남자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거부감이나 어색함 같은 게 적을 것이고, 그래서 남자들과도 잘 어우러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방송에서도 멤버들과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이수근과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수근의 구박도 그냥 천연덕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남자MC들이 멤버들의 분량을 살려주지 못하고 오히려 얹혀간다는 느낌이 나는 차에 예원이랑 있을 때는 잘 어우러지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예원이가 중간고리 역할을 해주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네요.

지금 멤버들이 스스로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안심이 됩니다만, 여전히 멤버들을 이끌어줄 MC가 없다는 건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멤버들과 잘 어우러지고 멤버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카메라가 안 돌아가는 데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여자MC의 부재는 정말 뼈아프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만약 절대 영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수근이나 지현우가 이런 점들을 잘 보고 깨달아서 어떻게 하면 본인들의 분량을 뽑을까가 아니라 멤버들의 캐릭터를 잡아줄 수 있을까에 대해 관찰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멤버들이 뚜렷한 캐릭터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스스로라도 갈 길을 찾은 멤버들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허나 MC들이 멤버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더 많이 도와주고 진행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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