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미국 방송에 출연하고 나서 “언플 이야기” 등 상당히 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 인기도는 얼마 되지 않는데 SM이 돈을 뿌려서 언플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지요.

그런데 사실 “미국 진출”이라는 것과 관련해서는 늘 시각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원더걸스를 놓고 “원더걸스는 언플 안 했다”라고 하지만 그 당시 원더걸스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도, 사람들은 원더걸스에게 “언플한다”라면서 비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 당시에게는 박진영에게)

원더걸스, 소녀시대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요? 한때 월드스타라 불렸던 비에 관해서도 그러한 논란이 계속 있었습니다. 항상 미국진출에 대해서는 그런 식으로 바라봤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는 입장에서 “언플”과 실제 인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솔직히 정말 현실적인 말씀을 드려볼까요? 소시건, 원걸이건 아니면 그 어떤 KPOP이건간에 일단 미국에 한류열풍은 불지 않았습니다. LA쪽은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쪽에는 아예 JYP나 SM이 지사식으로 캐스팅을 직접 하는 곳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한국인이 꽤나 많이 산다는 제가 사는 미국동부 애틀란타 (크라운제이의 A-Town) 만 본다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Do you know Girls’ Generation? Do you know Wonder Girls?”하면 대부분이 “No, I don’t” (아니 몰라) 내지 “I’ve never heard of them” (들어본 적도 없어)라는 식의 반응을 나타낼 것입니다. 솔직히 이게 현실입니다.

아마 원걸은 미국의 24개 도시에서 공연을 해서 조금 더 알려졌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미미한 수준이지요. 오히려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 가수는 아마 Far East Move에 속한 각각 Prohgress와 J-Splif으로 알려진 James Roh와 Jae Choung이라는 한국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 등을 보면 거의 미국인이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니지요. 연예계 전체를 살펴보면 알려진 한국 연예인들은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생소할지 모를 김윤진 (양쪽으로는 가장 많이 알려진) Sandra Oh, 그리고 Daniel Dae Kim (김대현) 등이 있겠지요. 이게 KPOP 아니 미국에서의 한류의 현실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미국에서 누구도 KPOP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미국에 살면서 한국 가수의 (원더걸스 / 2PM) 콘서트에 가본 사람으로서 느낀 점을 말해보겠습니다. (원더걸스의 예를 드는 이유는 제가 직접 가본 공연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그런 공연의 반 정도는 동양계로 채워져 있습니다. 원더걸스 공연 같은 경우는 한 40%~50% 정도가 한국인에 나머지가 한 10% 정도는 다른 동양인으로 채워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많은 미국 사람들이 원더걸스의 공연을 보러 왔습니다. 겉만 보면 원더걸스의 공연 역시 한국인들과 동양인들의 호응이 더 많은 공연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에게 아예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실제 많은 미국 사람들이 바로 제 옆에 서 있었으며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것에 놀랐지요.

아마 소녀시대의 공연도 비슷할 것이고 소녀시대의 팬 사인회 등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소녀시대의 관심을 가진 팬들의 예를 들면 1300명의 팬들이 다 미국인일까요? 아마 70% ~ 80%는 한국인 혹은 동양인일 것입니다. 그러나 20% 정도는 미국인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언론에서는 20% 정도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던 것이고, 소녀시대 같은 경우 프로모션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 사람들이 보러왔을 수도 있습니다. 소녀시대 입장에서는 성공한 것이고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지요. 이런 걸 보면 "아무도 소녀시대, 원더걸스 신경 안 쓴다"라고 말하는 것 역시 거짓일 것입니다.

사실 공연 가보기 전에는 그저 박진영 언플이라고만 믿었습니다. 그런데 가보고 나서 또 그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소녀시대도 비슷한 케이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SM이 미국 방송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SM은 상당히 큰 기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댓글을 보면 솔직히 어이가 없는 게 사실이네요. “Letterman Show에 나간 거나 Live with Kelly에 나간 거 다 돈으로 매수한 거다” 라는 식의 댓글이요.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해보고 싶네요.

그렇다면 SM은 왜 보아를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다른 기획사는 단순히 돈으로 매수해서 자신의 가수들을 유명한 TV 프로그램에 참여시키지 않는 것일까요? 단순히 돈으로만 가능하다면 왜 다른 가수들이 다른 스타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요?

솔직히 한국 사회에서 뇌물까지는 아니지만 잘 봐달라는 식으로 돈을 건네는 좋지 않은 풍습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실제 교포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여기서도 사용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미국이란 데는 그런 방법이 그렇게 쉽게 먹히는 곳이 아닙니다. 물론 SM에서 부탁했을 수는 있지만 단순히 돈으로 매수했을 확률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아예 언플이 없다고는 이야기를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해외진출을 하는 데 그 정도 기사를 안 내는 그룹이나 가수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미국이라는 곳에서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렇다고 그게 바람직한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부풀리는 건 좋지 않으니까요.

David Letterman 쇼는 역사가 깊은 쇼이며 미국의 한 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토크쇼 7위에 뽑히는 쇼였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에 소녀시대가 출연한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거기다 Live with Kelly에 출연한 것도 아주 대단한 일입니다.

물론 그것이 소녀시대의 미국 진출을 “성공”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첫 번째 행보로는 매우 성공적인 행보입니다. 이 부분은 언플의 여부를 떠나 사실입니다. 다소 부풀려진 부분은 있으나 미국 전체에서 반응이 없다고 해서 “언플이다”이라고 축소해버리기에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지요.

소녀시대가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원더걸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더 고생해야 하고 한참 더 많은 투자를 하며 집중해야 합니다. 미국은 땅부터가 큰 나라라서 뭐하나 퍼지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릴 뿐더러 성격 또한 약간 고지식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면에서 한국보다 뒤쳐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미국에 첫 걸음을 디딘 소녀시대입니다. 원더걸스는 그보다 조금 더 앞서 있구요. 물론 언론의 지나친 부풀림이 있긴 합니다만 "무조건 안 돼"하고 축소하는 것도 "무조건 언플"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좁은 견해입니다. 언플이라고만 하기에 소녀시대가 이룩한 일은, 아니 그 전에 원더걸스가 이룩한 일 역시 이후 미국에 한류 열풍이 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가 더 언플이 심하니 뭐니를 따지는 것보다 현재 미국에 진출하려는 원걸과 소시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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