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동아일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의 '김건희 구하기' 논조와 비교된다.

18일 동아일보는 사설 <'주가조작' 권오수 구속… '김건희 의혹'도 철저히 규명하라>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이른바 '전주'로 의심받는 김 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16일 구속된 권오수 회장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약 636억 원)를 '주식 전문가' '주가조작 선수'로 불리는 이 모씨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주가조작)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에서 김 씨는 주가조작 가담자로 지목받는다. 김 씨가 권 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이 씨에게 10억 원이 들어있는 계좌를 맡겼고, 해당 자금이 주가조작에 쓰인 것 아니냐는 게 그를 둘러싼 의혹이다. 권 회장과 이 씨는 최근 구속됐고, 다른 공범 3명은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다. 윤석열 캠프는 주식 전문가를 소개받아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본 게 전부라는 입장이다.

동아일보는 "2013년 이 사건을 내사했던 경찰 보고서에는 김 씨가 2010년 주식 10억 원 상당이 든 증권계좌를 이 씨에게 맡겼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이 이뤄지던 시점과 겹친다"며 "관건은 이 계좌가 실제로 시세 조종에 이용됐는지, 만약 그랬다면 김 씨가 이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다.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고 썼다.

동아일보 11월 18일 사설 <‘주가조작’ 권오수 구속… ‘김건희 의혹’도 철저히 규명하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후 수사 급물살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이 주목받는 이유는 김 씨와 권 회장 사이 특수관계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김 씨는 권 회장과 오랫동안 긴밀한 거래를 해왔는데 이 중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적지 않다"며 관련 거래 의혹을 나열했다.

동아일보는 ▲2012년 도이치보터스 신주인수권을 매입한 뒤 사모펀드를 팔아 수익을 거둔 건 ▲2013년 도이치모터스가 설립한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억 원을 액면가에 사들여 5대 주주에 오른 건 ▲2017년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다른 업체들에 비해 싼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 ▲도이치모터스의 코바나컨텐츠(김 씨 화사) 반복 후원 등을 언급했다.

또한 동아일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것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지난해 4월이었다"면서 "하지만 윤 후보가 퇴임한 이후 수사는 속도를 냈고 지금까지 5명이 구속됐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가 총장시절 해당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판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17일 사설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그 자체로 중대한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오랜 기간 법망을 피해왔다는 점에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윤 후보의 총장 사퇴 뒤 몇달 만에 첫 구속자가 나오는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권 회장까지 구속되기에 이른 것"이라며 "수사 진척 속도에 비춰보면, 그다지 복잡하거나 범행을 입증하기 힘든 사건이 아니었던 셈이다. 결국 과거 경찰 내사나 지난해 검찰 수사가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무산되거나 지연된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썼다.

조선일보 2020년 4월 9일 <뉴스타파에 '윤석열 아내 의혹' 넘긴 경찰관 수사 중>

조선일보의 '윤석열 아내 구하기' 단독 보도는 오보

조선일보는 지난해 4월 9일 기사 <[단독]뉴스타파에 '윤석열 아내 의혹' 넘긴 경찰관 수사 중>에서 뉴스타파가 내사보고서의 내용을 잘못 해석해 오보를 냈다고 보도했다. 김 씨의 10억 원 증권계좌를 '선수' 이 씨에게 넘긴 주체는 김 씨가 아닌 권 회장이라는 게 조선일보 보도 내용이다.

이에 당시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는 조선일보가 '윤석열 아내 구하기'에 나섰다며 경찰 보고서 원문을 공개했다. 경찰 보고서에 '2010년 2월 초순경 김건희 신한증권 10억 원 자금 조달' 등의 문구가 명시됐다. 뉴스타파는 한 언론사 정보보고를 입수해 조선일보 보도 출처를 검찰로 지목하기도 했다.

지난달 윤석열 후보는 김 씨가 주식 전문가에게 계좌를 맡기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한 건 사실이지만 손실을 본 게 전부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의 지난해 4월 9일 단독보도가 '오보'라고 뒷받침한 셈이다.

조선일보 11월 10일 <윤석열 가족 의혹에 반부패강력수사부 투입>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기사 <윤석열 가족 의혹에 반부패강력수사부 투입>에서 김 씨 주가조작 가담 의혹, 도이치모터스의 코바나콘텐츠 불법 협찬 의혹 등을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이 1년 6개월 넘게 수사 중이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못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수사에는 검찰 내 최대 화력을 자랑한다는 반부패강력수사부 검사들이 투입됐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수사와 관련해 권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와 개인적인 횡령·배임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실상 '별건'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검찰이 대선 국면까지 수사를 끌고 갈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 발언을 덧붙였다.

하지만 권오수 회장은 구속됐으며 검찰은 구속영장에서 "코바나컨텐츠 협찬금과 관련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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