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는 시즌1 때부터 눈여겨봤던 방송입니다. 그것은 바로 <청춘불패> 안에 담긴 훈훈함과 인간미라는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좋아하는 걸그룹 멤버들이 나온다고 해서 봤지만, 방송이 진행되며 <청춘불패> 안에서 인간미를 느끼게 되었고 멤버들과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교류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참으로 좋았습니다. 또한 그 사이에서 나오는 소소한 웃음 등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청춘불패> 시즌1 이 끝날 때는 너무나 아쉬웠으며 시즌2의 부활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시즌2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시즌1의 매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멤버들 사이에도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지고, MC들의 리드는 한심한 수준이었으며,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자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시즌2를 기다렸던 시청자로서 단순히 G8을 본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정말 답답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6회 방송에서 조금의 불씨가 살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주 방송에서는 이제서야 <청춘불패>다운 모습을 찾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모습들이 있었는지 적어보도록 할게요.

일단 이번 주 에피소드는 "마을 주민들과의 교류 찾기"였습니다. 김순이 할머니를 도와드리러 갔을 때와 비슷하네요. 할머니 3명을 찾아간, 예원을 제외한 7명의 멤버들은 할머니들과 교류를 시작하지요.

지난번에 효연이와 우리는 콤비로서 강자근 할머니 댁에 함께 찾아간 적이 있어요. 김장배달을 하던 때에 우리와 효연이는 강자근 할머니를 찾아가서 아직 전자제품 사용이 서툰 강자근 할머니의 TV를 우연히(?) 고쳐준 적이 있지요. 그래서 그 둘은 할머니와는 구면이었습니다. 효연과 우리는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어르신들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류는 말동무를 해드리는 거예요.

그 후 효연이와 우리는 제설 작업에 들어갔어요. 할머니의 집안에 난간이 있는데 눈이 오면 미끄러지실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이 드신 분들은 잘못 넘어지면 골절될 수도 있고, 젊은 사람들과는 달리 뼈가 잘 붙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은 툭툭 털고 "넘어졌나?"하고 끝날 수 있지만 어르신들은 그게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효연과 우리는 열심이 난간의 흙을 퍼서 나름 제설작업을 해서 할머니께서 앞으로 다니실 때 미끄러지시지 않게 작업했습니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그녀들은 할머니를 위해서 매주 볼 수 있는 시청목록을 적어드렸습니다. 그 와중에 효연이는 깨알같이 소녀시대를 홍보하면서 자신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이야기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팀은 엠버, 수지, 강지영 막내들이라고 볼 수 있는 팀이에요. 이 팀은 백승례 할머니를 찾아뵈었습니다. 이 막내군단은 백승례 할머니와 함께 앨범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팀의 나이 또래라면 흑백사진을 경험해보지도 못했을 아이들일 텐데, 앨범을 보면서 할머니와 함께 세대 공감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이외에 막내팀은 같은 여자로서 공감할 수 있는 할머니의 고민을 들어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할아버지께서 자신을 "와이프"라고 불렀다가 이제는 할머니라고만 부른다는 고민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공감했을 소녀들은 할머니가 조금 더 젊어 보이게 할 만한 화장을 해드렸습니다.

팩을 붙이는 동안 잠시 할머니와 함께 잠을 청하며 다른 아이돌들이 누리지 못하는 달콤한 휴식도 함께하는 특별한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니 시즌1의 주연이가 할머니에게 화장을 했던 장면과 선화가 같이 잠이 들었던 장면이 살짝 오버랩되네요. 엠버가 가장 보기 좋았던 게 할머니에게 찰싹 붙어 정말 친손녀 같았습니다.

순규와 보라는 김영자 할머니 댁에 찾아갔습니다. 그들은 가자미 손질을 도와주며 같이 음식을 해먹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라는 이 장면에서 일꾼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차세대 일꾼으로 꼽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에피소드에서 한 가지 빵 터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키작은 순규"장면이었어요. 빨랫줄에 가자미를 널어야 하는데 너무나 키가 작은 순규는 차마 키가 닿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다가, 보라가 빨랫줄을 잡아 당겨주니 그제서야 걸어놓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장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떨어진 예원이는 MC진들과 함께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아직 보일러가 없이 사는 할머니들을 위해서 땔감을 마련하러 갔습니다. 기본적으로 일은 오빠들과 수근 삼촌이 더 많이 했긴 했겠지만, 다른 멤버들이 집안에서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낼 때 예원이는 추위에 떨면서 밖에 있다 온 것만 해도 큰일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후에 멤버들과 만났을 때는 거의 녹초가 되어서 돌아왔더라구요.

그리고 이 4명(이수근, 붐, 지현우, 예원)의 조합은 사실상 네 팀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분량을 많이 뽑아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빠들과 예원이가 은근히 잘 어울려 논다고 느껴지긴 하네요. 예원이가 현재 M.Net에서 <주간 아이돌 순위>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거기서도 오빠들과 진행해서 그런지 오빠들과의 예능조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또한 식신로드에서는 고정으로 정준하와 함께 방송을 하고 있거든요. 오빠들과 가장 조합이 잘 맞는 사람이 예원이 같아요.

나중에 함께 모여 예원은 MC,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스피드 퀴즈를 했습니다. 비록 다 동점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할머니들과 함께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즐거워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훈훈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을 사람들과는 제대로 된 첫 교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할머니들과 어우러져 즐거워하는 이런 모습은 <청춘불패>에서 자주 보여야 하는 모습입니다. <청춘불패>의 큰 목표는 어찌 보면 세대공감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지금 10회째 방송된 청춘불패인데요.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구색을 갖춘 듯한 느낌입니다. 멤버들 캐릭터도 하나씩 잡혀가고, 멤버들 사이도 어색함이 없어지고 융합이 잘 이루어지며, 심지어 답이 안 보였던 MC진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할머니들과의 교류를 통해 마을 사람들 역할의 중요성을 상기하게 되어 정체성을 다시 찾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청춘불패>의 마을 주민들은 단순히 카메오가 아닙니다. 제 9의 멤버라고 볼 수도 있지요. 시즌1 유치리에서는 왕구 아저씨, 로드리, 그리고 김순이 할머니가 제대로 제9의 멤버 역할을 했습니다. 시즌2 대부도에는 아직 그런 마을 주민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혹시 이번 에피소드가 그 기회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세 할머니들은 지금까지 모두 2회출연이 거든요. 이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청춘불패>가 다시 훈훈한 방송으로 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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