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정의당과 여성단체들이 최근 반 페미니즘 행보를 보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후보가 최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지지층인 2030 남성들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8일 ‘2030남자들이 펨코(fm코리아)에 모여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한 이유’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선대위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 해당 글에는 "민주당이 각종 페미 정책으로 남성들을 역차별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후보는 9일 페이스북에 전국여성대회 불참을 사과하며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10일에는 개인 페이스북에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야 한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글을 공유했다. 이 글의 글쓴이는 "민주당은 페미니즘과 부동산은 볼드모트가 되어 감히 입밖에도 꺼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월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상암 농구장에서 2030 여성들과 '넷볼' 경기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 후보가 ‘반 페미니즘의 기수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11일 페이스북에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이 당연한 상식이던 대선이 불과 5년 전”이라며 “거대 양당 후보들이 얄팍한 젠더의식으로 반 페미니즘의 기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면서 화해가 아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지 않나, 관훈토론회에서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면서 그 이유로 ’여성 (글)자가 들어가니까‘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 이재명 후보의 청년 속에 ’여성‘의 자리는 없는 것인지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의 여가부 폐지 근거와 최근 SNS 행보는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며 “여성에게 우월한 지위와 특혜를 주어 젠더갈등이 양산된다는 발상은 정치적 이해득실로 젠더갈등을 이용하는 국민의힘 문법과 완전 판박이다. 젠더이슈는 표가 되는 일인가 아닌가의 잣대로 정치권 입맛 따라 갖다 쓸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선대위원장은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 주장을 왜곡하는 일부터 중단하라”고 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11일 개인 페이스북에 “‘반 페미니즘’ 행보로 표를 얻겠다는 이재명 후보, 포지션을 명확히 해줘서 감사드린다고 해야 할까”라며 “‘페미니스트 대통령 되겠다’ 해놓고 막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솔직한 것 같다고 해야 하냐”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성평등의 가치는 표 받는 데 도움이 되면 차용하고, 아니라면 쉽게 내버릴 수 있는 카드에 불과한 것이냐”며 “젠더갈등의 해결책은 반 페미니즘이 아니라, 성평등”이라고 강조했다.

홍주희 정의당 선대위 청년대변인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의 지난달 31일, ’성평등한 일상‘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수건을 들고 사진 촬영도 한 그 행보와 완전한 대척점 아니냐”며 “페미니즘은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인식이고, 2030 청년의 표는 여기서는 수건을 들고 저기서는 여가부 개편 발언을 하여 ’양념반, 후라이드반‘식으로 반반씩 갈라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도 이 후보의 행보를 비판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0일 논평을 내 “이재명 후보는 남녀 갈등은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 총량의 부족이며 그로 인한 경쟁의 격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며 "경제적 위기가 약자 간 경쟁을 야기하는 건 일부 사실이나 경제 호황기일 때도 여성들은 차별받았다. 현실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합법 위법을 가리지 않고 자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착복하고 있는 남성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펨코는 비이성적인 성차별주의자들”이라며 “이런 사이트를 예의주시하고 이들의 손을 부여잡으며 여성의 안전을 운운하는 이재명은 펨코 정치의 선봉장이자 대리 권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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