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한국 2030~2060년 잠재성장률 OECD 최하위권' 보도에 대해 보고서 내용을 취사선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일보는 8일 <“韓 2030∼60년 1인당 잠재성장률 0.8%”…OECD 공동 꼴찌> 기사에서 “한국의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30∼2060년에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한국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 문제가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여기에 내수 시장은 쪼그라들고, 규제 노동 등에 대한 구조개혁은 미뤄지면서 기업활동이 둔화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썼다. 중앙일보 기사를 시작으로 연합뉴스, 동아일보, 세계일보, 파이낸셜뉴스, 조선비즈 등 다수의 언론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OECD 보고서

이들 언론이 인용한 보고서는 OECD의 <The Long Game: Fiscal Outlooks to 2060 Underline Need for Structural Reform>이다. 해당 자료는 2000~2060년까지의 OECD 회원국들의 1인당 잠재 GDP와 잠재성장률 등을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해당 보고서가 2000년부터 2060년까지의 장기적인 추이를 제시하고 있지만, 언론들은 2030년부터로 기한을 한정해 정보를 취사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중앙일보가 2030년부터 2060년을 딱 후반부만 가지고 연평균 성장률을 계산했다”며 “빼놓은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에는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국가들보다 국민소득이 적었는데 우리나라가 2017년에 이탈리아를, 2019년에는 일본을 제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게 OECD 자료”라며 “내년에 OECD 통계 수치상 영국을, 2026년에는 캐나다를 제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가 전체 60년간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후반부만 딱 잘라서 계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030년 이후 국내 성장률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자료에 대해 최 교수는 “2030년 이전까지 대한민국은 비약적으로 성장을 한 것”이라며 “그 이야기는 성장률이 굉장히 빨랐다는 이야기인데, (성장률이) 빠른 국가들은 수치가 높아지면서 뒷부분은 수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자신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2060년까지의 성장률을 계산했다며,그 결과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93배 증가하고, 미국은 1.96배, 다른 나라의 경우 1.5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11월 9일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편, 최 교수는 최근 ‘한국의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한 달 전 자료를 재인용했다고 지적했다. 8일 연합뉴스,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국경제 등은 ‘향후 5년간 경제 규모 대비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35개 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이 인용한 자료는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로 지난달 10월 7일 발표됐다.

최 교수는 “IMF에서 정례적으로 1년에 1, 2번 씩 내는 자료”라며 “2026년까지 IMF 회원 국가들이 국가 재정을 계획해 IMF보고 한다. 문제는 IMF의 재정 전망이 한번도 맞은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박근혜 정부 말기 2016년 IMF의 우리나라 국가채무 전망치는 19.8%였는데, 그런데 41.2%였다”며 “차이가 25%정도 났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보도 타이밍이 굉장히 그렇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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