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방영으로 시간대 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시사기획 창> 제작진과 기자협회가 “일방적 편성 변경은 사규 위반이며 저널리즘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12월 11일 방영될 예정으로 올해 초 제작이 결정됐다. 이전까지 KBS에서 대하드라마는 주말 '뉴스9' 이후 편성했다. 현재 해당 시간대에서 <세계는 지금>(토요일)과 <시사기획 창>(일요일)이 방송되고 있다.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사진=KBS)

이와 관련해 KBS 전국기자협회와 기자협회는 25일 KBS 편성규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사기획 창 팀의 권리가 짓밟혔다. 통보하면 그만인가"라며 "양승동 사장과 편성본부장 등 경영진의 무능이 빚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사기획 창>의 잦은 편성 변경을 지적했다. 이번에 바뀌면 <창>은 3년 동안 3번 시간대가 바뀌게 된다. 이들은 “‘시사기획 창’은 KBS 저널리즘을 이끄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남들이 기피하는 시간대로 밀리고 경영진이 편리를 쫓아 홀대해도 묵묵히 제 일을 해왔다”며 “벌써 몇 번째인가.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을 깨자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가 대하드라마 못지 않게 지켜야할 저널리즘의 원칙과 가치가 있다”며 “양승동 사장과 한창록 편성본부장,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제작진이 편성 논의에서 배제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사기획 창> 소속 기자 14명은 22일 “제작진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12월부터 대하드라마가 창 방영시간인 일요일 밤 9시 40분에 편성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공식적 통보조차 없이 국장 간 대화에서 우연히 나온 이야기를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방송법에 따른 KBS 방송 편성규약상, 프로그램 취재 및 제작 실무진은 편성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의무와 권리가 있지만, 창 제작진 전원은 물론 부장까지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제작진의 의무와 권리를 행사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KBS 멀티플랫폼 편성제작회의 운영지침에 따르면 대하드라마 편성의 경우, 방송 3개월 전 안건을 상정하고 시사제작국장을 포함한 위원들이 편성제작 회의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시사제작국장은 방송을 한 달여 앞둔 21일 멀티플랫폼편성국장으로부터 편성 변경 계획을 들었고, 직속 책임자인 보도본부장은 22일 ‘처음 (편성 계획을)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편성국은 '수시 조정은 통상 6주 전에 논의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현민 멀티플랫폼편성국장은 “대하드라마를 안한 지 5년 정도 됐지만 통상 주말 9시 뉴스 이후에 편성됐기에 그 자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12월 11일 방영예정이라 7주 정도 시간이 남은 시점인 이번주부터 관련 프로그램 제작진들과 편성 협의를 가질 계획이었다. 예정대로 제작진과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제작진의 항의에 대해 “편성제작시스템상 드라마는 논의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이미 7월 드라마 기획안을 올려 통과된 상태”라며 “창 팀에서 제기한 문제는 소통에 오해가 있었던 부분으로 보여진다. 사실상 거의 매달 편성조정이 있었고 지난주에 11월 편성조정을 마쳐서 이제 12월에 들어갈 프로그램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로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에 열린 임원회의에서 한창록 편성본부장은 “임원진이 참여한 티타임에서 언급했고, 현재 단계별로 협의 중이며 수시 조정은 통상 6주 전에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 원만하게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