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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고위공무원 비위 의혹 보도가 반토막 난 사연기호일보 대표 항의 전화, '김영란법 위반'만 덩그러니…수사 대상자가 김영란법 위반, 또 기사 무마 청탁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10.15 08:1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인천광역시 고위 공무원이 자신에 대한 비위 취재를 인지하고, 보도 전 해당 언론사 사장에게 항의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기사는 초안보다 축소돼 보도됐다. 

비영리시민단체 'NPO 주민참여'(이하 '주민참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변주영 인천광역시 일자리경제본부장(2급)은 지난 8일 '주민참여'와 만난 자리에서 "이게 기사거리가 되는 거냐고 내가 전화를 했다"며 비위 의혹을 취재 중인 언론사 관계자에게 전화를 건 사실을 인정했다. '관계자가 기자냐'는 질문에 변 본부장은 "아니다. 한창원 사장"이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한창원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얘기다. 

인천광역시, 기호일보 로고

'주민참여'는 그동안 변 본부장 관련 비위 혐의를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확인해왔다고 한다. '주민참여'가 기호일보에 제보한 내용은 변 본부장이 직무관련성이 있는 협회 측에서 10만원을 상회하는 화분을 선물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 인천 서구 부구청장 시절인 지난해 3월 마스크 100만여장 이상을 구입하면서 수의계약 업체 관계자와 사전에 만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변 본부장에게 약 1m 50cm 크기의 고무야자수 화분을 보낸 곳은 '인천유망중소기업연합회'다. 변 본부장이 박사학위를 취득해 축하 목적으로 보낸 화분이다. 이 연합회는 2019년부터 3년동안 매년 일자리경제본부로부터 3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 받았다. 

청탁금지법상 '직무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금품 등의 수수는 금지된다. 단, '원할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5만원 이하의 선물 제공은 허용된다. 이때에도 직무관련성 밀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무수행 저해 가능성을 개별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주민참여'와 기호일보 기자는 시장조사를 통해 이 크기의 고무야자수 화분이 10만원을 상회한다고 판단했다. 변 본부장과 연합회는 5만원을 주장한다. 

인천광역시 감사실은 해당 사례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말 신고자('주민참여')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변 본부장에게 징계 또는 과태료 처분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는 향후 행정안전부 감사실로 사건을 이첩할 예정이라고 한다.  

변 본부장은 기호일보 기자에게 위법사항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기자의 기사 출고 의지에 변함이 없어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14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기자에게 기사를 쓸 거냐고 물어보니 그럴 생각이라고 했다"며 "내 기준으로는 위법사항이 아닌데, 위법임이 결정되지 않은 것을 기사화하겠다고 해 이건 심하지 않느냐고 한창원 대표에게 항의차 전화했다"고 했다. 그는 "나도 한 번 따질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기호일보 최고 책임자는 대표다.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건데, 그게 잘못된 건가"라고 되물었다. 

언론사의 소유·경영·편집은 원칙적으로 분리돼 있고, 사장이 보도에 개입할 경우 언론 자유가 침해된다는 지적에 변 본부장은 "이건 정당하지 않다. 설명했는데 기사화한다니 정말 억울해 항의한 것"이라며 "기사라는 게 아무리 내가 정당해도 나오면 내가 충격받는다. 피해자 입장에서 그럴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자리경제본부에서 매년 3천만원 보조금이 연합회로 지급되고 있어 직무관련성 소지가 있다는 질문에 변 본부장은 "보조금이 들어가는지 몰랐다. 맡고 있는 일이 많아 구석구석 알지 못한다"며 "지금까지 한 점 부끄럼 없이 일해왔는데 나를 왜 이렇게 흠집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인천 남동구 기호일보 사옥 (사진=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기사를 작성한 기호일보 A 기자는 8월 당시 회사에 보고한 기사 초안이 데스킹 과정에서 상당부분 걸러졌다고 말했다. A 기자는 "이상하게 기사가 나갈 때에 김영란법 어긴 것만 나갔다. 직함은 조정됐고, 이른바 '야마'(기사의 핵심 내용, 언론계 은어)는 완전히 바뀌어 기사가 반토막이 났다"면서 "수사 대상인 사람이 김영란법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A 기자가 작성해 사회부 데스킹을 거친 기사초안과 최종 출고된 기사를 비교해보면, 마스크업체 선정 의혹 관련 내용은 전부 빠졌고 '전 서구 부구청장'이란 직함은 '한 간부공무원'으로 변경됐다. 이 기사에서 변 본부장은 "10만 원 미만 선물은 받아도 되는 줄 알고 받았으나 이번에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그것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며 "과태료 처분이 나온다고 하니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의 최동길 대표는 "제보를 했을 때 기호일보에서 관련 사건과 당사자 직함 등을 명시해 보도하겠다고 했다"며 "청탁행위가 먹힌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고위공무원이 기사가 나가는 걸 막기 위해 언론사 사장에게 직접 전화한 행위는 청탁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민참여'는 변 본부장이 한 사장에게 전화를 건 행위에 대해 권익위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미디어스는 기호일보 한 사장과 편집국장에게 관련 입장을 묻기 위해 전화·문자 등으로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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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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