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가수다>의 하락세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김경호, 박완규, 신효범, 거미 등의 훌륭한 가수진을 배치하고도 시청률 하락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 8.9%(AGB미디어닐슨리서치, 전국기준)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이번 주 8.5%를 찍으며 더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지요. 한때 20%까지 넘보며 두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던 시청률이 최근 한 자리까지 왔다는 건 어찌 보면 굴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더 굴욕적인 것은 초반 "나가수의 아류작"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불후의 명곡2>에까지 시청률이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시청률로 <나는 가수다>를 누른 적이 없던 <불후의 명곡2>는 지난주 9.4%(AGB미디어닐슨리서치, 전국기준)를 기록하면서 나가수를 꺾었습니다. 그야말로 아류작이 원조를 넘어선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물론 어떤 이들은 "그래도 불명2는 나가수의 아류 아니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예능에서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일입니다. 나가수의 시청률이 불명2보다 못하다는 말은 나가수가 시청자들에게 그만큼 재미를 주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왜 불명2가 시청률에서 나가수를 이기고 있으며 왜 불명에게 나가수가 밀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일단 <나는 가수다>가 <불후의 명곡2>에 비해서 부족한 건 예능적 재미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대체로 "비슷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단순히 노래만 들었다면 이제는 뭔가 더 재미있는 부분도 찾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면에서 재미를 놓고 따져보면 <나는 가수다>보다는 <불후의 명곡2>가 재미적인 면에서 훨씬 더 볼거리를 많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일단 무대 밖에선 신동엽이 청중들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사실 신동엽의 일이 별로 많지는 않습니다. 시작하기 전 가수를 소개하는 일, 순번을 뽑기 위해서 공을 뽑는 일, 그리고 가수들이 대결하러 전광판(?)에 올라갈 때 인터뷰하는 그 정도의 분량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신동엽은 자유자재로 청중과 밀당하며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공을 뽑는 과정에서도 참 이상하게도 공을 뽑아서 매번 재미를 선사하고 있지요. 지난번 알리의 사과 무대에서 드러났지만, 신동엽의 진가는 어색하면서도 다운될 수 있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데서 드러납니다.

또한 무대 뒤에서도 상당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누구이든 퉁명스럽게 대하면서도 은근한 재미를 유도하는 김구라와 그의 단짝이자 천적인 문희준의 조합은 대기실 안에서도 다양한 조합과 관계를 형성해내면서 재미를 유도했습니다. 일례로 허각 vs 신용재의 라이벌 구도, 허각 - 강민경의 러브라인 등 관계도도 형성해내며 많은 재미를 유도해 냈지요.

비록 서바이벌식의 예능이지만 100% 가요무대는 아니기에 깨알 같은 예능적인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나는 가수다>보다 <불후의 명곡2>가 앞서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 가지는 나가수의 탈락과 명예졸업 방식이 가수들의 도전을 꺼리게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나가수는 지금 1년여를 방송했기 때문에 대체로 어떻게 하면 살아남고 어떻게 하면 높은 순위를 받을 수 있는지 나와 있습니다. 고음을 중심으로 한 시원한 샤우팅이나 "나는 성대다" 혹은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대체로 순위가 상위권에 랭킹이 됩니다. 그렇게 해서 7라운드를 살아남으면 명예졸업이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딱히 <나는 가수다>에서 색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건 정말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지요.

나름 자기만의 매력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던 김연우와 조규찬, 조관우는 결국 나가수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아쉬운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한 샤우팅과 퍼포먼스적인 창법을 보여주다 보니 마침 그 스타일과 맞았던 몇몇 가수들을 제외하고는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불후의 명곡2>은 멤버들이 바뀌기 전까지 하차 위험이 없고, 대체로 승패가 순번에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탈락에 대한 부담이라든지 어떤 획일적인 방법으로 승부해야 하는 단점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강민경만 하더라도 섹시미 그리고 발라드로만 승부한 경우가 있었으며, 허각도 발라드로만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있었고 댄스식으로 바꿔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가수다> 팬들이 정한 그 "나가수 실력"이라는 게 큰 걸림돌이 된 것 같습니다. "이 가수는 나가수 급이다, 아니다"라는 잣대입니다. 그런 영향이 있어서인지 가수 섭외에서도 그 경력이라는 게 걸림돌이 되어서 정말 뛰어난 가수들의 출연을 제한시키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가수들을 영입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대선배들이랑 하는 무대라서 그런지 조금 더 긴장하고 부담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철저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했지만 현재 <나는 가수다>는 몇몇 가수들을 제외하고는 실력면에서 <불후의 명곡2> 출연자들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예능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부족하고, 무대의 다양성 면에서는 훨씬 더 획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때 그저 아류작으로만 여겨졌던 <불후의 명곡2>가 원조 <나는 가수다>보다 시청률이 좋은 이유, 많은 이슈를 형성하고 인기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옛말에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고 하는 말이 있지만, 지금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2> 에서는 그 원칙이 깨지고 있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