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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처우 개선, 공영방송 이사에게 물었다언론노조 공개질의 "약속, 이제는 이행할 때"…비정규직 처우 개선, 공영방송 이사 의견 공개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0.07 15:44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7일 공영방송 신임 이사진이 약속한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이행하라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37명의 공영방송 이사진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10월 말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KBS 이사회, 방송문화진흥회, EBS 이사회 지원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밝힌 비정규·불안정 노동자 고용 및 운용 문제에 대한 의견을 공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7일 <[언론노조 1차 공개질의] 공영방송 신임 이사회는 응답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언론노조)

공영방송 이사들은 방송사 내 비정규직 처우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공공의 이익에 헌신하는 공영방송에서 불안정 노동을 방치하고 활용하는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비롯해 “방송사 내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노동자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4대 보험 등 복지혜택에서 제외되고 힘든 근로조건에서 일하는 상황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비정규직 문제해결이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라는 데 이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조호연 EBS 이사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찬태 KBS 이사는 “모든 것이 재정과 얽혀 있어 간단히 해법이 나올 문제가 아니지만, KBS가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권순범 KBS 이사는 “노동인권 감수성은 공영방송 KBS가 추구해야 할 또 다른 가치”라고 밝혔다. 

공영방송 이사진이 밝힌 비정규직 해결 방법은 고용 안정, 계약서, 실태 파악 순이었다. 이사 상당수가 ‘비정규직의 단계적인 정규직화 등 고용 안정’을 꼽았다. 유시춘 EBS 이사장은 “상시적, 영속적 업무는 정규직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으며 이상요 KBS 이사는 “동일한 직무인데 자회사, 파견직, 프리랜서로 고용형태가 혼재된 직무는 고용안정보장을 위해 자회사 고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준계약서 등 법·제도 정비 및 준수의 필요성을 언급한 답변으로 “노동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계약을 맺는 계약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다”(이석래 KBS 이사), “비정규직에 불평등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임정환 방문진 이사) 등이 있었다. 이준용 EBS 이사의 경우 노동법·표준계약서 제도 준수를 위한 이사회 역할을 강조했다.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처우 개선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재원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순범 KBS 이사는 “방송사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 안정은 결국 예산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체부 표준계약서는 대안 아닌 기본

이 같은 답변을 분석한 함은천 언론노조 정책실 차장은 “공영방송 3사 이사들은 비교적 성실히 얘기했지만, 원론적인 내용에 그치거나 구체적 해법까지 이르지 못했다. 일부 이사들은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문제의 실태와 현행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 오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아쉬운 대목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프리랜서에게 표준계약서 작성, 휴게공간 마련 등의 근로조건을 비교적 잘 제공하고 있다”(윤석년 KBS 이사)와 “비정규직 사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직원과 동일하게 휴일, 휴가, 대우, 휴직,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있다”(이은수 KBS 이사)는 답변이 대표적이다.

함 차장은 “표준계약서 문제에 대한 이사들의 답변은 심각했다”며 “상당수의 공영방송 이사들은 2017년 문체부가 발표한 표준계약서를 방송 비정규직과 프리랜서의 고용 불안과 처우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문체부가 제시한 표준계약서는 방송국이나 제작사들이 자의로 수정해 합법적인 해고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저작물이 없는 작가들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어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한별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지부장은 “이사들은 문체부 표준계약서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이건 기본이다. 당연히 해야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문체부 표준계약서는 방송작가들을 보호하지 못한다. 드라마 작가를 대상으로 만들어졌기에 비드라마 제작구성원들의 다양한 업무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당한 계약해지를 막을 조항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이사회는 방송사들이 표준계약서를 준용해 만든 계약서 사용을 감독할 권한이 있다”며 이사회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이사회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4월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KBS, 서부지청은 MBC, 남부지청은 SBS에 대한 방송작가 근로감독에 돌입했다. 김 지부장은 “이사들이 근로감독 결과를 바로 수용해 노동 실정에 맞는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언은 현장에 차고 넘치도록 있다. 이제는 이행할 때"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송사 내 비정규직 문제해결이 제도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개별 사업장에서 경영진과 이사진이 구조적 불평등 이슈, 노동자의 권리 침해 해소를 위해 무슨 노력을 할 것인지 드러내야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선언은 현장에 차고 넘치도록 있다. 이제는 그동안 유보됐던 상식과 보편적 기준들이 구체적 제도로 자리잡기 위한 압력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신임 이사진에게 ▲방통위가 공영방송 3사로부터 제출받은 비정규직 실태조사 및 대책 문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할 예정인지 ▲각 사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 시 비정규직 및 프리랜서 노동자의 인력 운용 규정 마련과 서면계약서를 점검할 의향이 있는지 ▲비정규직 대표들과 ‘비정규직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토론회 및 연구를 진행할 의향이 있는지 ▲사측으로부터 교섭 경과보고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언론노조는 10월 말까지 모든 이사들의 답변을 요구하며 언론노조와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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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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