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조선일보는 오늘(5일) <공기업 영업이익률 5년새 3분의 1토막>에서 지난 5년간 공기업 실적을 분석한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입니다.

조선일보 5일 자 보도 <공기업 영업이익률 5년새 3분의 1토막>

먼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한번 살펴볼까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3080억원, 당기순이익이 9649억 89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3607억 34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도 –4228억 53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조선일보는 최근 4년간 8000명에 가까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늘어난 인건비 부담이 원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조선일보 기사의 출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손익계산서’입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20년 영업적자로 전환된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2016년 수익(매출액)은 2조 2413억원입니다. 2020년은 1조 1574억원입니다. 무려 수입의 48.3%에 해당하는 1조 839억원의 매출이 줄었습니다. 정부보조금을 제외한 사업수입은 57% 감소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입니다.

인건비는 어떨까요?

2016년 인건비는 922억원이고 2020년 인건비는 1,439억원입니다. 인건비 구성 항목을 알 수 없지만, 단순하게 인건비 총액으로 517억원 늘었습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2016년 정규직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8,872만원, 2020년은 8,885만원입니다. 상시 정규직수는 2016년 1,132명이고 2020년은 1,555명입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은 2020년 12월 기준으로 109명이고,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628만원입니다. 2016년 임직원수(임원 + 일반정규직 + 무기계약직)는 1,261명이고 2020년은 1,942명입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기사에서 지난 4년간 8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민간용역 소속의 비정규 노동자들은 대부분 자회사(소속외 인력으로 분류) 소속으로 전환됐습니다. 따라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건비 항목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2020년 12월 기준 자회사 인원은 9,272명입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조선일보 김은중 기자에게 질문합니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사업수입은 1조 2417억원이 줄었고, 인건비는 단 517억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20년 적자로 전환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으로 영업 적자가 생겼다는 주장은 억지주장입니다.

한국마사회는 자세히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사에는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적자로 전환된 이유가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코로나로 연간 7조원 규모에 달했던 마권 판매 수입이 끊긴 결과입니다. 그런데도 인건비 부담 때문이라구요? 2018년 초 경마지원직 5000명을 한꺼번에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때문이라구요?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자료를 살펴볼까요?

2016년 한국마사회의 임직원수(임원 + 일반정규직 + 무기계약직)는 1,127명입니다. 2020년은 3,144명입니다. 많이 늘었다구요? 무기계약직 노동자 1,850명 중에 단시간노동자의 비율이 무려 89%인 1,648명입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이들 단시간 노동자의 임금은 816만5천원으로 월 급여는 68만원입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한국마사회의 독점수입(마권 판매)은 2016년에 7조7594억원이었으나 2020년은 1조978억원으로 2016에 비해 무려 611% 감소했습니다. 인건비는 2016년에 1,322억원이었고 2020년에는 1,356억원입니다.

자료출처=공공기관 경영공개시스템 알리오

조선일보 김은중 기자에게 다시 질문합니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사업수입은 6조 6616억원이 줄었고, 인건비는 34억원이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마사회가 2020년 적자로 전환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비정규직 전환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독일 통일 31주년 기념식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민주주의의 성과가 너무 경솔하게 다뤄지고 있고 언론의 자유와 같은 소중한 재산에 대한 공격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적의, 증오, 거짓, 가짜 정보가 부추겨지고 있으며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사회적 유대는 시험대에 올랐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망하면 가장 큰 책임은 언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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