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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SNS 보도가 언론에게 해악인 이유정일권 교수 “비대면 시대의 따옴표 저널리즘, SNS와 차별성 없어”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9.29 16:46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관훈저널’ 가을호에 기고한 ‘정치인 SNS 인용 보도의 문제점과 대안’이란 제목의 글에서 “대선 주자들의 관리된 SNS를 인용하는 기사는 해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로 온라인 선거운동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SNS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강아지를 쓰다듬거나 가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반려견을 안고 찍은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게시글 대부분은 캠프에서 관리한다.

8월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같은 달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게시물

이는 언론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 <댕댕이 안고 자는 윤석열, 냥이 쓰다듬는 이재명...대선 후보들의 댕냥 정치학> (조선일보, 8월 7일), <휴가 중 ‘짤생성’ 노리는 윤석열...“안 본 눈 삽니다”> (이데일리, 8월 6일), <윤석열 “내 휴가는 ‘개판’...늦잠 자려다 반려견 때문에 깼다”> (뉴스1, 8월 6일) 등이다.

정 교수는 “해당 사진을 인용한 기사는 정책에 관한 것도 아니고 쟁점 사항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며 “유권자가 후보자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후보자에 대한 이미지는 후보자의 행동과 말을 보고 들으면서 유권자에게 자연스럽게 형성돼야지, 후보자 측에서 연출하거나 선별한 모습을 유권자에게 새겨 넣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SNS는 ‘전략적 자기 제시가 쉬운 공간’으로, 언론이 뉴스 형태로 보도하면 사람들은 SNS상의 모습을 후보자의 실제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뉴스 소비자에게 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대선 주자의 SNS에 등장하는 ‘상대방을 흠집 내기 위한 폭로성 콘텐츠’를 인용보도하는 것 역시 자제돼야 할 보도 유형으로 꼽혔다. 정 교수는 “기자가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을 따옴표 저널리즘·중계 저널리즘이라 부르는데 이를 비대면으로 바꾼 것이 SNS 인용 보도”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비판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글을 인용한 언론보도.

지난달 7일 언론은 윤석열 후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아빠 회사 안 간다 앗싸” 게시글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는 와중에 대통령 후보가 한가로이 반려견들과 노는 사진을 올리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고 물었고 윤 후보 캠프 측은 “반려견의 마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야겠냐”고 맞받아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졌다.

정 교수는 “선거에서 상대방 후보를 흠집 내는 폭로성 콘텐츠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대개 선거가 끝날 때까지 폭로 내용의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도해서는 안 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법적인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SNS 특성상, 작성자가 허위로 내용을 작성할 가능성이 크다. 정 교수는 “언론이 SNS 게시글을 미확인 정보로 다뤄야 한다”며 “미확인 정보를 검증하지 않은 채 반복해 전달하면 독자는 이를 확인된 사실로 오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치인의 SNS를 인용한 보도는 여론을 오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정 교수는 “정치인의 SNS를 방문하고 퍼 나르고 자신의 의견을 표하는 이들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사람들로 유권자 전체 집단과 비교하면 편향적일 수 있다”며 “언론이 정치인의 SNS에 나타난 지지와 비난을 보도하는 건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언론이 정치인 SNS 인용 보도를 자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정 교수는 뉴스라는 상품시장에서 SNS와 언론사는 공생이 아닌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SNS 콘텐츠를 인용해 보도하게 되면 언론사와 SNS 사이의 차별성은 사라지고 신속성에서 SNS가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 후보들 발언 변화와 주장 근거 검증해야

대안으로 정 교수는 속보성과 다양성을 다투는 기사는 SNS에 내주고 정확성과 선별성을 강화한 기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완전한 정보를 놓고 SNS상에서 여론의 향방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확인된 사실만을 걸러 정제된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은 SNS에서 보도한 것 중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하는 검증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대선주자 이미지 구축을 위한 기사 대신 정책 분석 기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짧은 단문으로 작성되는 SNS는 특정한 측면만 선택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언론은 사실을 맥락화하고 분석하고 적절한 예시를 제시해 설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언론은 설득이 아닌 판단근거(정보)와 의견의 지지근거(논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대선기간에 언론은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후보가 제시한 정책과 공약을 비교·분석하고, 배경을 설명하고 실천 가능성을 따져보고, 후보자들의 발언 내용의 변화와 주장의 근거를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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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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