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이 마치 KBS가 아니라 MBC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상황이 한없이 부끄럽다."

▲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사옥 ⓒ미디어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박승규)는 지난 2일 발행한 <KBS노보>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공정방송위원회 소식을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31일자로 단행된 봄개편이 주로 논의됐다.

KBS본부는 "어떠한 수식어로 아름답게 포장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개편은 광고 수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사측도 부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4년여 동안 적자가 누적됐고 이대로라면 올해 적자가 1천 억 대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재정악화는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정연주 사장은 '공영방송이 적자를 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며 "적자경영의 폐해와 위험성을 아무리 질타해도 쇠귀에 경읽기 태도로 일관했던 사측의 '공영방송 적자 필수론'의 실체가 이렇게 허무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KBS본부는 또 <드라마시티> 폐지와 2TV 저녁 <뉴스타임>의 축소 이동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으로서의 중대한 명분을 포기하는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KBS노보>에 따르면, KBS본부는 공방위에서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해야 할 KBS가 광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편성개편을 할 정도의 상황에 처한 것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질 의사가 없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KBS 김홍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항상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제 나름대로 도리를 다 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 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본부는 이날 공방위에 봄 프로그램 개편 관련 합의서를 제시했으나 경영진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발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이 제안한 합의서에는 회사 재정이 어렵게 된 데 대해 현 경영진이 무한 책임을 진다는 것과 단막극 재편성, <뉴스타임> 강화 등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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