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지난달 31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MBC <100분 토론> 출연 40분 전 불참을 통보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규탄성명을 발표했으며 MBC <뉴스데스크>는 이 대표의 불참 통보를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9시경 자신의 SNS를 통해 MBC본부에 사과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이른 시점부터 민주당이 강행처리 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으며 주기적으로 <100분 토론> 제작진과 소통하며 토론 준비를 했다”며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민주당 내 분위기는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국회 현장을 비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8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출처=MBC)

이 대표는 “제가 방송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방송사의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가면서까지 방송 참석을 거절한 것은 처음”이라며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여당과 청와대를 저지하기 위해 시청자 및 방송사와의 약속을 오롯이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해량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방되면 “동물의 왕국 틀면 된다”는 발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100분 토론’ 40분 전 파기 이준석...‘동물의 왕국’ 틀어라?> 보도를 통해 이 대표를 비판했다. MBC는 “국민의힘측은 민주당의 입법 강행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협상 결과와 관계없이 출연하겠다던 당초 약속을 생방송 40분전에 파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토론 불발로 판을 키워야지’라고 언급한데 이어, 토론 무산시 뭘 내보내야 하냐는 질문엔 ‘동물의 왕국’이라고 답변하기까지 했다”며 “시청자와의 약속을 갑자기 깬 것은 물론, 스스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방송토론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전락시키고, 심지어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내고 "시청자를 모독한 저열한 정치질을 규탄한다"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MBC본부는 이 대표의 불참 통보와 ‘동물의 왕국이나 틀면 된다’는 발언을 두고 “거대 공당의 대표가 수백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그 저열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시청자와의 약속인 생방송 TV토론을 여당 압박을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 대표는 실제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협상) 결과 나오는 것 보고 토론 불발로 판을 키워야지’라고 말해 공영방송 토론프로그램을 저열한 정치적 도구와 협상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었음을 자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럼 MBC는 뭘 내보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동물의 왕국’이라고 답하며 토론을 기다렸을 시청자들을 대놓고 무시하고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