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대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이를 두고 기계적 균형을 위한 단순배치라던가, 박근혜가 더 이득이다 등등의 말이 많지만 문재인이 솔직하게 “내가 아쉬워서” 출연했다고 밝혔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랬으면 된 것이다. 그렇지만 꼭 짚고 넘어갈 일은 있다. 박근혜 편과 달리 일부 지방에서는 문재인 편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편성하는 등 순탄치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힐링캠프가 방송되는 날 공교롭게도 노무현재단 정윤재 사무처장이 체포됐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대체편성, 정윤재 체포 등이 일관된 목적 하에 진행된 것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박근혜 편과 달리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었던 문재인의 예능 나들이였다.
지난주 야근해로 히트를 쳤던 별명 짓기 코너에서 한혜진은 문재인에게 문제일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렇지만 실제 문재인의 별명은 노무현 그림자이다. 노무현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으며, 노무현의 죽음으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무현의 대표 이미지는 바보다. 그러니 노무현의 그림자인 문재인도 바보일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문재인의 아내가 힐링캠프 작가들에게 고자질한 주택청약저축에 대한 것만 봐도 그렇다.
문재인이 변호사 시절 아내는 누구라도 흔히 그렇듯이 아파트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저축을 들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문재인은 해약하라며 버럭 화를 냈다고 한다. 주택청약저축이 무주택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집이 있는 자신들은 해당사항 없다는 것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피식 웃음이 나온다. 요즘 세상에 누가 원칙대로 산다고.
문재인은 권력의 최측근에 있었음에도 부정부패의 꼬투리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지독하게 청렴하거나 아니면 한국 검사가 무능해서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청와대 재직시절 동창회를 끊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권력을 다스려야 하는 공직자의 당연한 자세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교과서적인 이야기일 뿐 쉽게 믿어지지는 않는 내용이다.
문재인은 힐링캠프 끝 무렵에 정치포부를 밝혔다. 나라는 부유해져도 국민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비뚤어진 현실을 바로잡고 싶다는 내용이다. 나라가 부강해지면 국민도 잘 살 거라 믿었던 20세기를 지나왔고, 국민소득 2만불시대도 맞았지만 세상은 고작 88만원 세대를 양산해내고 있는 모순이 지배하는 우울한 시대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겠지만 그가 그 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바보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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