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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박원순의 구두와 문재인의 이[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2.01.10 09:50

예고된 대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이를 두고 기계적 균형을 위한 단순배치라던가, 박근혜가 더 이득이다 등등의 말이 많지만 문재인이 솔직하게 “내가 아쉬워서” 출연했다고 밝혔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랬으면 된 것이다. 그렇지만 꼭 짚고 넘어갈 일은 있다. 박근혜 편과 달리 일부 지방에서는 문재인 편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편성하는 등 순탄치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힐링캠프가 방송되는 날 공교롭게도 노무현재단 정윤재 사무처장이 체포됐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대체편성, 정윤재 체포 등이 일관된 목적 하에 진행된 것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박근혜 편과 달리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었던 문재인의 예능 나들이였다.

   
 
박근혜 편과 달리 문재인 편은 주로 이경규가 창구 역할을 했다. 문재인과 김제동의 친분관계를 의식한 거리유지였을 것이지만 나쁠 것은 없었다. 오히려 보수 이미지에 더 가까운 이경규가 호감을 보이는 자세가 되어 더 좋은 결과를 냈다. 이경규 또한 박근혜보다는 문재인에게 훨씬 편한 표정을 보였는데, 아무래도 군대의 공통점도 있고 한 점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지난주 야근해로 히트를 쳤던 별명 짓기 코너에서 한혜진은 문재인에게 문제일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렇지만 실제 문재인의 별명은 노무현 그림자이다. 노무현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으며, 노무현의 죽음으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무현의 대표 이미지는 바보다. 그러니 노무현의 그림자인 문재인도 바보일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문재인의 아내가 힐링캠프 작가들에게 고자질한 주택청약저축에 대한 것만 봐도 그렇다.

문재인이 변호사 시절 아내는 누구라도 흔히 그렇듯이 아파트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저축을 들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문재인은 해약하라며 버럭 화를 냈다고 한다. 주택청약저축이 무주택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집이 있는 자신들은 해당사항 없다는 것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피식 웃음이 나온다. 요즘 세상에 누가 원칙대로 산다고.

   
 
힐링캠프에 나온 문재인의 입가에 가끔씩 검은 흔적이 보였다. 정면에서 보거나 말을 할 때는 보이지 않지만 크게 웃을 때 드러나는 그 흔적은 바로 이가 빠진 자리였다. 문득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박원순의 낡은 구두가 떠올랐다. 청와대 재직시절 문재인은 스트레스로 인해 이가 10개나 빠졌다고 한다. 그 흔적 중 하나인지 새로 빠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아주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문재인은 권력의 최측근에 있었음에도 부정부패의 꼬투리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지독하게 청렴하거나 아니면 한국 검사가 무능해서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청와대 재직시절 동창회를 끊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권력을 다스려야 하는 공직자의 당연한 자세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교과서적인 이야기일 뿐 쉽게 믿어지지는 않는 내용이다.

   
 
문재인은 청와대 재직시절 이만 빠진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그가 치부를 하기는커녕 모아놓은 돈도 모두 소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문재인은 변호사 시절에도 판사와 점심 한 번 먹지 않은 꽉 막힌 사람으로 정평이 났었다고 한다. 문재인은 아직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를 하겠다고 겨우 나섰기에 그 스스로도 정치 초년병이라는 말을 했다. 그런 문재인에 대해서 꼭 믿고 싶은 이야기는 단 한 가지다.

문재인은 힐링캠프 끝 무렵에 정치포부를 밝혔다. 나라는 부유해져도 국민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비뚤어진 현실을 바로잡고 싶다는 내용이다. 나라가 부강해지면 국민도 잘 살 거라 믿었던 20세기를 지나왔고, 국민소득 2만불시대도 맞았지만 세상은 고작 88만원 세대를 양산해내고 있는 모순이 지배하는 우울한 시대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겠지만 그가 그 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바보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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