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권진경] 남미 아트하우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자마>가 개봉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볼수록 빠져드는 영화의 매력과 감상 포인트가 알려졌다.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자마>는 열대우림의 식민 벽지를 벗어나길 바라며 전근 발령을 기다리는 치안판사 자마(다니엘 히메네즈 카쵸)가 지역 사회의 소소한 사건들에 연루되며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져 가는 이야기를 그린 시대물이다.

파격적 내러티브

영화 <자마> 스틸 이미지

<자마>의 서사는 잘개 쪼개져 흩어져 있다. 감독은 기존 식민주의에 대한 역사 서술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자마>에는 어떤 역사가의 보증도 들어있지 않다. 다만 여러 동식물과 불가해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광활한 세계에 잠입하고 싶었다.”는 것이 <자마>를 대하는 감독의 탈식민주의적 관점이다. <자마> 속의 인물들은 보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의도와 동기를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감각적인 이미지와 사운드

영화 <자마> 스틸 이미지

화면을 넘나드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향연 또한 <자마>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자마는 주인공임에도 종종 화면에서 주변적 존재로 내몰린다. 원주민과 동물들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자마를 밖으로 몰아내거나 배경으로 물러나게 한다. 사운드도 마찬가지이다. 야생의 바글거리는 소음들, 가령 윙윙대는 벌레와 새소리, 아이들의 낄낄대는 웃음소리,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 등은 언제나 영화를 비집고 들어온다.

독특한 프레임과 음향의 사용은 마르텔 감독의 시그니처로 인식된다. 그만큼 마르텔 감독처럼 이미지와 사운드를 잘 구사하는 감독은 흔치 않다. 그러므로 <자마>를 감상할 때는 반드시 두 눈만이 아니라 두 귀도 활짝 열어 두어야 한다.

은밀한 풍자

영화 <자마> 스틸 이미지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주인공 ‘자마’에 대한 은밀한 풍자 또한 눈여겨볼 대목인데, 극 중 자마는 영화의 주인공 치고 매력이 전혀 없고 대부분은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된다. 자마는 스페인 왕으로부터 전근 발령 편지가 오기만을 기다리지만 그 시간은 굴욕의 연속이다. 상관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부하직원에게 태클 당하는가 하면 그가 유혹하려 애쓰는 귀부인으로부터 거절당한다.

예측을 불허하는 파격적 전개와 연출로 토론토국제영화제 시네마테크 선정 “최근 10년간 베스트 영화 1위”에 선정된 바 있는 영화 <자마>는 8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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