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미디어진상에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선정됐다.

고백 먼저 하면 ‘이달의 미디어진상’이 만들어진 이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3월이었다. 후보들의 면면들이 너무나 화려했을(?) 뿐더러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는 등 혼전양상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3월의 미디어진상’에 선정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아쉽게 수상에 실패한 부천시 출입기자단과의 점수 격차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막판 경쟁이 치열했다.

YTN 돌발영상 파문 공로(?) 인정

사실 ‘3월 미디어진상’은 초반부터 수상을 염두에 둔 ‘강력한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일찌감치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가장 먼저 1위 자리를 넘본 후보는 중앙일보 기자들.

▲ 지난 3월7일 YTN 사이트와 포털 등에서 갑자기 삭제돼 논란을 빚은 YTN 돌발영상의 한 장면.
지난 3월4일 오후 삼성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 중앙일보 기자 4~5명이 홍 회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가로막아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과잉보호’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다. 당시 언론계 안팎에서는 사주의 안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이달의 미디어진상’을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강력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은 청와대 출입기자단. 지난 3월5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삼성 떡값 로비대상자’를 발표하기 1시간 전, 청와대가 “조사결과 거론된 당사자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 사실이 YTN <돌발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불거진 이른바 ‘돌발영상’ 파문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YTN 기자 ‘징계’ 등으로 한동안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엠바고 남용과 청와대 기자단의 편의주의적 ‘발상’ … 높은 점수 받아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엠바고 파기를 징계 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엠바고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나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 혹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을 때 받아들이는 것이지, 기자들의 편의 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 학계 등에서는 청와대 기자단의 조치를 두고 기자단과 청와대 사이에 암묵적으로 합의된 내용을 YTN이 공개함으로써 파장이 일자 그에 대한 조치로 징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기준을 더 우선시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이 같은 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오히려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최근 또 다시 ‘기사담합’ 논란에 휩싸이면서 4월 미디어진상 후보에 올라 2연속 수상에 도전할 예정이다.

▲ 부천타임스 양주승 기자의 이른바 '똥물파동'을 보도한 미디어스 기사.
사실 3월 미디어진상에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선정되긴 했지만 이번 달에는 정말 쟁쟁한 후보들이 즐비했다. 이른바 ‘똥물 파동’으로 막판까지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부천시 출입기자들 역시 강력한 진상 후보 가운데 하나였고, 기관장 사퇴론으로 코드 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던 유인촌 문화부 장관 역시 중간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통합 1·2월 미디어진상에 오른 이명박 대통령의 연속수상 여부도 관심거리였다. 아쉽게도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돌풍’을 꺾지는 못했지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 등으로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이외에도 청문회를 하는 건지 ‘아부’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던 한나라당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진상 후보에 포함됐으며 유인촌 장관을 ‘칭찬’하면서 이를 비판한 이석연 법제처장은 띄우는, 이상한 행태를 선보인 동아일보 역시 진상 후보에 올랐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4월 미디어진상 후보에도 일찌감치 올라

<미디어스>는 엠바고를 남용하면서도 그것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3월의 미디어진상’을 수여한다. 자신들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기준을 더 우선시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이 같은 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오히려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시작한 미디어진상은 신정아씨 ‘누드사진’을 게재한 문화일보가 <미디어스>가 정한 ‘이달의 미디어진상’에 처음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옥소리씨 이혼 소식을 ‘수준 낮게’ 다룬 스포츠조선이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그리고 11월에는 언론이 아닌 한나라당이 미디어진상에 선정됐고, 2007년 한해를 마감하는 12월 미디어진상에 동아일보와 지상파 방송3사가 선정됐다. 2008년 1·2월 통합 미디어진상에 이명박 대통령이 선정돼 안팎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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