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어둠은 절대 빛을 이길 수 없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아무리 거짓으로 진실을 감추려 해도 그 진실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눌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진실은 그렇게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는 한다.

요한에게 가장 소중한 인물은 조카인 엘리야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존재라면 어쩌면 케이일 것이다. 가온이 같은 판사로서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되었지만, 뒤에서 요한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 존재가 바로 케이이기 때문이다.

선아는 케이를 죽이며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돌이킬 수도 없다. 누군가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다. 거칠 것이 없게 된 선아로서도 뒤로 돌아가거나 잠시 멈출 수도 없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며 당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선포한 선아의 움직임은 빠르고 지독하게 이어졌다. 요한을 지원하던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력자들을 전방위적으로 공격하며 납치를 시도했다. 변호사나 형사 등은 알아서 다 빠져나왔지만, 한수민은 갑작스럽게 집으로 닥친 무리에 의해 납치되고 말았다.

한수민을 구하기 위한 노력은 3회 남은 이야기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총에 맞은 상황에서도 선아에 의해 사망한 케이에게 다가간 요한은 이제 다 끝났는데라는 말과 함께 서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 요한을 도왔다. 자신의 아버지 명예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그렇게 명예를 회복한 후에도 케이는 요한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 그렇게 죽어간 케이 곁에 누운 요한을 찾은 것은 변호사였다. 요한은 쓰러지기 직전 수현에게 전화를 해서 가온을 구하라고 했다.

죽창들에게 쫓기던 가온을 극적으로 구해준 수현이 요한 이야기를 했다면, 가온이 구했을 상황이다. 그렇게 방치된 요한을 구한 것은 변호사였다. 혹시 몰라 설치된 휴대폰 추적 장치가 요한을 구했다. 그리고 한수민이 납치된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요한은 분노했다. 엘리야 곁에 선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엘리야에게 전화해서 모두를 경계하라고 했지만, 이미 안면을 튼 선아의 거짓말에 엘리야는 넘어갔다. 뱀 같은 선아에게 엘리야를 속이고 집으로 들어가는 일 정도는 너무 쉬운 일이었다.

숨긴 총을 보여주며 요한을 협박하는 선아의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대항하면 엘리야를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차분한 요한은 그래서 대단하다. 요한의 배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본 엘리야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엘리야를 안아주는 요한에게 삶의 의미는 오직 엘리야를 위함이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

이런 상황에 오 판사는 재단과 더욱 밀접해지고 있었다. 망나니나 다름없는 자들의 꽃놀이패 광대가 되어버린 오 판사는 재판장 취임 준비 요구에 반색했다. 그렇게 욕망에 가득 찼던 오 판사에게 가온은 온갖 가짜뉴스에 언급했지만, 믿지 않았다. 휴식을 취하며 방송을 보던 요한은 분노했다. 긴급조치 10호를 발령해 국민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과거 북한을 앞세워 독재를 일삼던 자들과 같이 이번에는 역병의 공포를 앞세운 것이 다를 뿐 그들의 논리나 방식은 동일하다.

광기의 시대는 누가 만든 것일까? 민정호 대법관이 분노하듯 외친 것처럼 요한이 광기를 일상화시킨 것일까? 차분히 그 광기의 대가를 취하던 것들을 세상에 알리고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으니 요한이 잘못이라는 논리가 민 대법관의 사고다.

근본적인 거악에 대한 고민은 적고, 대중이 환호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법집행을 해서 무지한 사람들이 광기에 휩싸이게 되었다는 의미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평생 정의만 외쳤던 민 대법관 역시 그런 거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적폐일 뿐이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요한은 대통령을 찾았다. 이 혼란과 광기가 어디에서 발현되고 있는지 누구보다 요한이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바이러스는 존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죽창 부대를 동원해 탄압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국민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자신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독재자들이 잘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여기에 도시 서민들을 몰아내고, 재개발을 통해 엄청난 개발 이익을 취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기회에 바이러스를 앞세워 서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작업은 대통령과 재단이 한 몸이 되어 진행하는 광기였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

이 대립 상황에서 대통령은 절대 자신을 이길 수 없다 자신했다. 국민들이 광기에 쉽게 동조하지, 선한 마음과 함께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원래 자신처럼 악랄한 존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런 맹신의 대가는 처절할 수밖에 없다.

오 판사가 재단 사람이 다 된 것처럼 보였지만, 그가 현장을 본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가온이 이야기한 것처럼 현장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죽창 부대가 마스크 하나 쓰고 서민들에게 폭행하고 끌고 가는 장면은 지옥도 그 자체였다.

수현은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요한은 악랄한 존재이고, 10년 전 성당화재 역시 요한이 저지른 범죄라고 말이다. 그렇게 사건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정요셉이라는 인물을 찾아 나섰고, 드디어 문제의 인물과 마주했다. 물론 진실이 무엇인지 누군가에게 전달하기도 전에 수현은 죽고 말았다.

비상 재판부를 만들고 오진주 판사에게 재판장을 맡기는 재단의 선택은 오히려 자신들이 궁지에 몰리는 이유가 되었다. 오 판사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분개했다. 자신의 욕망을 억누른 정의는 그렇게 오 판사가 요한과 함께 서도록 만들었다.

TV 생중계를 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고 요한과 가온, 진주는 방송국으로 향하고, 방송사는 변화사가 접수했다. 송출만 장악하면 누구도 이 생방송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세 판사가 방송사 사람들을 데리고 도착한 곳은 지옥도가 펼쳐지는 장소였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

바이러스가 창궐해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격리하고 있다고 대통령은 주장했지만, 현장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는 바이러스와 전혀 상관없이, 아무런 힘도 없는 서민들을 그곳에서 쫓아내기 위한 용역 깡패들의 모습만 가득할 뿐이었다.

요한은 철저하게 준비해 용역 깡패들 앞에서 생중계를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것이 아니라, 소시민들을 형산동에서 몰아내기 위한 행동임을 현장에서 보여주었다. 이를 접한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말을 믿었던 이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사하는 자들과 이런 자들을 비호하고 지원하는 대통령에 맞서는 유일한 힘은 결국 국민에게 있다. 개개인을 생각해보면 힘없는 소시민이지만 그들이 하나가 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우린 충분히 경험을 했다.

방송을 막으려던 대통령은 어둠이 깔리자 방송국 주변 일대 전기를 차단하라는 명령까지 내린다. 현대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막장 짓을 벌였다. 그렇게 방송 송출은 막혔지만, 인터넷까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어둠이 짙게 가린 현장에서 요한은 휴대폰 손전등을 켰다.

어둠 속에서 요한의 손전등은 밝게 빛났고, 주변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용역 깡패들에게 폭행당하던 시민들까지 합류하며 지옥도 같은 현장은 밝은 손전등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힘은 그렇게 악랄한 용역 깡패들까지 도망치게 만들었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

모든 것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시민들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증명되었다. 그리고 그 힘은 결국 막무가내 권력에 맞서는 절대적 힘이 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정의는 그렇게 시민들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음을 증명했다.

현장을 떠나려는 순간 수현이 도착했고, 돌멩이를 맞은 가온이 걱정되어 그곳으로 향하던 그는 저격수에 의해 총을 맞고 말았다. 요한을 노린 것일 가능성이 높은 한 남성의 총은 수현을 쓰러지게 만들었다.

가온과 수현은 평생 친구였다 최근에 연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의 마음에 품자마자 이별을 하게 되었다. 케이와 수현의 죽음은 요한과 가온이 더욱 끈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재단과 전쟁에 함께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공유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여기에 선하를 동경하며 재단일을 돕던 오 판사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분위기 반등은 이어졌다.

작가는 다양한 상황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극단적인 상황을 던지며, 무엇도 정의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작가는 과연 어떤 결말을 낼까? 열린 결말이거나, 결국 시스템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요한과 가온의 반격이 시작된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