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불후의명곡2>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집에 이어서 송년 스페셜이 이루어졌습니다. 무려 14명의 가수를 초대하며 경쟁을 펼치게 된 경연의 장은 최고의 가수들만을 모아놓은 <나는 가수다>에 못지않았습니다.

일단 출연진들을 보면 현재 멤버로 뛰고 있는
1) 브라이언, 이석훈, 케이윌, 알리, 이해리, 허각, 신용재 이외에도
2) 임태경, 홍경민, 이혁, 임정희. 장희영, 남우현, 강민경 등을 초대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허각이 마지막에 임정희를 이기면서 1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임정희는 "모여라" 노래를 가지고 신용재에게 1승도 거둬보지 못하고 패배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신용재한테 복수는 했지만 허각에게 덜미를 잡혔네요. 결국 <불후의명곡2>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허각이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재미있게 봤던 그리고 긴장감을 느끼며 봤던 장면은 다름 아닌 다비치 멤버 이해리와 강민경이 붙는 다비치 멤버 대결이었습니다. 그 대결이 이루어지는 동안 이해리는 거의 사색이 되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과연 그 대결이 어땠는지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MC신동엽, 이제 그냥 도시 한복판에 자리를 까는 게...

<불후의 명곡2> 같은 프로그램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고 게다가 <슈퍼스타K> 시리즈처럼 심사위원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MC의 역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만, <불후의 명곡2>에서 신동엽의 역할은 경연하는 가수들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관객과 직접 마주하는 입장에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누가 누구랑 붙을지는 신동엽의 결정권이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신동엽은 그냥 예능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천상 개그맨인가 봅니다. 누가 처음으로 갈지 선택하는 순위 결정에서 80%가 넘게 임정희, 신용재를 줄기차게 뽑아 연속 1번 타자 선정의 재미를 더하며 "신의 손"이라고 불려왔지요.

그런데 신동엽이 또 한 번 사고를 치는군요. 유일하게 팀이 모두 참여한 다비치 멤버 이해리와 강민경은 둘이 맞대결하는 것을 꺼려왔어요. 하지만 평소보다 참가자가 두 배로 늘어난 이상 이해리와 강민경의 맞대결할 확률은 상당히 희박했습니다.

그래서 둘 다 "설마 우리 둘이 붙지는 않겠지요?"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동엽은 첫 번째로는 이해리, 바로 그 다음에는 강민경을 뽑으면서 사람들이 가장 기대했던 다비치 대결을 만들어냈습니다.

둘 다 부담이 된 서로와의 맞대결

사실 이 다비치 대결은 서로가 피하고 싶은 대결이었습니다. 일단 강민경에게 이해리는 참 넘기 힘든 벽이었고, 이겨도 어색한 입장에 있는 상대였지요. 만약 강민경이 이긴다면 언니를 이긴 강민경의 입장도 묘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기도 좀 뭐한 게 지면 "역시 강민경은 이해리보단 약하다"라는 고정관념을 상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더 부담을 느낀 건 이해리였습니다. 이해리에게는 정말 이겨도 득이 될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지요. 대체로 "이해리는 강민경보다 낫다"라는 고정관념이 있기에 이기면 "뭐 언니가 동생이기는 거 당연하지"내지 "그러니까 메인보컬 하는 거지"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해리가 진다면 이것이야말로 이해리 자존심에도 상당한 타격이 갈 것이며, 이해리가 강민경을 이긴 것보다 강민경이 이해리를 이긴 것이 더 임팩트 크게 기사들이 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아우보다 나은 형보다는 형보다 나은 아우가 더 이슈가 될 것이 분명했기에 이해리는 거의 사색이 되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지요.

발라드로 승부한 언니 vs 퍼포먼스와 섹시미로 승부한 동생

첫 번째 타자로 나간 이해리는 정공법을 선택했습니다. 신승훈의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을 선택했지요. 여성보컬리스트 특집 때 이 노래를 가지고 2승을 거두다가 린의 "엄마야"에 패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곡으로 이해리는 <불후의 명곡2>의 무대를 열었습니다.

표정과 보이스로 애절한 감정을 전달함과 동시에 "고음셔틀" 불리는 이해리답게, 고음을 지를 부분에서는 시원시원하게 질러주었던 이해리의 무대는 정말 멋있었습니다. 대기실에서 김구라는 지켜보면서 사심충만한 마음으로 "멋진 무대죠"라고 칭찬을 하였지요.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의 노래를 신예 발라드 강자의 다비치 메인보컬 이해리는 멋있게 소화했습니다.

감성으로 승부한 언니와는 대조적으로 90년생 막내 강민경은 퍼포먼스를 앞세운 도발적인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제3기 팀- 강민경, 허각, 남우현, 홍경민, 신용재, 임정희, 알리-이 마지막으로 선보였던 고 김현식 편에서 불렀던 "사랑 사랑 사랑"을 선택해서 재도전했습니다.

원래 약간 90년생치고는 성숙한 이미지를 가진 강민경을 의자에 앉았을 때부터 남성들을 홀려놓았는데요. 특히 강민경과 함께 무대를 가졌을 당시 강민경의 연인으로 알려진 허각이 강민경의 무대를 보면서 침을 꼴깍 삼키는 모습이 브라이언에게 발견되었을 때는 빵 터지기도 했지요.

이후에도 정말 좋아하는 허각을 보면서 알리도 웃었고, 대기실의 남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가 앉았습니다. 발라드의 공주인 강민경의 댄스와 퍼포먼스가 가미된 무대는 모두를 즐겁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심지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던 이해리마저도 그 순간은 노래를 즐겼지요.

다비치 대결, 승리의 주인공은?

둘의 멋진 무대가 끝난 후 이해리는 아무래도 퍼포먼스가 가미된 강민경의 무대에 졌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포기의 기색이 역력했고, 다소 여유가 있었던 강민경에 비해서 이해리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조마조마한 태도를 보여주었지요.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이해리가 이기면서 이해리는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고, 우승한 것보다도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언니로서의 위신이 지켜졌으며, 강민경도 이겨도 뭐한 상황이라 크게 상처받지는 않았구요. 이해리는 그 이후 표정이 활짝 피면서 이제는 져도 좋다 는 그런 얼굴로 변했지요.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하며 이 대결은 끝났습니다.

이 무대를 보면서 재미있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걸그룹에 메인 보컬이 한 사람인 경우는 말고 메인보컬이 두세 명으로 점쳐질 때 그들끼리 붙는다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하구요. 이를테면 브아걸의 제아와 막내 가인의 대결이라든지, 소녀시대 태연과 제시카의 대결이라든지, 아니면 한 번씩 등장했던 슈퍼주니어의 예성과 규현의 대결 등 과연 이들이 붙을 때 느낌은 어떨지 궁금해지더군요.

조금 잔인하긴 하겠지만 막내 vs 맏언니 (혹은 맏형) 스페셜의 이런 조합으로 무대를 꾸며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도 가수들은 모두 꺼리겠지만요. 우애가 돈독한 다비치 자매들을 보니 아예 듀엣 스페셜해서 팀의 대표 2명끼리 다른 대표들 2명끼리 붙는 그런 팀 대결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비록 이해리-강민경 모두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둘의 대결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대결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둘은 이미 탈락되었지만 1라운드에 아주 좋은 재미를 선사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라운드가 더 기대되는데 <불후의 명곡2> 출연자들 가운데 연륜이 있는 참가자들만 남았기 때문이지요. 1라운드보다 2라운드가 활동 경험이 대체적으로 더 기네요. 1라운드 우승자며 터줏대감인 허각이 누구와 붙을지도 궁금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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