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런닝맨>은 "한류 아이돌"-원더걸스의 소희, F(X)의 설리, 씨스타의 효린, 샤이니의 민호, 그리고 슈퍼주니어의 시원이 함께했습니다. 슈퍼주니어의 시원과 F(X)의 설리는 두 번째 출연입니다.

대체로 아이돌들이 <런닝맨>에 출연하게 되면 한 번씩 이슈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그 뒤에는 바로 "유재석"이라는 명MC가 숨어있기 때문인데, 일단 유재석과 팀이 되면 크게 이슈가 되고 색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날 칭찬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처음 출연자 명단을 보고 나서 민호, 효린, 소희 셋 중 하나가 이슈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건 평소 예능과 가장 거리가 멀어보였던 소희였습니다.

예능감은 없지만 자기 할 일 확실히 하는 소희

원더걸스가 나오는 예능에서 살펴보면 소희는 자기 할 일을 잘하고 소리 없이 멤버들을 챙겨주는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말로 위로하고 응원해주는 타입이라기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함으로써 따라와주는 스타일이지요.

이번 주 런닝맨에서도 소희는 그랬습니다. 소희는 약간의 독설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행동으로 옮기는 행동파였습니다. 송지효를 제외하고는 걸그룹 멤버들 중 가장 조용하지만 효율적으로 활동하면서 미션을 마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비행기 미션에서도 소희는 문제를 맞추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기억을 했다가 답변하며 도움을 줬어요. 미국 건물들에 대한 문제를 두 번 물어봤기 때문에 이번엔 다른 것을 물어볼 것이다 하고 거북선 개수를 챙긴 거예요. 결국 소희 팀은 가장 먼저 통과했습니다.

소희의 진가는 연산기호를 찾는 데서 드러났습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도, 힘이 센 것도 아니었지만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면서 연산기호를 하나둘씩 낚아채고 발견했습니다. 소희는 지미집 카메라에 있는 연산기호를 발견하기도 했으며, 괄호사인을 같이 발견하기도 하고, 사과들 사이에 숨겨져 있던 루트 사인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오빠들과 같이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것 이외에도 혼자 조용히 돌아다니면서 여러가 지 사인을 찾아내는 미친 듯한 발견력을 보이면서 무려 8개의 기호를 혼자 찾아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소희는 찾으면서도 "찾았다"하고 난리치는 게 아니라 조용한 성격대로 찾아다닙니다. 비록 김종국에 민호와 최시원에게 털리는 일이 있었지만 두 번째로 빨리 찾는 데 크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소희 팀이 비록 계산에서 늦는 바람에 1위를 내주고 말았지만 신 내린 듯한 수사방법으로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당황하지 않으며 오빠들이 놓친 것들을 하나하나 침착하게 모은 소희의 공은 컸지요.

무뚝뚝한 소희의 소희표 리액션

여태껏 소희를 참 오랫동안 봐왔지만 소희는 방송에서 너무나도 리액션이 없는 편입니다. 소희가 방송이 싫거나 꼭 지루해서 그런 게 아니고 원래 소희의 성격이 그렇답니다. 원더걸스끼리 하는 리얼리티에서도 소희는 크게 리액션을 하는 법이 없지요. 물론 대화는 더 많아지고 리액션도 있지만 원래 소희의 리액션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런닝맨의 경우 소희의 그런 점이 오히려 소희를 더 돋보이게 한 것 같습니다. 일례로 다른 사람들이 너무 기본적으로 하는 리액션마저 소희에게는 큰 리액션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 작지만 소희에게는 그 리액션이 상대적으로 큰 리액션이지요. 그렇다 보니 이번 에피소드만 보더라도 실제로 소희의 리액션들이 다른 연예인들보다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아 보이는 현상이 있었지요.

평소에 약간 뚱한 표정으로 나오던 소희는 이번에는 시종일관 거의 밝게 웃으면서 방송에 임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나름 큰 리액션들과 독설 등을 제대로 보여주었어요. 소희가 주로 독설을 하는 대상은 멤버들, 그리고 2PM, 2AM 등 JYP 식구들에게입니다.

그런데 소희는 하하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려주었지요. 너무나 조용하게 잔잔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하하에게 날린 독설은 다른 방송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소희표 예능용 멘트입니다. 게다가 김종국, 유재석에게도 독설을 날리는 소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나름 방긋 웃는 소희의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사과에서 숨겨진 루트 기호를 발견하고 소희가 소리내서 ‘크크크크’ 웃는 장면이었지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거 아니지만 웃는 것도 조용한 소희가 이렇게까지 리액션을 하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런닝맨>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더걸스가 국내 활동에 복귀하여 많은 예능에 출연했지만 거의 다큐수준의 예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본인들도 인정했다시피 예능감이 약한 그룹이 원더걸스이지요. 하지만 마지막 방송만큼은 예능다웠습니다. 실제로 가장 예능감이 없어 보이는 소희가 출연한 <런닝맨>은 원더걸스가 Be My Baby 활동을 하면서 보여준 예능 중 가장 재미있었던 예능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는 사실은 2010년에 2DT 활동할 때도 그랬다는 것이지요. 시종일관 원더걸스의 예능은 거의 다큐에 가까운 폼을 보이다가 역시 유재석이 있는 <해피투게더>에서 소희가 제대로 입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2DT 활동 중 가장 재미있는 예능을 보여줬거든요.

소희가 유재석이 편하긴 한가 봅니다. 사실 유재석과는 2007년에 처음 데뷔하던 시절부터 봐왔던 사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2007년 아이러니로 데뷔했을 때 원더걸스가 거의 처음으로 출연했던 공중파 방송이 유재석이 이끌고 있던 X맨이었거든요. 그래서 유난히 유재석이 진행하는 방송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소희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예능을 재미있게 장식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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