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요대제전: 2011년 최고의 가수는 비스트, 최고의 노래는 픽션

2011년을 대표하는 노래로 비스트의 픽션을 선정한 것이지요. 음원에서 1,2위를 다투던 티아라의 롤리폴리, 아이유의 좋은 날은 10위권도 안 되는 성적으로, 음반면에서 적게는 15만 장 많게는 30만 장을 팔아치우는 소녀시대, 30만 장은 거의 기본인 슈퍼주니어를 가볍게 물리쳐버렸습니다. 음원-음반에서 티아라, 아이유,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에게 모두 밀린 비스트가 1위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는 문자투표 하나였습니다.

"여러분 올해의 노래 차지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그냥 음반, 음원 다 무시하고 설문조사
무시한 다음에 10대들에게 핸드폰 하나만 쥐어주면 돼요~"

SBS 가요대전: 음향은 엉망, 연습생이 6년차 가수보다 대접받는 무대

이번 가요대전은 정말 평정심을 잃었다 할 정도로 SM쪽으로 기울어진 면이 많았습니다. SM이 가요계의 영향력이 큰 것도 알고 <인기가요> 설리가 MC를 봐왔고, 슈주 멤버들은 여러 프로그램들에서 MC와 고정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기획사에 그것도 데뷔도 하지 않은 연습생들과 2011년 음반활동이 없었던 샤이니에게 적당하게 5등분 하자면 그룹 당 8분씩 40분을 넘겨줬다는 건 에러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데뷔 6년차 브아걸은 대기실조차 받지 못했다는 후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연습생 그룹은 받았다는군요. 결국 6년차 브아걸은 추위에 떨면서 대기하고, 연습생은 편하게 대기실에서 기다렸다는 겁니다.

"연습생이 6년차 가수보다 더 대접받는 이 불편한 진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MBC 가요대제전: SBS의 음향은 양반이었다

몇 마디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께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던 SBS 음향을 수준급 음향으로 바꿔놓는 MBC의 기술은 대단했습니다. 엠블랙 파트에서는 마이크가 아예 나오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고, 브아걸의 미료는 본의 아니게 랙걸린 버퍼링스 공연을 보여주어야겠지요. 유키스 공연 때는 준비도 안 되었는데 음악이 나와서 당황시키는 일도 있었습니다. 공연 전에 마이크를 테스트는 해봤는지 궁금합니다.

"한 번 목이 터지게 마이크 없이 소리 질러서 그 큰 무대를 메꿔봐야 정신을 차리겠네"

MBC 연예대상: <나는 가수다>의 하락이 신경 쓰이나

아무래도 <나는 가수다>의 하락을 막고 싶은 MBC의 마음이 간절했나봅니다. 아예 시상식 전부터 "우리는 유재석에게 상을 대상을 줄 생각이 없다"라고 공지하더니 결국 우직하게 실행에 옮겨 최근 시청률 10% 밑을 찍은 <나는 가수다>에 대상을 하사했습니다. MBC 간판 프로그램 <무한도전>, <놀러와>를 노련하게 이끌면서 항상 최선을 다해준 유재석에게는 대놓고 "너는 대상 안 줘"라는 식의 진행을 했다는 건 참 뭐라 말이 안 나오네요.

"'토사구팽'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어울린 적이 없었나 싶다.
<1박 2일> 나PD는 승진까지 시켜줬다는데, 김태호PD도 차라리 KBS로 가야될까?"

KBS 연예대상: KBS나 MBC나 거기서 거기다

11개월을 고생하고, 최근 4년간 우직하게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한 김병만이 종편에서 활동하고 SBS에서 시청률 좀 올려준 게 아주 배가 아팠나 봅니다. 종편출연과 <정글의 법칙> 선택한 게 괘씸해서 대상에서 빠졌다고 합시다. 무관?

"달인"으로 거꾸로 매달리고, 덤블링 타고, 얼음에 눕고 한 것이 3개월간 이승기하고 같이 다니면서 여행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KBS 연예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해피투게더>의 찬밥신세 역시 재밌네요. 백날 목요일 시청률 1위 뽑아주면 뭐합니까? 돌아오는 건 역시 무관일 뿐인데요.

"KBS 출신 김병만, 유재석 제대로 뒤통수 얻어맞았네."

SBS 연예대상: KBS, MBC에서 홀대한 유재석, 김병만을 SBS가 챙겨줬네

상대적으로 제대로 된 시상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느낌? 부진하던 <런닝맨>을 20%까지 이끈 유재석은 대상, <정글의 법칙>과 <키스앤 크라이>를 통해서 120% 헌신을 보여준 김병만과 강호동의 빈자리를 책임진 이승기는 최우수상, 그 밖의 프로그램들에서 활약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상을 준 SBS 연예대상은 "연예대상은 이래야 한다"는 공식을 제대로 보여주었지요.

"너만 연예대상이다"

KBS ・ MBC ・ SBS 연기대상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 관계로 한꺼번에 묶어 봤습니다. 다 커버할 수 없는 점은 양해 구합니다. 아쉬운 점과 좋았던 점을 간단하게 정리해볼게요.

KBS: 모든 상을 받을 사람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상 후보로까지 점쳐졌던 <공주의 남자> 김영철이 아무 상을 받지 못했다는 게 정말 아쉽네요. 수양대군으로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했는데요.

MBC: 여태껏 잘 주던 대상을 왜 갑자기 "드라마대상"으로 바꿨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네요. 드라마대상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을 줬어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좋은 연기력과 스토리로 많은 화제를 낳았던 <로열패밀리> 역시 찬밥신세였다는 것.

SBS: "나만 배우다"의 한석규의 수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상반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싸인>의 푸대접은 의아했습니다.

"그래도 연예대상이나 가요프로그램들보다는 괜찮았다"

이번 연말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영양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SBS가 연말 프로그램에서는 가장 알차고 공정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며, MBC는 연말 프로그램에 한해서는 막장의 끝을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2012년 연말에는 개선된 가요 무대들, 좀 더 공평하고 공정한 연기대상・연예대상을 볼 수 있을까요? 내년 이맘 때쯤에는 꼭 그렇게 되기를 빕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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