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아이돌의 활약이 많았습니다. 사실 너무나 많아서 가요대전이 “아이돌 대전”이라고 불리기도 했지요. 실제로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이 실제 음악프로에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무대는 아이돌들이 꽉 잡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11년에 그 많은 아이돌 중에서 딱히 재미를 보지 못한 세 그룹이 있습니다. 이 세 그룹은 2010년만 해도 잘 나갔던 그룹이고 다들 한 번씩 1위를 해본 그룹이지요. 바로 티아라 – 애프터스쿨 – 포미닛입니다. 2011년에 불운만 겹쳤던 이들에게 2012년 재기를 기원하면서 약간의 제안 및 응원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1) 티아라

티아라가 2011년에 못 나갔다구요? 사실 2011년에 티아라는 가장 잘 나간 그룹 중 하나입니다. 2011년에 나온 아이돌 노래 가운데(아이유 / 브아걸까지 포함시켜) 가장 사랑받은 곡은 다름이 아닌 롤리폴리였어요. 그리고 Cry Cry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아라는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지요. 일단 롤리폴리는 가장 사랑을 받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묻혀버렸습니다. 롤리폴리가 공개되자마자 얼마 안 있어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가 있었지요.

그 중에서도 박명수와 지드래곤이 발표한 “바람났어”가 엄청난 인기를 차지하는 바람에 롤리폴리의 선전은 완전 묻혀버렸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티아라는 2PM과 컴백시기가 겹쳤는데 많은 팬을 보유한 2PM에게 뮤직뱅크에서는 전적으로 밀리고 인기가요에서도 대부분 밀려서 딱 한 번밖에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롤리폴리는 인기가 상당히 많았음에도 1위는 거의 못한 불운의 곡으로 남습니다.

티아라의 악재는 Cry Cry 때도 이어졌습니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컴백과 겹친 것이지요. 실제로 어떤 면에서는 크라이크라이가 원걸의 Be My Baby보다 앞선 면도 있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어요.

초점이 모두 소녀시대 vs 원더걸스에 맞춰진 것이지요. 티아라가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원조 걸그룹 소시 vs 원걸의 구도가 이어지면서 크라이크라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사태가 발생했지요. 이어 소시 vs 원걸의 경쟁이 끝나고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바로 아이유가 컴백했습니다. 결국 크라이크라이는 전반에는 원걸 소시에, 후반에는 아이유에게 묻혀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요.

이런 걸 볼 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컴백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무한도전 가요제보다 2주만 먼저 컴백했어도, 원걸 vs 소시 구도가 벌어지기 전에만 컴백했어도 더 많이 사랑받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2012년에는 컴백시기와 관련해서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합니다. 아마 음원점수로 올해 성적을 넘기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인지도는 더 넓어졌으면 좋겠네요.

2) 애프터스쿨

티아라는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한 해를 보낸 겁니다. 애프터스쿨에 비하면요. 애프터스쿨은 데뷔 이후 거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낸 것 같아요. 야심차게 준비한 샴푸는 거의 실패작에 가까웠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애프터스쿨의 샴푸는 생각보다는 성적이 좋았다는 사실이지요. "너 때문에"이어서 가장 잘된 곡이 사실 "샴푸"입니다. 그런데 왜 "샴푸" 효과가 전혀 나지 않는 걸까요?

일단 샴푸는 애프터스쿨과는 맞지 않는 곡이었습니다. 즉 애프터스쿨의 정체성과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 곡이었습니다. 성적이 더 저조했지만 Ah! 디바! 등은 애프터스쿨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런 곡들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애프터스쿨의 카리스마 있는 섹시한 언니들의 노는 컨셉과 가장 잘 들어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샴푸는 애프터스쿨 특유의 컨셉을 완전 죽여버렸습니다. 퍼포먼스도 약했으며 무대를 즐긴다는 느낌도 없었고, 애프터스쿨의 가장 큰 장점인 연륜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지요.

그런 요소가 없는 애프터스쿨은 다른 걸그룹과 별반 차이가 없어요. 그렇다보니 애프터스쿨의 샴푸는 이것도 아닌 저것도 아닌 곡이 되어버려서 애프터스쿨의 정체성 자체에 혼란을 가져온 것이지요. 애프터스쿨의 팬덤 사이즈가 약하기 때문에 무대에서 제대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거나 노래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1위 후보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지요.

또 한 가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오렌지캬라멜의 기대 이상의 성적입니다. 음원만 놓고 보면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고 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은 방콕시티의 성적이 샴푸와 비슷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쉽게 표현하자면 대충 준비한 오캬가 공들여 준비한 앺스보다 성적이 좋았단 말이지요.

플레디스에서는 애프터스쿨의 본진을 다시 살릴까보다는 유닛활동에만 너무 집중했습니다. 샴푸의 저조한 성적을 고려한 후에 앺스를 어떻게 부활시킬까를 고민했어야 했는데, 유닛활동을 통해 당장 어떻게 수익을 거둘까에 더 초점이 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이번에 유닛만 세 개가 나왔습니다. (AS Red, AS Blue, 그리고 오렌지캬라멜) 오캬의 좋은 성적은 오히려 앺스 없이도 된다는 마인드를 불어넣어준 것 같아서 애프터스쿨 본진에 덜 신경 쓰게 만든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결국 애프터스쿨이 내년에 재기하기 위해서는 본진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너 때문에” 컨셉을 연구해서 애프터스쿨의 정체성에 맞는 곡을 구하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그 컨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일단 잘하는 걸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카리스마 퍼포먼스 분야에서는 현재 앺스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앺스는 아직까지 기회가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본인들에 맞는 옷으로 컴백해서 다시 1위를 하는 모습을 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일본 활동도 중요하지만 일단 국내에서 재기하는 게 더 중요하구요.

3) 포미닛

애프터스쿨이 유닛활동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면, 포미닛은 현아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에이스인 현아가 모순적이게도 포미닛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 같군요. 2009년 데뷔 4개월 만에 첫 1위를 차지한 이후, 포미닛은 점점 더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1년에 낸 앨범 <거울아 거울아>는 그저 엠카에서 1위 하나를 건져내는 데 그쳤습니다.

컨셉이나 이런 면에서 눈에 띄는 문제가 보이지는 않지만 굳이 찾아보자면 포미닛은 뭔가 특성이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그룹의 색깔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 색깔이 포미닛은 다른 그룹에 비해 잘 보이지 않는 느낌이에요. 특히 “섹시컨셉”을 잡고나가면서 포미닛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차라리 Muzik으로 활동할 때의 펑키 스타일은 약간의 섹시함과 투애니원식의 보이시한 면에 적당히 걸쳐 있는 중간정도의 컨셉이었어요. 그런데 Huh 컨셉부터 섹시컨셉에 집착하게 되면서 포미닛만의 매력이 없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포미닛 멤버들의 몸매가 좋고 현아 같은 경우는 섹시미가 잘 들어맞는 면도 없지 않지만, 섹시 컨셉은 너도 나도 하는 정말 많은 컨셉이에요. 그렇다면 섹시컨셉 가운데서도 다르게 보일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앺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륜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도 없으며, 씨스타 효린처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그런 어중간한 입장에 있지요. 그렇다고 티아라처럼 대형 기획사의 푸쉬를 받는 그룹이 아니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럴까요? 유난히 포미닛은 의상과 안무에 있어서 지적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합니다. 현아에 대한 지적은 말할 것도 없으며, “거울아 거울아”에서도 쩍벌춤으로 논란이 있었지요. 가창력 내지 연륜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없기 때문에 포미닛의 섹시컨셉은 논란만 가져오고 별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왔지요.

그래서 새로 컴백할 때는 그동안 추구해왔던 섹시컨셉을 버리고 펑키스타일로 돌아가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포미닛은 전지윤이라는 중성틱한 멤버를 가지고 있어요. 에프엑스의 엠버 정도는 아니지만 멋있는 것과 섹시한 것을 적절히 잘 소화낼 수 있는 그런 멤버죠. 사실 포미닛 중 가장 호응이 좋았을 때가 바로 전지윤을 앞세웠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포미닛은 2010년, 2011년에 소홀히 했던 다른 멤버 밀어주기 즉 현아가 아닌 멤버를 밀어준다면 2012년에 재기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12년에는 현아를 조금 쉬게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현재는 포미닛보다 현아가 더 커져있는 상태거든요. 너무 현아만 앞세우는 나머지 현재까지 포미닛에 대한 인식은 “현아 외 4명”입니다.

포미닛이 2012년에는 “현아그룹” 티를 벗으면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섹시컨셉은 노노이고, 멤버들 분배에 신경 쓰며, 그룹에 가장 잘 맞는 펑키 스타일로 승부해봤으면 합니다. 다행히 일단 현아가 아닌 “지윤-가윤”으로 구성된 “쌍윤 (공식명은 아님)” 이 나온다니 그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2011년은 “재발견의 해” 내지 “발견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아이돌들이 1위를 차지하며 한 단계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데뷔 이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F(X)는 "피노키오"로 3주 1위를 차지했고, Hot Summer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지하 아이돌” 시크릿은 1월에 Shy Boy 그리고 연중에 “별빛달빛”으로 1위 그룹으로 올라갔고, 씨스타도 2010년의 “니까짓게”에 이어서 “So Cool”로 1위 가수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티아라, 애프터스쿨, 포미닛 특히 마지막 두 그룹은 올해 상당히 뒤로 물러선 모습을 보이며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1년 아쉬운 한해를 보낸 이들이 과연 2011년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2012년 정상으로 올라설 수 있기를 기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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