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최재형 두 후보에 비판을 아껴왔던 조선일보가 '콘텐츠 부재'를 지적하고 나섰다. 두 후보의 논란은 '설화'라는 점에서 '킬러 콘텐츠 부재'라는 지적이 설득력 있을지 의문이다. 윤석열 캠프측은 각종 실언 논란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며 "1등 주자의 숙명"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6일 기사 <"反文만 있고, 킬러콘텐츠 없다" 당내서 공격받는 尹·崔>에서 윤 전 검찰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이 정책 구상을 가다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여야에서 '킬러 콘텐츠가 안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는 "공정, 헌법정신 등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유승민 전 의원), "국정은 벼락치기 공부로 안 된다"(홍준표 의원) 등 국민의힘 내 대선 경쟁주자들의 비판을 전하며 '공세'로 풀이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윤 전 총장은 총장직에서 사퇴하고 전문가들과 정책 공부를 해왔다. 그러나 그가 지금까지 정책 이슈에 대해 내놓은 발언을 보면 문재인 정권 실정을 비판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최 전 원장도 '정책 부재' 논란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기사 말미에 윤 전 총장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언 논란을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여당 대선 주자들이 '상식 이하의 망발'이라고 비판하자 윤 전 총장 측은 '지진·해일이 없었다면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는 뜻인데, 축약되면서 오해가 생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8월 6일 <"反文만 있고, 킬러콘텐츠 없다" 당내서 공격받는 尹·崔>

그동안 조선일보는 지면에서 여타 언론들과 달리 두 후보의 '위험한 입'에 대해 비판날을 세우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에서마저 비판이 일자 '콘텐츠 부재' 지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주120시간 노동'과 '대구 아니었으면 민란' 발언으로 비판받을 때 조선일보는 '해명' 중심의 기사를 내놨다. 지난달 21일 조선일보는 기사<"코로나 초기 확산, 대구 아니었으면 민란">에서 윤 전 총장 발언을 구체적으로 전한 뒤 여권 반발과 해명을 덧붙여 기계적 중립으로 '민란' 발언을 보도했다. 이 기사 말미에는 '주120시간 노동' 발언 관련 여권 비판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한 윤 전 총장 해명이 덧붙었다.

이후 윤 전 총장이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와 '건강한 페미니즘'을 주장해 비판이 쇄도한 3일, 조선일보는 윤 전 총장 동정기사 한 꼭지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103명 의원실 일일이 돌며 "많이 가르쳐달라">에서 윤 전 총장과 각 의원들 사이 인사치레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 말미에 '부정식품' 발언 논란에 대한 윤 전 총장 해명을 짧게 실었다.

4일 정치성향을 막론하고 언론에서 윤 전 총장 발언 논란과 그의 '인식'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줄을 이었으나 조선일보는 <[단독]'쩍벌·도리도리' 논란 윤석열, 이미지 컨설팅 받았다>를 게재했다. 윤 전 총장이 3일 이미지 컨설팅을 받은 사실과 동정이 기사 내용이다.

최 전 원장에 대한 접근태도 역시 유사하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일자리 없애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라고 말하고,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헌법가치를 외면한 극단적 인식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조선일보 지면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온라인 기사를 통해서는 최 전 원장의 입장만을 나열했다.

4일 최 전 원장은 대선출마선언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 초보'를 이유로 "준비가 안됐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준비가 안됐는데 출마선한 것 아니냐"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다음날 주요 기사와 사설에서는 "내용은 앙상했고 현실을 알기나 하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았다"(한국일보 사설) 등의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기사<"文정부가 부동산 지옥 만들어… 반대로만 하면 된다">에서 출마선언문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한 뒤 최 전 원장의 태도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최 전 원장은 이날 국민의례 때 큰소리로 애국가 1절을 불렀다. 연설 때는 웅변을 하듯 주먹을 쥐어 보이거나 양손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언론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한 최 전 원장에 대해 "몸을 낮췄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불임정당' 발언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5일과 6일 온라인과 지면에 <"인권파괴 정당" "성차별적 언어" 송영길 '불임정당' 발언에 정치권 비판>, <野 "불임정당 발언 송영길, 임신 어려움 겪는 여성들 상처">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편,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5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반복되는 발언 논란에 대해 "1등 주자가 가지는 숙명"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맥락들을 살펴볼 때 큰 문제가 없는 이야기들이다. 단어 한 두 가지를 콕 집어서 현미경으로 확대해 '이거 문제 아니야'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