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을 부인한 대목이 기사 출고 4시간 만에 삭제됐다.

해당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부산일보 기자는 5일 미디어스에 "원전 관련 워딩은 윤 후보가 그렇게 말한 게 맞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후보 측에서 '원전 관련 입장을 단축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나갔다'며 해당 부분 삭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뷰 취지 자체가 현안에 대한 후보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보는 해당 요청을 수용했다"며 "이는 다른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해온 기준"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는 인터뷰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후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진=부산일보)

이와 관련해 윤석열 캠프 측은 5일 "인터넷판에 처음 올라온 기사는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며 부산일보를 탓했다. 윤석열 캠프는 "지면매체의 특성상 긴 시간의 인터뷰를 압축적으로 기사에 담는 것은 불가피해 의미가 다르게 전달됐을 경우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 보도 과정을 두고 공세를 벌이는 것은 비열한 정치공세"라고 덧붙였다.

부산일보는 4일 오후 6시 18분 윤석열 인터뷰 기사 네 번째 시리즈인 <尹“과도한 중앙집권, 부산 침체의 원인”>을 게재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원전이 체르노빌하고 다르다.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10시 53분 최종 수정된 기사에서 해당 발언이 삭제됐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동북지방 인근 바다 밑에서 규모 9.0 강진이 발생한 쓰나미는 후쿠시마 해안에 있던 원자력발전소를 덮쳤다. 제1 원전의 전원 공급이 차단되면서 1, 2, 3호기의 원자로가 녹아내렸고 수소 폭발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방사능이 누출돼 인류 최악의 원전사고가 됐다.

누리꾼들은 수정된 기사 아래 삭제된 부분을 공유하며 부산일보에 삭제 경위를 묻고 있다. "대권후보 검증 차원에서 남겨둬야 한다", "수정해도 이미 늦었다", "대선 후보 맞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5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의 부산일보 인터뷰 중 삭제됐다. 후쿠시마에서 원전이 녹아내리고 수소폭발이 일어나 방사능이 유출되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부산일보는 왜 이 구절을 삭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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