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강심장>은 연말 특집다웠습니다. 자극적인 내용도 없었고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대체로 훈훈했습니다. <강심장>이 계속 이러한 방향으로 나갔으면 합니다. 예전에 자극적인 편집과 지나친 러브라인 만들기 때문에 <강심장>에 일침을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자극도 덜하고 억지 러브라인 만들기도 없어지는 것 같아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듭니다.

많은 연예인들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이정진의 이야기와 바로 아이유의 이야기였습니다. 전혀 다른 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정진과 아이유의 이야기는 제 블로그 생활을 잠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정진은 자신의 연습생 시절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의 아이돌 기획사 같지는 않아도 나름 연습실 같은 학원이 있었답니다. 거기서 이정진은 두 명의 연습생과 함께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연습실에 미스코리아 출신의 여자 연예인이 새로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이정진은 과연 누굴까 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그 여자 연예인은 대본을 보던 중 매니저랑 대화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정진 외 두 명을 가리키며) 내가 이런 것들이랑 방송을 해야 돼?”라구요. 아무리 본인이 연예인이라고 하지만 이정진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었지요.

그런데 이제 와 보니 이정진을 비롯해서 세 명이 모두 잘 된 연예인인 것이지요. 이정진은 물론이고, 시골에서 올라온 연습생은 “아저씨” 원빈이고, 또 한 명의 여자 연습생은 한국의 바비인형이라고 불리는 한 채영이었어요. 재미있게도 이 세 명이 잘 나가는 연예인이 된 지금, 그 여자 연예인은 그냥 가정주부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이유의 이야기에도 비슷한 뉘앙스가 있었습니다. 아이유가 데뷔했던 시기는 아이돌 전성시기라고 할 2008년 9월이었지요. 그때는 걸그룹이 나오기 전이고 보이그룹의 활약이 왕성하던 시기였습니다. 그 와중에 실력파 신인이라고 16살 먹은 아이유가 솔로로 등장했는데 첫 무대부터 욕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네요. 실제 증거자료로 보여준 영상에는 아이유를 향한 욕설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정말 즐거워야 하고 정말 기념이 되어야 할 데뷔 무대가 아이유에게는 너무나 가슴 아파서 잊지 못할 무대가 되어버렸지요. 물론 지금에 와서 아이유는 그 무대가 자신의 면역성을 키워준 무대였다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당시 아이유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기에 그 무대 이후로 웬만한 무대에는 면역이 되었다고 할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 당시 16살, 만으로는 15살이었고 당시 활동하던 연예인 중에서도 가장 어린 편에 속했고 (물론 그 당시 가장 막내는 사실 아마 카라의 강지영이었을 것임) 솔로 활동이었으니 시작부터 기죽이는 그런 무례한 행동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이 점들을 보면서 본인의 사고 방식과 블로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신인에 대해 리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나 이미 좋아하는 연예인들에 대해서 리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꼭 신인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여유가 조금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가끔 인터넷을 보고 기사를 읽다가 “어디 어디에서 어떤 실력파 신인이 등장한다”, 내지 “무슨무슨 회사에서 5인조 그룹 데뷔한다”라는 글들을 읽다보면 가끔 저도 모르게 “또 하나 이상한 애들 나오겠구만”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정진-아이유의 이야기를 들으며 갓 데뷔한 연예인들에게는 얼마나 그게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렇게 신인 때 천대받던 연예인들 중에는 나중에 제 2의 아이유 , 제2의 원빈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신인에게 관심까지는 못주더라도 최소한 그들이 나왔을 때 무시하거나 욕은 하지 말자 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되며 2012년에 글을 쓸 때는 신인들의 무대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최소한 그들을 이유 없이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아이유가 한 두 번째 말입니다. 아이유를 울컥하게 했던 두 번째 말에는 한 “정소희”라는 팬의 응원 때문이었습니다. “좋은날” 컴백 당시 아이유는 “잔소리”에 이어 <영웅호걸> 고정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아직 “대세”라고 불리기 전이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유의 팬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았었나 봅니다. 아이유의 말로는 그 소희라는 여자 팬 혼자 참석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팬이 얼마나 정성을 다해서 응원하던지 영상에서 보면 한 부대가 응원하는 것처럼 들리곤 했습니다. 결국 그 팬 때문에 감동을 받은 아이유는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게 된 일이 있었지요. 그 이후로 아이유는 가수 생활의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팬들에게 소중한 가수가 되자, 자신의 팬들에게는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자구요.

한 명 팬의 응원이 아이유에게 정말 큰 힘을 북돋워준 것이지요. 어쩌면 아이유의 가치관을 소희라는 여학생이 바꿔놓은 것일 수도 있어요. 아이유가 이름마저 기억할 정도면 정말 소중한 팬이겠지요?

2011년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러한 위로의 말이나 글을 적어준 적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는 영향력 있는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종종 글이 기사화가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읽혀지기는 하지요.

물론 그런 글들을 연예인들이 다 읽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스케줄 바쁜 연예인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 연예인들 중에서도 만약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니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거나 관련된 글을 보던 중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글을 써왔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옹호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가능하다면 좋은 면을 봐주고 힘을 주는 글을 써서 읽는 당사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닐까요?

생각해보면 아이유 글도 많이 쓰고 다른 연예인 관련 글도 많이 썼는데 제 글이 그들에게 힘이 되었다면 나름 블로깅을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러한 에피소드들이 2011년을 마감하고 2012년을 맞이하는 지금 블로깅 목표를 다시 정립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제 블로깅 모토가 사람냄새 나는 블로거였는데 2011년에 얼마나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2012년에는 더욱더 그런 모토에 부합하고자 노력해야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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