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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에게 설명 필요한 윤석열 입당과 정권재창출론[김민하 칼럼] 정치적 계산이 아닌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말해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21.08.02 09:59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정파적으로 조직돼 있지 않은, 즉 어느 한쪽에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의 마음이란 어떤 것일까? 현실의 정치세력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대권주자들은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대단히 의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결국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했다. 이로써 이른바 제3지대의 영향력은 사실상 소실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대선 막판에 가서나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지적대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제3지대를 지탱하는 형태로 국민의힘 선출 후보와 단일화를 노리는 시나리오가 더 적합했을 것이다. 문제는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이 제3지대 동력을 이끌어 나갈 조건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제3지대에 뿌리를 명확히 내리려면 철학과 비전이란 차원에서 국민의힘과 무엇을 같이 하고 무엇을 달리 하는지를 말하는 게 필요했다. 그러나 윤석열 전 총장은 정치 참여 선언을 할 때부터 국민의힘과 정치 철학을 달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3지대에 정치적 중심을 명확히 놓지 않은 상태로 보수유권자층에 이념적 친화성을 보여주는 것을 우선시 했다. 자신이 제3지대에 있어야 할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 120시간, 대구 민란, 박근혜 송구 발언 등은 정치적 미숙함만 부각시키는 요인이 됐다. 

당연히 지지자들은 윤석열 전 총장이 자기 힘으로 끝까지 독자적인 선거 캠페인을 끌어 갈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의구심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전 총장이 독자적 정치 비전을 갖지 못한 상황이란 걸 이미 보여준 상황에서 남은 선택지는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며 새로운 정치적 맥락을 창출할 기회를 노리든지 제1야당의 조력을 받는 것뿐이었다. 전격 입당은 양쪽의 이익을 비교해 본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에 입당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 당장은 지지율이 오른 상태이지만 국민의힘 입당에 만족하지 못하는 계층의 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는 남은 숙제이다. 아마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분간 윤석열 전 총장은 중도적 메시지를 내거나 중도적 인사를 접촉, 영입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도 확장은 ‘산수’로 되는 게 아니다. 당 밖에 있을 때 입당을 미루는 걸로 중도층에 어필하고 보수적 메시지로 보수층을 안심시키려는 행보가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행보에 실제로 힘이 실리려면 거기서 정치적 맥락이 창출돼야 한다. 중도층 중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 지지를 표명하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을 정권교체를 위한 도구라는 차원에서만 지지할 수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없는 것이다. 때문에 고양이 색깔이 아니라,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국민의힘의 변화이다. 최근까지 국민의힘의 확장성을 증대시킨 순간은 무엇이었나? 당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주도했을 때다. 당내 경선에서 구태한 이미지의 나경원 전 의원이 패배하고 중도적 색채의 오세훈 시장이 승리했을 때다. 이준석 대표가 세대교체라는 정치적 맥락을 창출한 상태로 당내 경선에서 이겼을 때다. 그렇기 때문에 입당을 했으니 이제 국민의힘에 충성하겠다는 식이 아니라, 오히려 입당을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국민의힘과 싸운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윤석열 전 총장이 이를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미심쩍다.

어쨌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긴장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전 총장 지지층의 전열 정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대권주자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유권자들에게 뭔가 좋은 희망을 줄 수 있는 쟁점을 만들어 내는 거였다. 그러나 이재명 이낙연 1, 2위 두 후보 간의 진흙탕 싸움 때문에 이런 일은 없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 이후에도 닭 잡는 칼이니 소 잡는 칼이니 하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두 후보 간 이런 식의 경쟁은 양측 지지자들에겐 중요한 문제일 수 있지만 밖에서 볼 때는 비생산적 입씨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싸우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감’이 되는 걸로 싸우라는 뜻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여당을 지지하거나 혹은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는 중도층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권재창출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율은 40% 수준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게 정권재창출의 당위가 될 수는 없다. 이 40%의 응답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다고 한다면, 여전히 지지하겠는가를 물어보라.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을 거다. 정권재창출의 당위는 여전히 설명돼야할 영역이다.

17년 전 대통령 탄핵이나 지역주의와 관련된 논쟁은 이것과 관계없다. 퇴행적 논란이다. 정권재창출의 당위를 주장하려면 당연히 재창출된 정권이 지금 정권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해야 한다. 당연히 지금 정권의 잘잘못을 평가하고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말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당연히 여당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쟁점을 갖고 대립한다면 중도층 유권자들에 대한 설득도 되겠지만 한국 정치의 대립구도를 건전하게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후보와 지지층에게 승패가 알파이자 오메가이겠지만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선거를 통해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나올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이 책임을 외면한다면 집권을 하더라도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여야 후보들 모두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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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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