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에 지원한 차기환 변호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28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성명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을 폄하하고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한 차기환의 방문진 이사 지원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차 변호사는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투쟁을 비하하는 일베 게시글을 자신의 SNS 계정에 퍼 날랐다. KBS 간부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하자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이런 유가족들의 행태는 정말 싫다"고 한 바 있다.

차기환 변호사 (사진=미디어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차 변호사를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방해한 특별조사위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4·16단체들은 "특조위에서 '박근혜 7시간 공백 조사'를 결정하자, 해수부가 비밀리에 작성한 대응 지침에 따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진실을 은폐한 것이 드러났다"며 "차 변호사는 '특조위 전원 사퇴'를 내세우며 협박하고, '특조위 청산백서 운영보고서'를 집필하는 등의 수법으로 1기 특조위를 강제해산 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4·16단체들은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방문진 이사에게는 민주적이며 공정한 방송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공복지 향상 의지가 요구된다"면서 "차기환이 방문진 이사 후보로 선정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27일 5·18 단체 역시 규탄에 나섰다. 5·18 단체들은 "몰상식적인 인사가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와 미디어 전문성이 요구되는 방문진 이사로 활동하는 것은 언론이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의 공정한 매체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보통의 상식을 부정하는 최악의 흉기로 작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5·18 단체들 역시 방통위의 '올바른 판단'을 요구했다.

차 변호사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남파설을 주장하고,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사격 증언을 '유언비어'라고 규정했다. 차 변호사는 2012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경악!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기사(뉴스타운)를 공유하며 북한군 남파설을 주장했다. 2013년 '일베'에 올라온 '5·18 광주사태를 영화화한 <화려한 휴가>에 대한 특전사 부대원들의 성명'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차 변호사는 "최근 지만원 씨가 수사 및 재판 기록에 기하여 주장한 내용과 일치하네. 영화 내용이 사실과 중요 부분에서 달라 국민들을 오도"라고 썼다.

이어 같은 해 그는 트위터 계정에 헬기사격을 봤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유언비어라고 주장하는 극우사이트 '일베' 글을 공유했다. 그는 이 글에 "5·18에 대한 진상에 대하여 국민들의 오해, 과장, 왜곡이 너무 많다"며 "이런 진실을 향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군의 헬기사격이 있었음을 인정,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차 변호사는 2009년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추천으로 6년간 8·9기 방문진 이사를 역임했다. 방문진 이사 임기 종료 후에는 KBS 이사를 맡았다.

차 변호사는 KBS 이사직을 수행하던 2016년,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문건 유출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당시 그는 KBS 이사회에서 보도본부장과 통합 뉴스룸 부장들을 상대로 JTBC 태블릿PC 입수 경위에 문제가 있다며 왜 KBS는 이 같은 문제를 보도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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