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7일 KBS·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원자에 대한 의견과 질의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언론노조는 ▲이사회 기능을 초월한 직무수행 계획을 제출한 자 ▲특정 정당에서 활동한 자 ▲방송사 내부 분열을 과장해 서술한 자 등 부적절한 지원자 유형을 6가지로 나눠 "선출되지 말아야 할 지원자"라는 의견을 밝혔다.

KBS와 MBC (사진제공=KBS, MBC)

언론노조는 의견서에서 “77명의 지원자가 제출한 지원서를 검토해 KBS와 MBC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및 공익성을 감독·관리할 이사로서 선출되지 말아야 할 지원자의 유형을 선정했다”고 적어 방통위에 제출했다.

언론노조는 가장 먼저 ‘이사회의 기능을 초월한 지원 동기 및 직무수행 계획을 제출한 자’를 부적절한 인사로 지목했다. 언론노조는 “이사회는 인사 결정을 할 수 없으며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개입이나 평가는 할 수 없다”며 “다수의 지원자들은 집행기관이나 사장의 권한인 세부적인 조직 개편, 특정 본부 및 국 인사에 대한 부적절한 개입을 노골적으로 지원 동기 및 직무수행계획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자 중에는 이사의 최우선 사명으로 ‘공영방송 쟁취’, ‘공영방송 쟁취를 위한 범사회적 투쟁 연대 결성’, ‘노영방송 척결’ 등을 거론한 이들이 있다. (▶관련기사 : 'MBC 보도 바로잡겠다'는 방문진 이사 지원자들)

‘특정 정당과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자, 추천단체가 특정 정당의 국회의원인 자, 공영방송 이사를 직업으로 간주한 자’들도 부적절 인사로 지목됐다. 언론노조는 “일부 지원자들은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의 공영방송 이사 정당 추천 배제 요구를 알고 있음에도 국회의원 추천을 지원서에 명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미디어특보단장을 맡았던 지원자는 지원서의 주요경력에도 이를 누락시키며 정치적 활동을 은폐했다”고 했다. (▶관련기사 : KBS 이사에 지원한 정치권 이력의 후보자들)

2009년 방문진 이사를 연임하고, 임기 종료 후 KBS 이사로 활동한 지원자를 두고 언론노조는 “두 공영방송의 이사직을 마치 직업처럼 옮기는 지원자는 특정 정당의 정치적 후견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 지원자는 지금까지 여야 추천으로 공영방송 이사회가 구성된 잘못된 관행의 대표적인 인사이며, 공영방송 이사 재직 시에도 정파적인 활동으로 정치적 후견주의의 폐해를 이력으로 입증한 바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방송사 내부종사자 간 분열을 과장하고 부적절한 평가를 통해 문제를 지적한 자’, ‘특정 프로그램과 종사자에 대한 정치적 평가를 제시하며 인사 개입 의도를 밝힌 자’ 등은 “절대 공영방송 이사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분야별 전문성에 KBS·방문진 이사회 기능과 무관한 직위와 경력만을 나열한 자’에 대해 언론노조는 “KBS와 방문진 이사 또한 무수한 자신의 이력에 한 줄 더 추가하려는 명예욕에만 몰두한 이들로 KBS와 MBC에는 공영방송에 자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명확히 밝히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원서 항목 중 ‘지역활동 및 기여’에 ‘지역 공동체에 대한 참여나 활동은 부재한 자’ 역시 부적절 인사로 지목됐다. 언론노조는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의 지원서에 지역활동 및 기여가 포함된 것은 지역 시청자 시민과 일상에서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방송이 아닌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공동체 참여 경험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항목”이라며 “지역활동을 단순히 지역 방송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 경력, 지역 관련 연구 실적, 지역사회 봉사 이력만으로 이해하는 지원자들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방통위에 지원자들에 대한 5가지 공통 질의를 보냈다. KBS·MBC가 제시한 공적 책무와 세부 과제를 알고 있는지, 새로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시민평가단을 설치 운용하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이다.

또한 보도 공정성에 대한 정당·정치권의 지적이 있을 때 이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불안정 고용 및 근로자 지위 불인정 등의 문제에 이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KBS 이사 지원자들에게는 KBS 지역총국과 지역국의 공적 책무에 대한 질문을 추가했다.

언론노조는 방통위에 “20일까지 지원자들에게 질의한 뒤, 각 질의에 추가한 질의의도는 답변에 대한 평가로 참조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통위는 27일까지 KBS 이사 지원자 55명과 방문진 이사 지원자 22명의 지원서를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KBS 이사 지원자 2명은 자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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