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남북 연락선 복원 배경에 대해 “북한의 식량 문제를 둘러싼 내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10시 남북 직통 연락선이 전면 복원됐다. 지난해 6월 9일 ‘대북전단 사태’로 단절된 지 413일 만이다. 정세현 부의장은 2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줄 알았는데 봄이 오고 있었다”며 “지난 4월부터 꾸준히 남북 간 노력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며 남북 관계회복 문제로 소통해왔다.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후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활용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부 제공)

정 부의장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미국과 만나면 북한 관련 논의를 할 텐데 미국과 한국은 각자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이를 위해 대화를 시작했다”며 “연장 선상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잘 끝났다”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 부의장은 “지나고 보니 바이든 발언이 한미간의 조율을 통해 나온 게 아니라 남북간의 물밑대화가 한미교류 과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직통 연락선 복원은 정전협정 68주년 기념일에 맞춰 이뤄졌다. 정 부의장은 “합의는 지난 주말에 했다고 하던데 굳이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진 날로 잡은 걸 보면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긴장을 완화해나가자는 쌍방의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직통 연락선 동의 배경으로 ‘북한 내부 식량 문제’를 꼽았다. 정 부의장은 “내부원인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신문, 중앙통신 등을 보면 농사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한다. 기후조건이 안 좋아 옥수수 껍질이 노랗게 타버릴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금년 식량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기에 이런 문제를 풀어줄 상대는 남쪽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남쪽 통일부 장관의 관계회복 제안에 호응하면서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미국은 남북이 먼저 협력하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들어 북미 대화를 할 수 있는 초석을 깔아주면 그때 등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8월 15일 이후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했다.

정 부의장은 “한미연합훈련에 북한은 경기를 일으킨다. 통신선 복원해놓고 한 달도 안된 시점에 한미연합훈련 문제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간에 조율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어느 시점에 중단한다고 발표할 것인지 조율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이런 문제를 오래 했던 사람의 촉이 있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통일부가 나설 차례라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괜히 남북관계 맥락도 모르고 국정원이 나서야 한다느니 국가안보실이 나서야 한다는 말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북한을 향한 비대면 지원 방식을 고민해봐야 한다. 의약품 문제도 함께 해결할 방법을 연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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