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노보를 통해 22명의 방송문화진흥회 차기 이사 지원자 중에서 우선 5명의 부적격 인사를 추렸다고 밝혔다. 김도인, 최기화, 지성우, 차기환, 함윤근 지원자 등이다.

MBC본부는 이외의 17명 지원자에 대해 추가로 부적격 사유를 제보받아 검증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왼쪽으로 김도인, 최기화 현 이사와 지성우, 차기환, 함윤근 지원자 (사진출처=언론노조MBC본부 노보)

MBC본부는 김도인 지원자에 대해 “MBC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받아 온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김재철 사장 시절 편성기획 부장으로 김미화, 윤도현 등 라디오 DJ들의 강제 하차에 관여하면서 MBC 라디오의 경쟁력과 위상을 추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이후 편성국장, 편성제작본부장을 맡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촛불 혁명을 다룬 ‘탄핵’ 다큐와 ‘6월 항쟁’ 30주년 기념 다큐의 제작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켰고, 이에 반발하는 PD들을 인사조치 시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MBC본부는 김 지원자가 김장겸 전 사장이 방문진에서 해임된 이후 퇴직금은 물론 특별 퇴직 위로금까지 요구하며 MBC 이사 사퇴를 거부했고,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로 선임됐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11기 방문진 이사 임기 동안 MBC의 방송과 편성에 관여를 시도하며 월권을 일삼았던 김 이사가 12기 방문진 이사에 연임하겠다고 나선 것을 몰염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최기화 지원자에 대해선 “MBC의 암흑기에 기획국장, 보도국장, 기획본부장을 맡아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2015년 보도국장 재직 당시 MBC의 편파 뉴스와 왜곡 보도 주도 ▲이를 비판하는 민주방송실천위원회 보고서를 찢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결 ▲기획국장 재직 당시 서울 구로와 여의도 일대를 ‘유배지’로 만들어 대규모 인사 조치 관여 ▲‘장충기 언론인 리스트’에 오른 사건 등을 나열했다.

MBC본부는 “최 이사는 지난 2018년 김도인 이사와 함께 자유한국당의 추천을 받아 방문진 이사로 돌아왔고 MBC 구성원들의 분노를 샀는데 또다시 연임을 노리는 것은 지속적으로 MBC의 방송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교수인 지성우 지원자의 논문을 거론했다. 지성우 지원자는 2017년 8월 <미국헌법연구 제28권 제2호>에 ‘공영방송의 내부적 자유와 공정성에 관한 연구’란 논문을 발표했다. MBC본부는 “2012년 MBC 170일 파업에 관한 사법부의 판결들이 방송사업자가 갖는 방송의 자유를 과도하게 간섭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며 “공영방송의 직접적 주체는 방송사업자에 국한될 뿐이며 방송종사자는 사업자의 명령에 따르는 수동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등 사법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 교수는 법원이 방송법상 편성규약을 의무적 교섭 사항에 속하는 단체협약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로 인해 방송사 파업과 쟁의행위가 상시화될 위험성이 있다는 논리적 비약도 서슴지 않았다”며 “공영방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상식조차 갖추지 못한 지성우 교수를 방문진 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기환 지원자는 2009년 당시 한나라당 추천으로 6년간 방문진 이사 8기, 9기를 연임했으며 임기 종료 후 KBS 이사를 맡았다. MBC본부는 “차 전 이사는 방문진 이사로 활동할 당시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등에 앞장서며 MBC를 철저히 망가뜨린 장본인으로 손꼽힌다”며 “판사 출신의 대표적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차 지원자를 ‘2015년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거짓 사실 유포로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고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에 반대하는 등 특조위 활동을 앞장서 방해했던 인물’이라고 꼽았다. 차 지원자가 2015년 시위 도중 사망한 백남기 농민 사건 관련해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 등이 백 씨를 폭행해 숨졌다”는 거짓 사실을 유포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MBC본부는 “무엇보다 차 전 이사는 KBS 이사로 재직할 당시 300만 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확인돼 KBS 새노조가 해임 대상으로 지목한 전례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함윤근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서 “MBC 보도국 내 거의 모든 보직간부들이 언론노조 조합원인 현재의 실정에 대해 통계적 분석을 실시해 만약 어떤 편향성이 나타난다면 이를 시정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본부는 “방문진은 MBC의 관리 감독 기관으로 보도국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명시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정방송협의회와 편성위원회에 소수노조원들을 의무적으로 넣겠다”는 공약에 대해 MBC본부는 “MBC 인사 및 편성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월권을 넘어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함 지원자의 변호 이력을 두고 “사회적 약자 대신 소위 기득권의 입장을 변호해왔다”고 평가했다. 세탁기 관련 재물손괴 등 L전자 사건, 배임·횡령 등 형제간 분쟁 H그룹 사건, 배임관련 K 회장 사건 등은 모두 "대기업 사건"이며 서지현 검사 사건의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장, ’돈 봉투 만찬‘의 장본인 이영렬 전 지검장 변호를 맡았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는 27일 오후 6시까지 이사 후보자 지원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민 의견수렴을 실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방통위는 결격사유 확인, 면접심사 등을 진행한 뒤 전체회의를 열고 방문진 이사 임명을 의결하게 된다. 방통위는 8월 중순경 방문진 이사와 감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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