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경인지역 지상파 OBS의 대표이사로 김학균 전 OBS 미디어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학균 대표이사의 보직은 전무다. 전 박성희 OBS 대표이사 사장이 재신임 석 달 만에 사퇴해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가 당분간 공석인 사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이번 '대표이사 전무'는 OBS 구성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장 공모를 사전에 차단하는 카드로 판단된다. 그동안 OBS는 사장 공모제를 실시해왔다.

경인지역 지상파 OBS의 새 대표이사로 김학균 전 OBS 미디어본부장이 선임됐다. (사진=OBS)

OBS는 지난 21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 전무는 경기일보 기자 출신으로 1998년 iTV경인방송에 입사해 2006년부터 OBS에서 보도국장, 경영국장, 미디어전략국장, 미디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는 직장 내 괴롭힘, 음주운전, 업무 중 골프, 한나라당 지방선거 후보 대변인 등의 전력으로 OBS 주요보직을 거칠 때마다 구성원 반대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 대표이사 전무 선임은 직전 박성희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갑작스러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졌다. 지난 3월 박성희 사장 재신임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그가 사퇴의사를 일찍 밝혔다면 수순에 따라 후임 사장 공모가 진행돼야 한다. 박성희 전 사장은 재신임 직후 '미래경영메세지'라는 글을 통해 "OBS가 어려운 난관을 헤치고 '작지만 탄탄한 경영', '독특하고 차별화된 방송'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지난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이하 OBS지부)는 성명을 내어 '빠른 사장 공모'를 촉구했다. OBS지부는 "사장은 사원들의 임금 삭감이라는 성과를 얻고 속절없이 떠나갔다"며 "사장의 사퇴가 사원들에게는 갑작스런 발표겠으나, 이사회와의 의견 조율 없이 느닷없이 발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OBS지부는 "주총을 통해 사장 대행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가능한 대행체제를 짧게 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모로, 쌓여있는 현안과 노사 문제를 해결할 능력있는 사장 선임을 위해 이사회와 경영진은 최대한 노력을 다해야만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학균 신임 대표이사 전무의 전력은 입길에 자주 올랐다. 지난해 9월 OBS는 조직개편을 단행, 경영·편성·보도·제작을 총괄하는 '미디어본부장'직을 신설하고 그 자리에 당시 김학균 OBS 인천총국장 겸 경영국장을 임명했다. 이에 OBS지부는 "최악의 조직개편"이라는 비판과 함께 김학균 미디어본부장 임명을 그의 전력을 들어 반대했다.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는 인천총국장 재직 시절 욕설이 포함된 강압적 업무지시로 기자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발돼 징계를 받았다. 보도국장 재직 시절에는 업무시간 중 회사차량으로 기자들을 대동해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이어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수원시장 후보 대변인을 맡았다. OBS는 2011년 보도국장겸 편집제작팀장에 당시 김학균 경영기획실장을 임명했다. OBS지부와 취재기자들이 보도국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인사라며 반발했지만 OBS 임명을 강행했다.

또한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는 사업국장직 수행 당시 부하직원이 외주업체 금품을 요구하고 뜯어낸 사건이 발생해 근신 징계를 받았다. 경영국장직 수행시절에는 부하직원의 금전 관련 해사행위가 발생했다. 아울러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김학균 대표이사 전무는 애초 올해 3월 OBS 퇴사 후 자회사로 자리를 옮기기로 자원했으나, 돌연 미디어본부장에 임명됐다. 당시 박은종 OBS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사장이 한 건 아니라는 의심이 든다. 결국 대주주(영안모자, 회장 백성학)가 입김을 불어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미디어스는 OBS 측에 ▲박성희 전 사장 사퇴 사유 ▲향후 사장 공모절차 계획 ▲김학균 대표이사를 둘러싼 비판에 대한 입장과 선임 사유 등을 질의했다. OBS 측은 박성희 전 사장 사퇴와 관련해 개인의 문제로 회사가 답할 사안이 아니고, 나머지 질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