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고대영 전 KBS 사장이 2011년 국세청 관계자들과 접대성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대영 전 사장은 "KBS 사장 재직 시절 (국세청 관계자와)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고 전 사장은 2011년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했다.

뉴스타파가 21일 공개한 윤우진 전 용산 세무서장 인터뷰에 따르면, 윤 씨는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이 부탁해 정치부장했던 이OO(KBS 기자), 고대영과 4명이 골프를 한 번 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육류업자 김 모 씨가 골프비를 대납했다고 밝혔다.

고대영 전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윤우진 씨는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이 골프를 부탁한 것에 대해 “1국장은 KBS, 2국장은 MBC, 3국장은 기타 언론. 이렇게 (관리 주체가) 분할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국장이) KBS 담당이니까 ‘정치부장, 사장하고 골프 한 번 하자’고 해서 내가 골프를 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대영 전 사장은 뉴스타파에 “KBS 사장 재직 중에는 윤우진 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없으며, 갈비 세트를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모 기자는 “윤우진 전 서장과 한 번 정도 골프를 친 사실은 있다”고 했다.

또한 고대영 전 사장은 2011년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했다. 고 전 사장이 KBS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2016년으로, ‘KBS 사장 재직 중 윤 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없다’는 해명은 성립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2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고대영 사장에게) ‘사장 재직할 때가 아니고 다른 보직을 맡고 계실 때는 골프친 사실이 있습니까’라고 재차 물었더니 답변을 안 했다”고 밝혔다.

한상진 기자는 고대영 전 사장의 실명만 공개한 이유에 대해 “윤우진 씨가 골프접대를 했다고 특정한 사람은 딱 두 명이었다”며 “KBS 사장을 지냈으면 공인이기에 실명을 공개하는 게 어색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모 기자도 KBS 고위직 간부이긴 하지만 실명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언론사 관계자와 골프를 친 것과 관련해 한상진 기자는 “윤우진 씨는 ‘언론을 관리한다’는 표현을 계속 쓴다”며 “관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윤 씨는 영등포세무서장이 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는다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우진 씨는 2012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기자 명단을 경찰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선물 보낸 기자 16명 명단은 (경찰에) 다 줬다”며 “그거는 하나도 보도를 안 하고, 검사들하고 한두 번 골프 친 건 언론플레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상진 기자는 “(윤 씨가) 검사들과 골프를 친 건 정황 증거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며 “그중 한 사람이 윤석열 씨다. 윤석열 씨 말고 당시 현직 검사들이 윤우진 씨와 인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정황은 굉장히 많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를 친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경찰은 인천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진 기자는 “압수수색은 증거를 수집하고 증거인멸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그러나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면서 내놓은 논리는 ‘제보자와 육류업자 대질신문 같은 걸 해서 증거를 축적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우진 씨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변호사 소개 의혹’ 당사자다. 윤 전 총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윤 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씨는 윤 전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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