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PD수첩>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 편이 시청자위원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위원회에서 유해진 시사교양 본부장은 “최근 제작한 방송 중 가장 힘들었다”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데 유의미한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PD수첩>은 6월 15일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 편을 방송했다. 2010년 침몰 당시 천안함 함장이 출연해 자신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대청해전의 결과가 천안함 피격사건이라고 생각한다”는 최원일 전 함장의 주장, 어뢰공격 가능성이 보고됐으나 묵살됐고 보고 과정에서 북한 어뢰공격 가능성이 누락됐다는 점 등을 전했다.

(사진=MBC)

이날 방송에서 북한 어뢰공격을 입증하는 과학적인 근거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 잠수함 충돌설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이스라엘 군함과 해당 사건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도 없다”는 답변을 전했다.

신혜경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6월 시청자위원회’에서 “<PD수첩> 천안함 생존자의 증언편은 시의적절하고 좋았다”며 “특히 생존 장병들의 인터뷰를 듣는 게 호소력 있었고 취지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천안함과 관련한 방송에서 시청자가 기대한 것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실체를 밝혀주는 것’이었는데 실상 이 방송의 기획의도는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윤미 위원은 “천안함 생존자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려 할 때 군 수뇌부에서 그들을 어떤 식으로 유린하고 무능함을 감추려 했는지에 대해 적나라하게 방송했다”며 “천안함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다뤄달라”고 했다.

이광이 위원은 “그동안의 의혹을 부족하나마 생존자의 증언 등을 통해 다가간 첫 보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며 “방송 시작할 때 국민들의 천안함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괄하고 본론에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와 지난 정부의 차이점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다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해진 시사교양본부장은 “가장 힘들었던 방송이었다”며 “천안함 사건은 우리 사회 진보·보수가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극단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 왜 이 사안을 방송하는가의 문제에 대해 제작진이 해명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사실이 등장했느냐는 부분도 설명돼야 한다고 생각해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천안함 사건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인 폭침이냐 좌초냐는 부분은 제작진이 건드릴 수 없었다”며 “오히려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사안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잘못 다루고 있는지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는 건 아닌지에 초점을 맞춰 방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송이 천안함이라는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첫발을 뗀 유의미한 방송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천안함을 둘러싼 다른 의혹을 소거하는 대목이 허술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 시간 안에 구성하려다 보니 허술하게 담겼지만,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최초로 공식적 답변을 한 내용이어서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뢰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는 현장의 보고가 누락된 사실도 중요하게 보도했지만 왜 보고가 누락됐는지 사실을 규명하지 못했다”며 “당사자들이 계속 군사 기밀이라는 이유로 정보를 제작진에게 공개하지 않아 정황적으로 접근해 본질을 추적하는 데는 아쉽고 미흡한 면이 있었다”는 아쉬움을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북한 관련설을 극도로 자제하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 소행으로 급선회하는 정황도 알아보려고 했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함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본질을 포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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