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ABC협회 인증 부수에 대한 정책적 활용이 중단되고 구독자 조사 기반의 개편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하지만 구독자 조사에 기반한 정부광고 집행 기준이 신문산업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고, 정정보도·포털 제휴 등의 지표반영은 언론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12일 성명을 내어 "부수 인증 제도에 대한 전면적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급하게 추진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섣부른 개편안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BC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사항에 대해 최종 이해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ABC협회의 부수 공사에 대한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향후 구독자 조사를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 삼는다. 기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수행 중이던 5천명 대상 열독율·구독률 조사의 표본을 5만명으로 늘려 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문체부는 언론중재위원회 직권조정(정정보도) 건수, 언론사의 자율심의 참여 결과 등을 '핵심지표'로 삼을 계획이다. '참고지표'는 포털 제휴여부, 인력 현황, 법령 위반여부 등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구독자 조사 표본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종편을 가진 신문재벌 언론사가 현재도 영향력으로 신문시장을 과점하는데, 구독자 조사에도 이런 기울어진 지형이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과정에서 가뜩이나 독자 감소에 몰린 지역 주간지·일간지가 불이익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정정보도의 경우 언론사가 오히려 언론중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 지표 점수는 하락할 수 있다는 역설은 재고되어야 한다"며 "만약 언론중재나 자율심의에 대상이 되는 보도가 권력·자본 감시 성격이라면 언론사 내부에서 보도 위축 효과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제휴에 대해 언론노조는 중앙-지역, 제휴-미제휴 언론사 간 형평성 시비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이미 네이버·카카오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앞세워 포털 플랫폼에 '입점'시키며 뉴스 생태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문체부는 이런 생태계 개선책은 내놓지 않으면서 오히려 포털 제휴를 지표로 쓰겠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차별·형평성 시비를 일으켜 조사결과에 대한 불신과 반발을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를 제안했다. 정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언론사 경영진 단체, 언론시민단체, 언론학계 등이 모여 신문산업에 대한 평가지표 개발과 지원제도 수립을 종합적으로 검토·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언론노조는 유료부수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문체부, 한국신문협회, 한국지방신문협회 등의 책임을 물었다. 부수 부풀리기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신문업계와 이를 방조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노조는 "결국 업계 스스로 자정할 기회를 놓치면서 아예 제도가 '소멸'하는 파국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면서 "문체부는 개편안만 내면 끝인가. 문체부가 여태껏 그런 실정을 몰랐으면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알았다면 사용자단체들과 밀월관계로 묵인한 건 아닌지 돌이켜 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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