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번 이야기는 도시 부부의 사연이 중심으로 펼쳐졌다. 시골 마을로 온 도시 부부에게도 아픈 기억이 존재했다. 도시에서 열심히 살던 그들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배신을 당했다. 오직 이익과 성과에만 집착하는 도시의 삶은 그들에게는 전혀 맞지 않았다.

제약사에서 근무하며 능력도 인정 받았지만 후배의 죽음은 도시 부부 남편의 삶을 뒤흔들었다. 도시 부부 부인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가로 성공하고 싶어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관장의 요구로 남의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지만,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관장 아들에게 대상을 주는 상황과 앞에서는 웃으며 뒤에서는 자신을 흉보는 이들에게 질릴 수밖에 없었다.

순박해서 오히려 손해만 봤던 이 부부는 그 어디에도 정착하기 어렵다 생각했다. 해남의 그 마을도 정착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들 여정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찾았던 곳이다. 그곳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되기까지 중요한 성장통을 겪게 된다.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

하얀 늑대의 전설은 아이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한때 최고의 배드민턴부였던 해남서중을 이끈 하얀 늑대는 어느 날 사라졌고, 그렇게 전설은 끝나버렸다. 최고의 선수라 불렸던 강태선도 선수로서 삶도 끝냈다는 점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배 감독이 폭력을 행사해 아이들을 우승시켰고, 그로 인해 팀도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 누군가의 이야기였다. 전설은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이의 증언보다는 풍문으로 떠도는 썰들을 모아놓는 경우들이 많다는 점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할 길은 당사자 외에는 없다.

아이들이 걱정을 하자 윤 코치는 의문을 풀기 위해 당시 사건을 알 수 있는 이들을 찾아다녀보지만 누구도 그날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배드민턴 집 사장이 과거 하얀 늑대 시절 코치였고, 문제의 사건이 있던 날도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까지는 알게 되었다.

노 사장을 찾아가 물어보지만, 당시 노 코치였던 그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10년 전 사건의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함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하얀 늑대가 아니라, 선수 생활을 그만둔 강태선이 문제의 핵심일 가능성이 높다. 그가 보인 행동을 보면 최고의 선수라는 생각에 기고만장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밖에 없어 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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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부부는 불임과 관련해 마을 사람들과 충돌 후 떠나려 했다. 하지만 떠나려 하면 발목을 잡는 상황들이 발생했다. 특별한 일도 아닌, 마을 사람들의 전화를 받거나 읍내로 가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전부였다. 특별한 일이라기보다 그저 마을 사람들의 일들을 도와주는 것이었다.

아내가 주도하며 마을을 뜨려 하고, 남편은 미련이 남은 모습이다. 하지만 부부 모두 이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아 한다. 마을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도시에서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 사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마을에 처음 이사 온 날 해강이 준 카레는 그들에게는 인생 카레였다. 죽음을 각오하고 실행하려던 순간 먹은 카레는 천상의 맛이었지만, 마을에 정착하기로 결심한 상태에서 해강이 건넨 카레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정말 먹기 어려운 수준의 카레 말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막 벗어난 순간과 안정적으로 마을에 정착하려는 상황에서 맛보는 카레가 다른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카레이지만, 사람의 마음에 따라 맛을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니 말이다. 대립각을 세웠던 왕 할머니 딸인 신 여사는 몰래 동치미를 놔두고 가는 모습으로 마음을 전했다.

해남 마을을 찾아온 찬이로 인해 아이들은 즐거웠다. 해강을 제외하고 모두 친한 사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찬이가 할머니 집을 가기 위해 잠깐 들렸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추측처럼 찬이는 세윤이를 보러 일부러 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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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찬이가 울산 할머니 댁에 간다며 해남을 찾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찬이가 그렇게 세윤이를 좋아하는 모습에 해강이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다.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찬이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해강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체 선발전을 위해 해남서중과 화순 오성중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천 코치가 새롭게 오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선수들끼리 인사도 하지 말라고 했다. 천 코치는 오직 이기기 위한 나름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다.

팽팽한 경기를 이어가며 마지막 선수인 해강의 약점을 상대편이 알게 되었다. 눈 부상으로 인해 힘겨운 상황에서 인솔은 과거 시합을 통해 해강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고, 네트 플레이 위주로 한다는 해강의 필승 전략이 완성되었다.

문제는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가 이를 알고 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네트 플레이를 피하고, 경기를 오래 지속하도록 방향을 전환한 것은 해강이 여전히 눈 부상이 치료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는 의미였다. 그 정보는 어떻게 전해진 것일까?

용태가 상대팀 절친 은호에게 아무 생각 없이 해강이 눈 부상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친구를 위로하기 위한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나온 말이었다. 이를 듣고 은호는 천 코치에게 전했고, 그렇게 상대는 해강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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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코치는 빌런이 분명하다. 학부형에게 돈을 요구하는 듯한 행동도 보였다.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은호는 소체에 나갈 수 없다고 직접 언급할 정도다. 그리고는 청소를 시키는 행위는 협박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에게 치이며 죽고 싶을 정도의 위기까지 맞았던 도시 부부는 해남에 내려와 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정도로 삶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는 사실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해인이가 유치원에서 받은 과제인 '사랑을 표현해 보세요'를 사람들은 사랑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이는 해인이 원하는 답이 아니다. 그 답은 도시 부부 아내가 그려준 그림에 있었다. 해강이 카레를 건네는 행위가 바로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해강이와 해인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도시 부부만이 느낄 수 있는 진한 사랑은 바로 해강이 건넨 카레이니 말이다. 해남은 여전히 따뜻한 사랑이 넘치고 있다. 오해도 하고 억측도 하지만, 이들은 이 모든 것이 서로를 위함임을 알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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