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4개월째 지속되는 리더십 공백에 연합뉴스 내부 시스템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여당이 뉴스통신진흥회 출범을 시사한 가운데 연합뉴스 구성원들은 국민의힘의 책임을 묻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7시 32분 게재된 연합뉴스 기사 <미 플로리다서 12층 아파트 붕괴…"10명 사상">은 매일경제의 외신인용 보도보다 약 2시간 20분 가량 늦었다. 매일경제 보도 이후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TV조선, MBC 등이 뒤를 이어 관련 보도를 했지만 이후로도 한시간 가량이 더 지나서야 연합뉴스 기사가 보도됐다.

연합뉴스 사옥 (사진=미디어스)

연합뉴스 사내게시판에 해당 소식을 남긴 글쓴이는 "통신사로서 기본 기능도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왜 이럴까. 사람으로 돌아가는 언론사에서 인사가 막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는 정치권의 책임 방기로 4개월째 사장·편집총국장 등 리더십 공백을 겪고 있다. 복수의 연합뉴스 관계자에 따르면 신속성과 정확성이 생명인 연합뉴스에서 이번 사례와 같은 일은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인사나 조직개편 등이 수개월 째 멈춰서면서 연합뉴스 구성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관련해 국민의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진흥회 출범을 시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가 들어섰음에도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노린 의도적 침묵과 반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이제는 정쟁을 중단하고 공영언론 정상화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2일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시간끌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며 "끝내 야당이 참여를 거부한다면, 오는 6월 말까지 정부와 여당 추천위원으로 방송통신심의위와 뉴스통신진흥회를 정상 출범시킬 수밖에 없다라는 것을 미리 경고해 둔다"고 밝혔다. 이후 민주당은 여당몫 방통심의위원 추천 건을 관련 상임위에서 의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진흥회 이사 선임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의도적이고 질 나쁜 태업은 왜 공영언론에서 정치권이 손을 떼어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법을 고치라는 게 아니라 현행법대로 빨리 추천하라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 이미 정권교체는 따놓은 당상이니 놔두면 자기 입에 떨어질 것이라는 오만방자함 아닌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추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박성민 연합뉴스지부장은 "임기가 끝난 경영진은 조직개편과 인사, 주요정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불확실성 속에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매 순간마다 연합뉴스 구성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적절한 이사 후보를 추천할 책무가 있음에도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부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영언론을 볼모 잡아 정쟁을 해야 정권을 가질 수 있나. 몇 줌 되지 않는 권력으로 공영언론 발목을 잡겠다는 술수는 그만 써라"라며 "이어질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정에서도 발목잡기로만 일관할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변혁과 세대교체를 한다는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지부는 기자회견문에서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연합뉴스 곳곳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경영악화와 언론환경 급변에 대처할 인사와 정책 결정이 모조리 중단됐고 경영적 판단조차 제때 내리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회사 전체가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피해자는 뉴스를 소비하는 일반 국민이 될 수밖에 없다. 야당 추천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 6인 만으로라도 진흥회를 하루빨리 출범시켜야 한다고 줄곧 주장했던 이유"라며 "국민의힘이 더는 진흥회 출범을 지연시킬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일방적 임명 운운하며 트집을 잡는다면 국민의힘은 적반하장이란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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