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는 조선일보의 최근 성매매 관련 기사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딸의 이미지가 사용된 것을 보고 분노와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이러고도 조선일보가 과연 언론사라고 말할 수 있는가’였고, ‘언론사가 이렇게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였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것은 다른 기사도 아닌 성매매 사건 기사에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는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실은 것이다. 그것도 이 여성의 아버지 이미지까지 함께 실어 누가 봐도 조국 전 장관 부녀라고 인식할만한 삽화를 성매매 사건과 연결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사람의 신체적 생명을 죽이는 것만 살인이 아니다. 조선일보가 저지른 이번 사건은 한 시민에 대한 인격살인에 다름 아니다. 조선일보는 조 전 장관의 딸 이미지에 자신의 딸 이미지를 놓아보고 그 당사자가 입었을 더럽혀진 명예와 모욕과 마음의 상처를 헤아려보기 바란다.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열린 '조선일보 반인권보도 규탄 및 제도개선 촉구 긴급 기자회견' (사진제공=민주언론시민연합)

우리는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정치적 시시비비에 관여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우리가 여기서 문제 삼는 것은 언론의 책임과 윤리와 극도의 잔인함과 패륜에 대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가 얼마나 잔인한가를 보았을 것이다. 언론이 사람을 비판할 때에는 고도의 책임과 윤리가 따라야 한다. 한 인간에 대한 비판이 가져올 사회적 가치(공익)와 비판의 대상이 입을 명예의 손상 사이에서 깊은 책임을 느끼고 고민하며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한다. ‘비판’이 이성의 통제를 넘어서면 ‘비방’이 되고, 비방이 지켜야할 선을 넘으면 인신을 공격하는 ‘폭력’이 된다.

우리는 조선일보의 언론 폭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보아왔다. 이 가운데는 명예를 잃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보도가 나갔을 때에도 사과는 형식에 그친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 사건에 관한 사과도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게 중론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사과만도 이번이 두 번째이니 이런 명예훼손 보도가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케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우연히 저지른 실수라고 보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증오와 혐오를 끊임없이 조장하고, 인신공격으로 사람들의 명예에 상처를 입혀온 조선일보의 오랜 전통과 잔인한 특성이 쌓이고 쌓여 터져버린 필연적인 사건이라고 본다. 그래서 ‘마침내 터질 것이 터졌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사건이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고의든 실수든 이 정도라면 이미 도덕적으로나 언론사가 갖추어야할 기본으로 보나 언론사로 존속할 가치가 없음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조선일보가 더 이상 언론사일 수 없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여준 것이다. ‘실수’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이런 ‘무책임한 실수’가 있을 수 있는가? 이것은 사람을 죽여 놓고도 그것은 실수였다고 말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이 사건을 한국의 언론계와 국민들이 ‘중대한 사건’으로 다루어 주기를 기대한다. 고의성 여부부터 철저히 밝히고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철저한 책임추궁이 뒤따르지 않으면 이미 타락한 언론은 더욱더 타락할 것이고,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르는 더 추악한 패륜행위가 계속될 것이다. 오늘의 범죄를 ‘용인’하는 것은 내일의 범죄를 ‘조장’하는 것과 같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