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S는 참 드라마 복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드라마 면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KBS가 올해에는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대박이라고 할 수 있는 <웃어라 동해야>는 연기력 논란과 막장 컨셉으로 비난을 받았고, 나머지 드라마는 거의 중박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연기대상 후보도 뚜렷하지 않은 애매한 상황입니다. 아마 <공주의 남자>의 김영철, 박시후, <브레인>의 신하균, <오작교 형제들>의 김자옥, 그리고 <웃어라 동해야>의 도지원 정도로 좁혀지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브레인>과 <오작교 형제들>은 현재 진행중이라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고, <공주의 남자>의 박시후는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큰 임팩트가 없어서, 개인적으론 김영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주원과 유이의 신인상 후보입니다. 둘 다 좋아하는 배우와 가수이기도 하지만 올해에는 꼭 이 두 사람이 받았으면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작년의 한을 풀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제빵왕 김탁구>에서 주원을 봤을 때부터 왠지 마음에 드는 배우였습니다. 남자배우를 응원하고 좋아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상하게 그에게는 끌리더군요. 그런데 그를 더 동정하게 된 케이스가 바로 작년 연기대상 때였습니다.

작년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는 <제빵왕 김탁구>였습니다. 그 안에서 주원은 “구마준” 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했습니다. 구마준이라는 캐릭터는 지금의 황태희 캐릭터보다 더 힘든 캐릭터라고 생각될 정도로 소화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습니다.

본성은 착하나 완전히 삐뚤어졌고 강한 척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리고 겁이 많은 이중적인 캐릭터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으나 실제로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불쌍한 캐릭터였지요. 신인이 소화하기에는 힘든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구마준의 캐릭터를 주원은 잘 소화해냈고, 그래서 당연히 신인상이 주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상은 <성균관 스캔들>의 박유천에게 돌아갔습니다. 연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고 또한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주원의 연기가 훨씬 더 뛰어났고 캐릭터도 더 어려웠는데, 그 상이 박유천에게 주어지니 화제성이나 인기 때문에 주원이 손해를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게다가 박유천은 신인상만이 아닌 인기상에 베스트 커플상 그리고 한류상까지 4개의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런데 주원은 한 개의 상도 받지 못했다는 게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연기를 못해서 그랬다보면 모를까 연기를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과가 나오니 씁쓸하기 짝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 그를 더욱 응원해주기로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해에 더욱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올해 주원은 신인상뿐만 아니라 베스트 커플상도 노려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작교 형제들>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시청률 면에서 공헌하고 있는 주원이 과연 작년 연기대상의 서러움을 이겨내고 이번 연기대상에서는 우뚝 설지 궁금해집니다.

이런 아쉬움을 남긴 주원도 유이에 비하면 2010년을 행복하게 보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이에게 2010년은 어쩌면 잊고 싶은 한 해였을지 모릅니다. 긴 시간 공들여 <버디버디>를 촬영했지만 방송사와 제작사 간에 뭔가 맞지 않아 지상파에서 편성되지 못했지요.

특히 <버디버디>는 유이가 올인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그 여파로 올해 초에 유이는 “몰락”이라는 단어까지 들어야 했고, 여러 가지 힘든 과정과 비난을 겪어야 했지요. <밤이면 밤마다>에서는 말하기 좋아하는 MC들 사이에서 제 역할을 못한다고 비난을 들어야 했으며, 두드러진 활동이 없어서 존재감이 많이 없어지기도 했지요.

그런 유이에게 <오작교 형제들>은 그녀를 구원해준 마지막 밧줄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전부터 약간의 동정이 일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유이를 호감으로 바꿔놓은 건 <오작교 형제들>때문이었지요.

많은 아이돌이 연기력 논란을 겪었던 데 비해 유이는 “백자은”이라는 캐릭터에 쉽게 녹아들며 사람들이 우려했던 “아이돌 발연기”가 아닌 좋은 연기로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을 이끄는 시청률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습니다.

한 15회까지는 주원조차 그렇게 부각되지 (캐릭터가 역할이 적었음) 않았던 상황에서, 대선배인 김자옥과 대면하면서 하는 연기에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진정한 “연기돌”로 거듭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011년에 <밤이면 밤마다>의 폐지 이후 거의 존재감까지 잃었던 유이는 <오작교 형제들>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부각시켰지요.

현재 아이돌 중에서는 거의 최상급의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고 틀리지 않을 만큼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1년 하반기에 자신을 재증명할 기회를 얻은 유이가 2011년에 여자 신인상으로 한해를 마감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신인상 후보들을 살펴보니 남자신인상 후보는 조금 경쟁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오작교 형제들>의 주원 이외에도 <공주의 남자>에서 신면 역할을 한 송중호도 있고, <웃어라 동해야>에서 도진이 역할을 맡은 이장우도 있으며, <우리집 여자들>의 트랙스 제이, 그리고 <드림하이>의 김수현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송중호 vs 주원의 경합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신인상 후보에서는 유이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일단 수지와 아이유는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연기로는 유이보다 부족하구요, 그나마 경합이 붙을 사람은 <우리집 여자들>의 정은채, <당신뿐이야의> 한혜린, <사랑을 믿어요>의 황우슬혜 이 셋이 경합이 붙을 것 같습니다. 연기력으로만 놓고 보면 비슷비슷한 것 같긴 한데 화제성으로 본다면 유이가 받을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볼 때는 유이가 주원보다든 조금 상황이 수월하지 않을까 봅니다.

신인상 이외에 이 둘은 베스트 커플상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도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말들이 들려오고 있고, 무엇보다 한창 지금 막 사랑이 (드라마에서) 시작된 터라 화제성도 있고 하니 말입니다.

2010년에 주원은 신인상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고, 유이는 2010년에 정말 힘든 과정을 겪고 나서 “백자은”으로 부활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KBS 연기대상에서 상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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