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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말하는 택배노동자의 '탐욕', 타당할까조선일보 칼럼서 '고연봉 개인사업자의 탐욕'… 사회진보연대 "서민의 오류와 타락"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6.24 11:56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19일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가 택배 노동자 파업을 '탐욕'으로 규정한 칼럼이 조선일보에 게재됐다.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대리점주를 내쫓고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탐욕스런 파업을 벌였다는 내용이다.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업무량, 하청구조에서 발생하는 노사관계의 불균형 등 노동현장을 외면한 '조롱'과 '비난'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회진보연대는 23일 홈페이지에 <서민 씨의 오류와 타락-조선일보 택배 파업 칼럼에 대한 비판>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사회진보연대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택배 파업이 일단락되자 보수언론에 노조를 비난하는 기사들이 떼를 지어 나온다"며 "특히 서민 씨가 조선일보에 쓴 <최악의 노동 지옥이라면서 아무도 그만 두지 않는 '이 직업'의 역설>은 그 종합판"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진보연대는 "이제껏 보수언론에서 제멋대로 짜기워 놓은 이야기들을 가져다 놓고, 서민 씨 특유의 조롱과 비난을 퍼붓고 있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그가 딱 그 꼴"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6월 19일 <[서민의 문파타파] 최악의 노동 지옥이라면서 아무도 그만두지 않는… '이 직업'의 역설>

서 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택배 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 사업자 ▲택배기사의 평균 연소득은 6937만원(CJ대한통운 2018년 발표) 택배기사 4.6%는 연소득 1억 이상, 22.5%는 8000만원 이상 ▲노조활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금지 요구 등을 거론했다. 

서 교수는 "톨스토이가 쓴 ‘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에서 주인공 파홈은 하루 동안 밟은 땅을 몽땅 갖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땅을 더 가질 욕심에 파홈은 쉬지도 먹지도 않은 채 돌아다니다 결국 쓰러져 죽고 만다"고 했다. 

이어 서 교수는 "보통 인간은 이렇게 탐욕스러운 존재. 아무리 택배 기사가 개인 사업자이고 돈 욕심 때문에 죽었다 해도, 그걸 개인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면서 "그러나 대리점 측에서 사람을 더 쓰고 싶어도 그건 불가능하다. 기존 택배 기사들이 자기 구역을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썼다. 서 교수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파업에 따른 불편을 감수해야 할까? 오히려 파업으로 남은 이들이 생명을 위협받게 됐는데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사회진보연대는 택배 기사가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서 교수 글의 전제부터 지적했다. 사회진보연대는 "최근 법원은 택배 기사가 '노조법상 근로자'라는 점에 대해 일관된 판결을 내리고 있다. 법원은 택배 기사가 택배사 및 대리점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하고 있고,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서민 씨는 비판하는 사람의 기본적 자세인 기초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2019년 택배기사들이 설립한 노조를 인정하지 않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시정지시를 받은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은 중노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은 "약간 이질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택배 기사들을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택배기사 노동자 지위에 대한 첫 번째 법원 판결로, 법원은 비단 택배 기사 뿐 아니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른바 '사각지대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자성을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인정해왔다. 

지난 2일 중노위는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대리점이 아니라 원청인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본 것으로, 근로계약 체결과 무관하게 CJ대한통운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전주대학교 역사동아리 '역사랑' 학생들이 지난 7일 전주대 정문 앞에서 택배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회진보연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그의 칼럼은 단순 팩트 오류를 넘어 빠르게 논리적 비약으로 나아간다"며 택배 기사들의 소득이 임금근로자 평균을 상회한다는 점을 지적한 서 교수를 비판했다. 

지난해 9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이 발표한 '택배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 주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에 달한다. 산업재해보험법에 따른 과로사 인정 기준은 '직전 3개월 주 60시간 이상 노동', '직전 1개월 주 64시간 이상 노동' 등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인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41.5시간이다. 

사회진보연대는 "이런 걸 바로 '살인적 장시간 노동'이라 부른다"며 택배기사들의 장시간 노동 이유로 물량 상한선 없고, 시간당 임금 수준이 낮다는 점을 들었다. '책임배송'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는 택배 노동자는 자기 구역에 밀려드는 물량을 모두 처리하지 못하면 구역을 뺏겨 일자리를 잃게 되고, 서 교수가 인용한 택배기사 순소득으로 계산하더라도 택배 노동자 시간당 평균 소득은 1만 4천원으로 임금근로자 시간당 평균 임금보다 20%가량 적다는 것이다.

사회진보연대는 "요컨대, 탐욕이 아니라 택배 시장 구조가 만드는 불안정성이 택배 기사들을 살인적 노동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서민 씨에게는 장시간에 걸쳐 죽기 살기로 일을 하는 서민 노동자가 탐욕스러워 보일지 모르겠으나, 현실의 택배 기사는 삶을 갈아 넣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택배 경쟁의 정글에서 가까스로 오늘을 버텨내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노조활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금지 등 택배노조의 요구에 대한 서 교수의 비판에 사회진보연대는 "노조 활동에 대한 손배소 금지는 노동운동의 오랜 요구다. 사측의 노조 탄압에 항상 악용되는 게 손배소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사회진보연대는 이어 "물품 파손에 대한 대리점 책임 확대는 노동자성과 관련된다. 노동자의 업무상 과실은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하는데, 택배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기사가 물품 파손을 물어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대학등록금 지원은 단체협약을 안정적으로 체결하는 노조들에서 대부분 포함하는 기업 복지 중 하나로 서민 씨 생각만큼 무시무시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택배노조 파업의 목적이 사실상 '대리점 내쫓기'에 있다는 서 교수 주장에 대해 "파업을 길게 이어간 이유는 실질적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는 원청, 즉 CJ대한통운과 교섭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사회진보연대는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바지사장에 불과한 하청 기업 대표를 앞세우는 건 한국 노사관계에서 일반적"이라며 "한국적 노사관계의 문제점을 전혀 모르는, 아니 관심도 없는 서민 씨의 음모론은 주소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진보연대는 "단국대 의과대 정규직 교수인 서민 씨는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이며 높은 소득을 올리는 직업군에 있다"며 "과연 그가 극도의 불안정성 속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주 6일, 연 3700시간을 일하는 택배 기사에게 '탐욕'을 이야기하는 게 타당할까"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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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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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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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마미아 2021-06-25 20:19:12

    서민이라고 읽고.. 기생충 보다 못한 인간이라고 쓴다.   삭제

    • 최현호 2021-06-24 23:08:12

      옛 시절 지방에서는 남대문에 문턱이 있느냐? , 없느냐? 다투는 말이 있었다.

      서울에 가보지도 않는 사람이 더 잘 아는척 핏대를 세운다는 말처럼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더 잘아는 척들 하니

      코에서 연기가 나올것 같다.

      서민 교수라는 양반이나, 사회진보연대라는 뒤로들 물러서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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