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7일 KBS MBC SBS 방송 3사의 메인뉴스는 각 정당의 총선 경쟁과 관심 지역의 유세 현장 등을 챙기는데 주력했다. 총선 공약을 점검하는 연속기획을 차례로 시작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는 아이디어 경쟁도 벌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책 관련 기사의 꼭지 수와 내용 면에서의 과감한 투자는 미흡하다.

▲ 3월 27일 SBS '8뉴스'
SBS는 27일 < 8뉴스>에서 각 당 선거운동 돌입 표정, 수도권 10곳 여론조사, 부산 남구을 후보 경쟁, 후보들의 저조한 의정활동계획서 제출 등 4꼭지를 보도했다.

SBS는 26일부터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함께 정책 공약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27일 "이름있는 거물 정치인이나 후보자 상당수가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 의정활동계획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의정계획서 없이 출마하려는 잘못된 관행을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정책 검증 기사로 보기엔 부족하다.

KBS도 27일 < 뉴스9>에서 각 정당의 정책과 공약을 비교하는 연속기획을 시작하면서 첫번째로 '유권자들이 뽑은 핵심 의제 10개'를 소개했다. KBS는 앞서 이날 민주당과 한나라당, 군소정당들의 유세 현장, 선거운동 돌입 소식을 3꼭지로 나눠 상세하게 소개했다.

MBC도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각 정당의 유세 현장을 시작으로 관심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과 중구, 은평을의 첫 유세 현장을 찾아가 '숙명의 맞대결' '사활건 총력전' 등 현장 기사를 3꼭지 내보냈지만 정책 기사는 '교육정책'을 다룬 한꼭지였다.

언론들이 정책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뉴스에선 정치권의 동정과 공방, 관심 지역구와 인물 위주로 흐르고 정책 분석은 선거일이 닥쳐서야 한두꼭지씩 양념으로 포함하는 것이 현실이다. 2~3분 남짓한 리포트에서 정책 분야마다 정당별로 정리해 다루다보면 깊이와 심층보다는 단순 비교와 나열식으로 끝나기 쉽다. 정책 관련 리포트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분량, 구성, 내용 면에서 좀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대목이다.

▲ 3월 27일 SBS '8뉴스'
한편 이번 총선 보도에서는 시청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색다른 코너도 등장했다.

SBS는 '오늘의 공명선거지수'라는 제목으로 중앙선관위원회가 집계한 각 정당별 선거법 위반 건수를 그래픽으로 처리해 보여주는 코너를 <8뉴스>에 마련했다. 3월 27일 '공명선거 지수'를 보면 전체 위반건수는 19건이었고 무소속 7건, 한나라당 6건, 자유선진당 3건, 민주노동당 2건, 통합민주당 1건씩이었다.

MBC <뉴스데스크>도 일일 명예기자가 총선 현장을 직접 돌아보는 기획을 마련하고 27일 첫 순서로 가수 장윤정씨 편을 내보냈는데 내용은 "서울 동작을의 정동영, 정몽준 후보의 내조 경쟁을 여자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것. 리포트는 두 후보 부인의 새벽 기도 현장, 봉사활동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뒤 장씨가 직접 두 사람을 만나 짤막하게 인터뷰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 3월 27일 MBC '뉴스데스크'
이 리포트에서 MBC 명예기자 장씨는 "남편의 정치인생을 걸고 아내들이 벌이는 장미의 전쟁. 결국엔 한 사람은 웃고 다른 한 사람은 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동갑내기로, 또 베테랑 정치인 두 후보들의 부인들로 후보들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유명 인사를 명예기자로 내세운 이번 기획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 몰라도 장씨가 '여자의 눈'으로 바라본 총선 현장이 결국 '후보 부인의 내조'로 국한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같은 기획은 이미 선거 때마다 주부 대상 아침프로그램에서 식상할 정도로 많이 다뤄진 내용이다. 장씨의 성별과 직업, 경력을 살려 여성 관련 공약이나 문화쪽 정책을 살펴보거나 아니면 장씨의 지역구 후보를 만나 지역민의 입장에서 지역 현안을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더라면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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