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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과 노동자 차이 묻게 한 MBC 보도MBC 시청자위원회, '손정민·이선호 사망 사건' 보도태도 지적..."뉴스 제목 신중히 접근하겠다"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6.20 10:37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시청자위원회가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 씨와 평택항 부두에서 일하다 숨진 고 이선호 씨를 부르는 호칭과 보도시점, 방식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5월 시청자위원회에서 신혜경 MBC 시청자위원장(서울대 교수)은 “4월 말 두 청년의 불행한 사건은 매스컴이나 일반 대중으로부터 똑같은 정도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 청년의 죽음은 과도할 정도로 많은 추측성 기사로 연일 도배되었다면, 다른 한 청년의 죽음은 뒤늦게야 언론에 보도되었다시피 사건 발생 직후에는 미디어의 주목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4월 29일(왼쪽) 5월 6일(오른쪽) MBC<뉴스데스크> 보도 (사진제공=MBC)

신 위원장은 “실제로 고 손정민 씨 보도가 <뉴스데스크>에 처음 보도된 건 실종 나흘 만인 4월 29일 ‘오늘 이 뉴스’였고, 고 이선호 씨 보도는 사건 발생 후 열흘이 지난 5월 6일 처음 방송됐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보도 타이틀이 전자는 <‘살아만 있어줘’...한강공원에서 사라진 의대생>이었고 후자는 <300kg 쇳덩이에 깔려...눈 감지 못한 청년 노동자>였다. 앞 뉴스에서는 ‘의대생 손정민 군’이라는 지칭을, 뒤 뉴스에서는 ‘24살 이선호 씨’라는 지칭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기사에서 어떤 호칭으로 명명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에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앞 기사는 왜 청년이나 대학생이 아니라 ‘의대생’이라고 지칭했는가? 이 씨는 왜 청년이나 대학생이 아니라 ‘노동자’로 지칭되야 하는가?”라며 “이선호 씨도 대학 휴학생으로 군 제대 후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보도된 바 있는데, 이 경우에 대학생이 아닌 노동자로 명명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인상을 준 반면 이선호 씨 아버지 인터뷰는 손 씨와 달리 각별한 관계였다는 부분이 뉴스에서 부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4월 29일 <뉴스데스크> ‘오늘 이 뉴스’는 고 손정민 씨 아버지의 인터뷰가 주요 부분을 차지했고 “특별했던 나의 아들 정민”과 같은 앵커 멘트가 담겼다.

신 위원장은 다만 <뉴스데스크>가 다른 매체와 달리 손 씨 관련 기사는 줄이고 이 씨 관련 기사를 나흘간 연속보도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5월 10일, 11일, 13일, 14일 연속 보도를 통해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과 같은 제도적 문제를 연관시켜 분석 보도한 건 상당히 바람직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최장원 통합뉴스룸 국장은 “고 손정민 씨 사망 뉴스 제목 관련 부분은 제작진이 더 세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반포’에 사는 ‘의대생’이라는 두 가지가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실체 이상으로 증폭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내부적으로 나누면서도 정작 뉴스 제목에 의대생이라는 단어를 굳이 넣은 것은 신중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해당 사건에 대해 제작진은 유족의 일거수일투족을 중계방송하듯 전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며 “뉴스 제목 자막에 감성적 표현이 가급적 등장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광이 위원(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편집위원)은 4월 22일 이선호 씨 사망 직후 보도가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최 국장은 “산재 사망사고가 담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감안하면 당연히 발생 즉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보도였지만 기자회견 공지가 나오고 나서야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하게 됐다”며 “고 이선호 씨 산재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고 김용균 씨’ 때처럼 안전한 일터를 위한 재발 방지책이 마련될 때까지 관심을 놓지 않고 보도를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MBC '실화탐사대' 5월 15일 방송화면 갈무리

이날 손정민 씨 사건을 다룬 시사프로그램 <실화탐사대>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아버지의 약속'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윤미 위원(영화사 올(주) 대표)은 이미 TV와 라디오에서 수차례 다뤄진 사건을 <실화탐사대>가 재구성할 필요가 있었냐고 물었다.

유해진 시사교양본부장은 “해당 방송편이 새로운 단서들을 밝혀내거나 친구 A씨 측 입장이나 반론을 새로 획득하여 방송한 것이 아니기에 지적에 동의한다”면서도 “고 손정민 씨 죽음을 둘러싸고 근거 없는 추측이나 음모설이 다수 발생하고 친구 A씨 측 입장에 대한 억측들로 인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사라지고 양극단의 해석이 서로 상충하여 대결하는 양상이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영방송사로서 다룰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실화탐사대> 취재 이전에 친구 A씨 측 입장이 나오지 않다가 방송을 계기로 입장이 나왔다”며 “방송 이후 고 손정민 씨 아버지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어 “해당 방송은 사회적 기능에 부합하고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화탐사대>는 손 씨 아버지가 아들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A씨 측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전하며 A씨 측 입장을 방송했다. 방송된 A씨 측 입장은 "기본적인 입장은 저희에 대해 일체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는 내용이다.

방송 이틀 뒤 A씨 측 변호인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지난주 토요일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저희의 입장에 대한 문자 및 전화통화 내용을 방영했다"며 "문자와 통화는 5월 8일에 이루어진 것으로 여러 언론사에 저희 입장을 전달하는 일환이었음에도 프로그램 방영으로 인해 마치 저희가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 불가피하게 이번 입장문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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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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