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희망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LG헬로비전, 현대HCN 협력업체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백신 휴가를 제공하지 않았다. 본청 정규직 직원들이 백신 휴가를 보장 받는 것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백신을 맞기 위해 연차, 무급휴가를 신청해야 한다.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객과의 대면 업무가 필수적이다.

(사진=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개인 연차를 활용해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희망연대가 문제를 제기하자 16일 SK브로드밴드 본사가 나서 협력업체에게 “백신접종 유급휴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에 협력업체는 “17일부터 백신 접종 횟수 당 유급휴가 1일(얀센 1일, 화이자/모더나/AZ 2일)”이라고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희망연대는 1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 휴가마저 비정규직을 차별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희망연대는 “정부의 백신 휴가 권고가 나온 지 석 달이 지났고 정규직들은 모두 정부 권고 이상의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며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일말의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다. 코로나에 가장 취약한 사업장인 콜센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3밀(밀폐, 밀집, 밀접)’ 사업장인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는 백신 휴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고객센터 위탁운영사인 한국코퍼레이션은 직원들에게 “접종 당일, 이상 반응 시 모두 연차휴가를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안내했다.

희망연대는 “이 사업장들은 모두 하청”이라며 “통신 대기업인 SK브로드밴드·LG헬로비전·현대HCN, 서울시 투자 출연기관인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을 하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하고 있다. 하청업체는 노동자의 건강, 복지, 임금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는 “진짜 사장인 원청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복지를 향상하겠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며 “그런데 이들은 백신 휴가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무시했다. 본사-자회사-하청업체에 이르는 권리의 차별로 만들어진 한국의 노동 지옥은 오늘도 이렇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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