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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정상화라는 '전쟁'에 나선 은평구청경찰 고발 이어 광고·신문·구독 보도자료 끊어…"언론탄압 논란이 불거지자 부도덕한 기업으로 몰아"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6.18 08:43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은평구청(구청장 김미경)이 갈등을 빚고 있는 은평시민신문을 정상적인 지역언론으로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은평구청은 은평시민신문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문 구독, 광고, 보도자료 등을 끊겠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지역언론 탄압 논란을 일으켰던 은평시민신문 보도에 대한 민사소송을 취하하고 가압류를 해지하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은평시민신문 측은 프레임을 바꾸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은평구청은 15일 발표한 <은평시민신문과의 언론중재 관련 은평구 입장문>에서 “은평시민신문은 지역언론사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문 구독 등 언론과 관련된 교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은평구청은 은평시민신문 구독(월 34만 원)을 중지했다. 은평구청은 은평시민신문이 마을기업 사업 신청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해 경찰에 고발됐으며 이사회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 점을 문제 삼았다. 고발 당사자는 은평구청이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은평시민신문 이사회가 총사퇴해 신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며 “편집국만 남아있는 은평시민신문을 협동조합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평시민신문에 광고도 집행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정상화되기 전까지 언론사와 관련된 것을 정지할 것”이라고 했다.

은평구청은 15일 은평시민신문에 "은평시민신문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문 구독, 광고, 보도자료 제공을 중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은평구, 은평시민신문 CI

이에 대해 박은미 은평시민신문 편집국장은 “은평구청이 왜 언론사를 판단하고 나서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박 편집국장은 “지자체가 특정 언론사가 정상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게 정당한 일인가”라며 “마을기업 고발 건은 결론이 난 사안도 아니다. 최근 김미경 구청장은 개인 휴대전화 요금을 세금으로 대납해 고발당했는데, 은평구청 논리라면 구청장 업무부터 중단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편집국장은 이사회 총사퇴와 관련해 “조직 운영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위를 꾸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갈등 조정은 민주주의의 핵심 과정이다. 또한 조직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간에 은평구청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7일 열린 은평구의회 구정질문에서 은평구청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신봉규 구의원(국민의힘)은 "은평구청은 마을기업과 관련해 은평시민신문 현장실사를 한 당일 취소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며 "그동안 보지 못한 속전속결의 실행력이다. 은평구청이 왜 이렇게 급하게 절차를 진행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구의원은 "힘없는 마을기업에 대한 은평구청의 부당한 공권력이 행사됐다"며 "은평구민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평구청과 은평시민신문은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갈등의 배경에 은평시민신문의 은평구청 비판 보도가 있다. 은평시민신문은 지난해 10월 <부구청장 위해 새벽 출근하는 공무원... 과잉 의전 논란> 보도에서 운전원이 강남에 거주하는 부구청장 출퇴근을 위해 최대 18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구청장 전용 운전원을 두는 것은 과도한 의전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평구는 “실제 운전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이기 때문에 과잉노동이 아니다”라며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 및 1500만 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양측은 반론보도로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은평시민신문은 지난해 12월 지면에 반론보도문을 게재하면서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넣지 않았다. “제작 과정상 실수”로 다음 발행 신문에서 반론보도문을 재게재했다. 그러나 은평구는 “첫 반론보도문이 제대로 게재되지 않았다”며 650만 원을 요구했고 가압류를 신청했다.

또한 은평시민신문은 지난해 12월 <운전원에 출장여비 지급 가능할까?> 보도에서 은평구가 운전원에게 출장비를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평구청은 “(은평시민신문 기사 때문에) 은평구는 구민의 신뢰를 잃게 됐으며 운전원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은평구청이 정정보도 청구소송, 가압류 등을 이유로 마을기업 사업 약정체결을 연기하면서 불거졌다. 은평시민신문은 지난 2월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행정안전부는 마을기업 선정 사업자에게 3년간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마을기업과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은평구청은 자신들이 은평시민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가압류가 마을기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약정체결을 미뤘다. “공공성 부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은평구청 홍보담당관은 “은평시민신문이 입맛대로 기사를 써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은평구청은 “은평시민신문의 마을기업 신청서류에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신청서류에 일부 허위사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은평구청이 서류 문제를 파악한 것은 약정체결 보류 결정 이후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은평시민신문 협동조합 이사회는 3일 “마을기업 사업을 포기하고 박은미 편집국장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사회는 “(마을기업 신청서류를) 자체적으로 검토했고, 잘못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신문이고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이번 문제를) 용납할 수 없었다. 깊은 논의 끝에 마을기업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사회 결정에 반발한 은평시민신문 조합원들은 7일 이사회 총사퇴를 요구했고, 이사들은 10일 전원 사임했다.

은평구청은 10일 은평시민신문을 문서 위조, 사기 미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은평구청은 “(은평시민신문은) 본인들의 과오는 간과한 채 ‘은평구청이 언론사를 탄압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워 여론을 호도하고 은평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이에 마을기업 심사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은평시민신문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김미경 은평구청장 3일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 임시회의에서 은평시민신문과의 갈등을 ‘전쟁’이라고 표현하고 구청장들에게 응원을 부탁했다. 김 구청장은 “은평구를 굉장히 괴롭히는 상황이어서 거기(은평시민신문)와 전쟁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정이 날 것 같으니 많이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은미 편집국장은 “은평구청이 프레임을 바꾸고 있다”며 “처음에는 보도와 관련된 소송을 문제 삼았는데 ‘언론탄압 논란’이 불거지자 은평시민신문을 부도덕한 기업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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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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