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경제 등 일부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G7 정상회의 복장을 두고 '대형 의전사고'라고 보도했다. 노타이·콤비 차림의 문 대통령 복장이 정상회의 드레스코드에 맞지 않는 외교 결례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간 G7 정상회의는 다른 정상회의와 달리 무채색 정장을 벗어던진 비교적 자유로운 복장 차림이었다. 주요 7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G7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집단으로, 동질적이고 비공식적인 특성을 복식에 반영한다는 분석이 이뤄져 왔다.

한국경제는 15일 기사 <"왜 문 대통령만 노타이에 콤비 차림인가"… G7 의전 대형사고?>에서 "서울대 게시판에서 난데없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의전 관련 논란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게시글 '아무도 말 안 한 G7 정상회의 의전 사고'를 옮긴 것이다. 게시글 작성자는 문 대통령 복장을 비판한 광주지검 출신 김종민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며 "드레스코드는 외교의전의 기본 아닌가"라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G7 정상 중 왜 문재인만 노타이에 콤비 차림인가. 국가 정상들 회의 드레스코드는 매우 중요할텐데, 개인적 의견으로는 대한민국의 품격을 떨어뜨린 대형 사고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경제 보도 이후 16일 오전 뉴스1이 <"文대통령 G7 노타이 콤비 의상 노매너" vs "요즘같은 때 뭐가 문제">기사를 게재했고 동아일보가 뉴스1 보도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와 주장은 '가짜뉴스'라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패널인 이종훈 작가는 영국 더럼 대학 학술저널 'Global Policy'에 2018년 게재된 G7 복식에 관한 분석글, 2013년 아일랜드 언론사 '아이리시 타임즈'에 게재된 G8 관련 기사 등을 소개했다.

Global Policy에 2018년 6월 게재된 '색상은 새로운 블랙 : G7의 분위기 조성에 있어 리더 패션의 역할' 중 2004년 G8 정상회의 사진

Global Policy에 2018년 6월 게재된 '색상은 새로운 블랙 : G7의 분위기 조성에 있어 리더 패션의 역할'(Colour is the New Black: The Role of Leaders' Fashion in Setting the Tone for the G7)은 당시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대해 "복장 선택이 눈에 띄게 즐거웠다"고 서술하고 있다.

Global Policy는 당시 캐나다 트뤼도 총리, 일본 아베신조 총리, 영국 메이 총리,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이 '검정색'에서 탈피하거나 과감하고 흥미로운 패턴을 활용한 복식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정상들의 패션 선택이 다른 외교 회의나 행사들과 비교해 'G7만의 문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Global Policy는 "EU, G20과 같은 더 크고 공식적인 그룹의 톤은 G7과는 다르다"며 "작고 다소 동질적인 집단으로서 G7은 외교·집단적 의사결정보다 역동적인 과정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Global Policy는 "G7 정치 지도자들이 소규모 집단이 참석한 지도자들 사이에서 보다 우호적이고 비공식적인 접근방식을 내실화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들의 복장 선택에 두드러지게 반영됐다"며 "이런 톤은 G7/8 정상회담에서 의미가 컸다"고 덧붙였다. Global Policy는 대표적 사례로 "2004년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도 정상들은 해변을 함께 거닐며 넥타이를 벗음으로써 스마트한 캐주얼룩을 뽐냈다"고 했다. 아일리시 타임즈는 2013년 6월 기사<공식 : G8 드레스코드는 스마트 캐주얼이다>(It’s official: G8 dress code is smart casual)를 보도했다.

한국경제 등이 문제삼은 사진에서 일본 스가 총리는 콤비,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밝은색 캐주얼 정장에 갈색 구두, 샤를 미셸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은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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