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한화로 이적한 FA 송신영의 보상 선수로 포수 나성용을, 넥센으로 이적한 이택근의 보상 선수로 투수 윤지웅을 지명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2011 시즌 신인으로 즉시 전력감보다는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윤지웅의 데뷔 첫 승 상대가 LG였다는 사실입니다. 윤지웅은 7월 19일 목동 LG전에 1:1로 맞선 10회초 1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해 이진영을 6-4-3 병살타로 처리해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뒤 10회말 강정호의 끝내기 안타로 데뷔 첫 승을 거둔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패전 투수가 된 것은 심수창으로 최다 연패 타이 기록(16연패)을 세웠으며 이후 심수창은 7월 31일 트레이드되어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시즌 후 넥센에서 LG로 온 윤지웅이 데뷔 첫 승을 거둔 날이 LG에서 넥센으로 가게 된 심수창이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세운 날이 되기도 한 것입니다.

▲ 보상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게 된 좌완 투수 윤지웅

윤지웅은 8월 25일 잠실 LG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습니다. 올 시즌 윤지웅이 거둔 2승은 모두 LG전에 따낸 것입니다. 윤지웅은 7개 구단 중 LG를 상대로 가장 많은 11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으로 호투했습니다. 따라서 LG가 윤지웅을 보상 선수로 지명한 것은 LG전에 호투하며 유독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LG를 상대로 호투한 뒤 LG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윤지웅뿐만은 아닙니다. 7월 11일 2:1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LG로 이적한 유원상 역시 2010년 4월 23일 잠실 LG전에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바 있습니다. 김광수를 내주며 유원상을 영입할 당시 박종훈 감독은 유원상이 LG전에 거둔 완봉승에 주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1 시즌 종료 후 FA로 팀을 떠났지만 7월 31일 2:2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LG로 이적했던 송신영 역시 LG전에 매우 강했습니다. 트레이드 전까지 LG전에 8경기에 등판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0.90으로 호투했습니다. 이처럼 LG가 2011 시즌 타 팀에서 영입한 투수 중 3명의 선수가 LG전에 강했던 것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윤지웅 영입은 LG의 김기태 신임 감독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사건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윤지웅이 경찰청 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상열을 제외하면 변변한 좌완 불펜 투수가 없기에 당장 내년 시즌부터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만일 윤지웅이 경찰청 입대를 연기하면 내년 이후에 경찰청이나 상무에 입대하는 것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LG가 윤지웅의 입대를 취소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김기태 감독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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