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MBC 뉴스데스크는 요즘 최대 문화, 사회 이슈인 나는 꼼수다 콘서트에 착안한 기획 보도를 내보냈다. 이른바 토크 콘서트 젊은층 열광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는데, 그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모두 MBC의 소셜테이너 금지조항에 의해서 자사에 출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토크 콘서트 100회를 맞는 김제동이 그렇고, 김여진 또한 그렇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바로 나꼼수 여의도 콘서트에 몰린 인파였다. 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나꼼수 콘서트에 몰린 인파를 보고 미디어들은 비로소 토크 콘서트가 이 시대의 중요한 문화이슈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김제동의 노브레이크에도 시선을 주고 있다. 그런데 나꼼수나 노브레이크를 방송에서 흡수할 전망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까지 가세해 미디어 천국이 아니라 만국이 된 대한민국의 비틀린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헤아릴 수도 없도록 많은 방송 채널이 존재하지만 이 토크 콘서트 열풍을 자기화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슈퍼스타K가 성공하자 공중파가 모두 따라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김제동은 인터뷰를 통해서 “정치가 코미디를 그만해야 코미디도 정치 이야기를 그만할 수 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미디어가 말을 해야 토크 콘서트가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미디어들은 비판이란 가장 근본적인 기능을 상실했다.

그것이 권력의 주문일지 아니면 앞서간 충성심 때문일지는 나중 가야 밝혀지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MBC가 앞장서서 비판 기능을 스스로 거세했다. 방송으로서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던 백분토론, PD수첩 등에 재갈을 물렸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소셜테이너 금지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남이 하는 말조차 차단해버렸다. 국민들은 더 이상 방송을 통해서 답답한 속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됐다. 그와 동시에 믿을만한 뉴스에서 보나마나한 뉴스로 전락한 MBC 간판 뉴스데스크는 굴욕적인 시청률로 하락하고 말았다.

MBC 기자는 이런 토크 콘서트 열풍이 “소통에 목말라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닌가”라는 말로 취재를 갈무리했다. 마치 MBC라는 이름의 자긍심을 못내 그리워하는 쓸쓸한 독백처럼 들렸다. 이 의미심장한 독백이 우선 MBC의 변화의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라도 미디어가 눈을 떠야 하고, 입을 열어야 한다. 미디어는 항상 권력에 취약했고 자주 잘못을 저질러 왔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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