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문나이트 90의 주인공은 가요계의 악동 DJ DOC였습니다. 솔직히 방송이 어떻게 연출될지 궁금했어요. 왜냐하면 얼마 전 이하늘이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지요. 과연 그들이 박정환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룰지도 궁금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제작진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조금 다행인 점은 문나이트 90이 생방송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참 전에 녹화하고 방영하는 시스템은 아니어서 DJ DOC의 이번 녹화와 관련돼서는 조금 여유가 있었다고 할까요? 일단 이하늘은 인터뷰 자체가 불가능했고 정재용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연락이 안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김창렬과만 인터뷰를 따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나이트 90은 실제 이야기와 픽션을 반반 정도 섞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때로는 40:60 어떨 때는 60:40으로? DJ DOC의 시작에도 약간의 픽션이 가미되는 동시에 사실이 오버랩되긴 합니다. 일단 이근배가 듀스의 팬이라서 사인을 받고, 이근배가 듀스를 대신해서 랩을 하겠다니가 다들 거절하겠다며 물건을 던지는 장면 같은 건 가미된 부분같습니다.
그 중 참 소소한 장면들이 많이 지나쳤는데요. 예를 들면 정재용이 그 당시엔 살이 찌지 않은 꽃미남이었다든가 이하늘의 머리숱이 많았다던가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지요. 당시 DOC는 확실히 이미지 자체도 외모도 달랐네요. 나이가 든 것도 있지만 정재용이 이렇게 살이 찌지 않았고 이하늘이 머리도 있던 때라 많이 달라 보입니다.
한 가지 더 깨알같은 문나이트 90의 재미는 옛날 인물들의 관계도입니다. 신철, 이하늘, 이주노, 그리고 조관우 이렇게 관련되어 있는데 조관우 1집의 랩부분을 이하늘이 녹음했다는 것도 처음 안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에서 이야기한 3만 원 계약은 신철의 증언에 의해서 확인이 되었네요.
약간 오글거리는 장면들도 나왔는데, 김창렬이 카메라를 보면서 "저는요~ 연예인이 왜 되었을까요?"하고 묻는 장면은 지금 김창렬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카메라를 보면서 애교질 비슷한 것을 해대는 이하늘도 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치고박고 싸우던 DOC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는데 바로 4집 때 해체위기까지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항상 함께해왔던 신철을 떠나서는 아무도 DOC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이하늘은 인터뷰에서 팀을 탈퇴한다고 하는 등 난리도 아닌 시절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이하늘은 경기도 문산의 한 산에 틀어박혀서 곡 작업한다고 안 나오고...
그러다가 결국 멤버들이 다 뭉쳐서 울면서 풀고 다시 컴백해서 돌아왔지요.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곡들 가운데는 정말 명곡 중에 명곡인 DOC와 함께 춤을 있습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홍보송으로도 쓰여서 나중에 청와대에 초대받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방송 사고도 냈는데, 이본의 볼륨을 높여라에서 제작진의 지시와 반대되는 행동을 보여서 결국에는 라디오 금지령까지 내려졌고, 그들의 곡이 선곡되지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밖에 이하늘의 동생 이현배를 도와주려고 하다 잡힌 장면 등을 생각해보면 참 DOC는 사고가 많은 그룹이 아닌가 싶습니다.
DJ DOC 방송을 보면서 최근의 이하늘이 다시 한 번 생각났습니다. 지금 이하늘의 연륜 정도면 욕을 쓰지 않고도 최근 개콘에서 나온 것처럼 재미있게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시원한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사람인데 하는 아쉬움이요.
문나이트 90을 보면서 그리고 최근 은퇴한 이하늘을 생각하면서 두 가지가 떠오르네요. DJ DOC는 여전히 사고뭉치이지만 음악적으로는 참 아쉬운 그룹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DOC는 재능 있는 아쉬운 사고뭉치 그룹이라고 할까요?
다음 주에는 음악계의 영향을 미친 큰 손 박진영 편이 방송되네요. 사실 박진영은 서태지 편에 잠시 나오기도 했는데 과연 그는 어떤 인물들과 관계가 있고,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다음주 7회를 꼭 지켜봐야겠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